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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자 : 2011년 10월 16일(일) 2. 장소 : 함양 꽃봉산 ~ 산청 공개바위 3. 집결장소 : 산청 휴게소 9시 4. 집결방법 : 차량별로 차주와 서로 연락하여 만나 산청휴게소로 오시면 됨 5. 차량배치(총 10명) - 1호차 : 박홍권(차주), 강미애, 정신화, 최재욱(4명) - 2호차 : 윤재희(차주), 김정숙, (2명) - 3호차 : 김경수(차주), 한혜란, 이재근, 허금화 (4명) 6. 준비물 : 도시락, 그외 산행에 필요한 물품
7. 동강마을 -아애골 -능선-꽃봉산-운서리 갈림길-771m봉-공개바위 - 771m봉-천상바위-진지밭골 입구 다리- 둘레길 운서쉼터- 구시락재 - 원점 추정 거리 : 11.5km(둘레길 2.5km 포함), 4시간 40분
캐나다와 거문도 산행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가을 산행이다. 햇살 좋은 가을아침, 산청휴게소에서는 부산 각지에서 온 숭악 회원들의 차량 3대가 모여들었다.
지리산 자락인 함양 꽃봉산과 공개바위 산행을 위해서는 산청휴게소가 짱인듯! 울긋불긋 등산복차림의 사람들로 남자 화장실까지 석줄 넉줄씩 줄을 서고 대절용 관광버스가 사람들을 계속 쏟아내는 북새통을 퍼뜩 빠져나와
10시, 함양군 휴천면 동강리 평촌마을앞 당산쉼터에 도착하였다. 아름답고 정취있는 강촌마을에 도착하였던 것인데 산행 아니면 이런곳을 언제 또 와보랴! 커다란 팽나무 아래서 신발끈을 매고 동화속에 나옴직한 예쁜 화장실에서 실례도 하고, “아애골” 이라는 명칭이 붙은 임도옆 개울 골짜기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작은 민가를 지나고 팽나무 쉼터, 고사리 밭을 지나며 비포장 임도를 슬슬 걸어가는데 길옆으로 밤송이들이 무차별 떨어져있다. 툭툭 발로차니 알맹이들이 쏘옥쏙 벌어진다. 고향까마귀들끼리 성님밤 아우밤 해싸면서 서로 차지하려고 밤줍기 각개 전투가 벌어졌고 실랑이 하는 동안 좋은님이 소리없이 밤을 가장 많이 주웠다.
지천이 가을꽃이다. 자연에 몰입하여 뭉뚱거려 들국화라고 알고있는 꽃들의 소속을 분명히 밝혀보았다. 보라색은 쑥부쟁이, 하얀색은 구절초, 그 외에 들국화 사촌인 벌개미취, 고들빼기꽃, 취나물꽃 등 ! 노란색 하얀색 보라색 만개하여 피어있으니 가을산행 실감이 절로 난다.
1차 휴식장소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도 전이라는 사실) 저녁메뉴 타령이 흘러나왔는데, 1안은 함양 흑돼지(맛있겠다), 2안은 생초매운탕, 3안은 의령 소고기국밥이나 삼가 한우폭식, 4안은 부산의 화명동 전어! 자... 그러자 모두들 다 똑같이 고기를 먹어야 하겠다고 주장한다.
산행대장은 우리가 저녁 타령 하는 것을 슬그머니 웃으면서 듣고 있는데, 그것이야말로 의도 하는 바를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고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옆구리 찌르기 너찌였다는 것이다. 신화쌤의 우스개에 따르면, 남자변기에 파리를 그려놓으면 90프로 명중한다는....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듯 말 듯 하다!
이와 같이 two 장에게 세뇌당한 우리는 죽을판 살판 산을 올랐던 것이다. 소고기를 먹기위해!!!
선두는 내뺀지 오래고 후미는 즐겁게 하하호호 걷는데 1시간 30 분 쯤이 지났나보다 . 드디어 작은 개울에 도착 , 건너려다보니 앗, 뱀이다! 뱀이다~ 뱀이다~ 몸에 좋고 맛도 좋은 뱀이다아~ 으악 소리 연발하면서 난생 처음 꿈틀거리는 독사를 봤다. 그러자 산행대장은 뱀에게 쫓겨 어미새가 새집을 떨어트렸는지, 새알이 든 앙증맞은 새집을 발견하고 손바닥에 들어서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모두들 카메라는 엿바꿔 먹었는지 손에 들고있던 폰카부터 들고 설친다.
