고방[5075]이곡(李穀)-추우야좌(秋雨夜坐)
동문선 제15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東文選卷之十五 / 七言律詩
秋雨夜坐
寒雲作色送昬鴉。獨倚書䆫感物華。
秋晚江山正搖落。夜深風雨更橫斜。
利名少味徒爲客。魂夢無情不到家。
曉鏡定應添鬢髮。羸驂肯復傍塵沙。
추우야좌(秋雨夜坐)-이곡(李穀)
찬 구름이 쌀쌀히 저녁 까마귀를 보내는데 / 寒雲作色送昏鴉
홀로 서창에 기대어 철 바뀌는 것 느끼노라 / 獨倚書窓感物華
늦가을에 강산이 한창 쓸쓸하고 / 秋晩江山正搖落
밤 깊은데 풍우가 다시 불어치네 / 夜深風雨更橫斜
명리가 무슨 맛인가 괜히 나그네만 되었지 / 利名少味徒爲客
꿈조차 무정하여 고향집에 못 이르네 / 魂夢無情不到家
새벽 종 소리에 백발이 정녕 더 나리니 / 曉鏡定應添鬢髮
어이 다시 여윈 말 타고 모래 먼지 무릅쓰리 / 羸驂肯復傍塵沙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원문=가정집 제16권 / 율시(律詩)
秋雨夜坐
寒雲作色送昏鴉。獨倚書窓感物華。
秋晚江山正搖落。夜深風雨更橫斜。
利名少味徒爲客。魂夢無情不到家。
曉鏡定應添鬂髮。羸驂肯復傍塵沙。
가을비 속에 밤에 앉아서
찬 구름 찌푸린 채 저녁 까마귀 보낼 적에 / 寒雲作色送昏鴉
홀로 서창에 기대어 경물을 감상하였노라 / 獨倚書窓感物華
가을이 깊어 강산은 정히 요락의 계절인데 / 秋晩江山正搖落
이슥한 밤에 비바람이 다시 가로 비끼누나 / 夜深風雨更橫斜
맛도 없는 명리 때문에 괜한 나그네 생활 / 利名少味徒爲客
꿈조차 무정해서 집에 데려다 주지 않네 / 魂夢無情不到家
내일 아침 거울 속에 더 늘었을 흰 머리칼 / 曉鏡定應添鬢髮
여윈 말로 어떻게 다시 모래 먼지 따르리오 / 羸驂肯復傍塵沙
[주-D001] 요락(搖落)의 계절 : 숙살지기(肅殺之氣)가 몰아쳐서 나뭇잎이 다 떨어지는 가을철을 말한다. 전국 시대 초나라 시인 송옥(宋玉)이 지은 〈구변(九辯)〉 첫머리의 “슬프다, 가을 기운이여. 쓸쓸하게 초목은 바람에 흔들려 땅에 지고 쇠한 모습으로 바뀌었도다.〔悲哉秋之爲氣也 蕭瑟兮 草木搖落而變衰〕”라는 유명한 구절에서 유래하였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