보랏빛 용담꽃과 빨간열매가 맺힌 파라칸사스 (꽃말은 알알이 영근 사랑, 늦가을부터 붉은 열매를 자랑하다 봄에 떨어진다 ..출처 : 스마트폰) 가 만발한 숲길을 지나자 앗! 또다른 유실수가 서 있었다. 제피나무였다. 신문지에 펴서 말리면 하루만에 검은색으로 변하는데, 추어탕과 김치에 넣으면 맛깔스럽단다. 도대체가 먹는 소리 뿐이다.
11시 30분, 산판지역을 통과하는데, 싸악 밀어 허연 간벌 산에는 작은 나무들이 줄지어 심어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취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봄에 오면 산나물채취가 가능할 것 같다. 이어서 20분을 영차영차 걸어올라 임도의 끝부분에 다다랐다. 본격적으로 스틱을 꺼내드는 산행이 시작된다.
10여분을 올라가자 능선이 나타났는데, 왼쪽 아래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산 아래에 산약초 재배지역이라는 붉은 도장을 찍은 출입금지 팻말이 달려있는데, 거기가 바로 꽃봉산인 것 같다. 능선길을 타고 오르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살짝 우회하는대 바로 이봉우리가 아래쪽 강동리 평촌마을에서 본 꽃봉산인가보다. 우회길에서 다시 능선으로 붙으면 꽃봉산 정상에서 30m 쯤 더가면 작은 안부다. 선두는 꽃봉산을 올라갔다가 안부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삼각점을 지나고 3분후 왼쪽이 탁트인 전망이 나타나는데 웅석봉과 필봉산 등 산청의 명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3분후 운서리 방향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나중에 하산할때는 운서리 마을로 할 예정이라고 한다. ( 다른 산행기 참조 ㅎㅎ)
12시 20분, 공개바위 팻말이 있는 이정표에 도착. 거기에서 다시 10분쯤 가파른 비탈길을 걸어내려가자 드디어 한국판 피사의 사탑이라는 공개바위에 도착하였다. 공개바위는 지리산 마고할매가 공기놀이 하다 싫증이 나서 던진 공깃돌이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공개바위가 아니라 실은 공기바위인 셈이다.
무너진다, 무너진다 고함지르면서 사진을 찍고(물론 폰카), 배고프다는 비명소리기 난무하는데 후미는 간식을 안먹은체 하면서 함께 배고프다고 난리를 치고 드디어 점심식사 시간이되었다.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1시였던 것이다. 점심을 위해 둘러앉고 보니 오늘은 세녹스도 없고 밥상도 부족하였다.
1시 20분,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는 듯 ... 일행은 운서마을이라고 적혀있는 쪽으로 하산을 하였다. 일기예보가 잘 맞는 것이 바람이 차고 하늘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급경사길을 내려오면서 조심조심, 우수수한 대숲을 기어서 걷기도 하며 2시 20분에 하산을완료하니 적조암 팻말이 보인다. 하산후 토달토달 걸은 곳이 바로 지리산 둘렛길이었다. 말리려고 널어놓은 콩, 털기위해 널어놓은 깨 등등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들녘에 유독 고추만이 시름이 깊다. 올해 고추가 흉년이라고 하더라마는 병든 고추를 보니 1년을 자식처럼 돌본 농부들 생각에 마음이 안타깝고 중국산 더러운 고춧가루 방송까지 본터라 김장걱정에 또 마음이 복잡해졌다.
마을어귀에 다다르자 붉은 수수가 하늘거리고 감나무에는 까치밥이 매달려있다. 통큰배추와 무우가 짙푸르고 싱싱하니 아름답다. 계단식 연 밭에는 가물어서 물이 없고 논 고동만이 버글버글했다. 논 고동을 우렁이라고 부른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방댐 공사 예정지라고 쓰여있는 산이 무너진 곳을 지나자,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그런데 좋은님이 또 밤을 발견했다. 다시금 밤 줍는다고 난리다. 그러자 차가 한 대 올라왔다. 기다리다 지친 선두가 후미를 챙기러 온 것이다. 휴천면 사무소에서 관리하는, 둘레꾼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은 문에 카운터센서가 달려있고 향기로운 티슈에 클래식 음악까지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그야말로 호텔화장실 못지않게 깨끗하고 훌륭하였다.
다음에 둘레길을 또 걷고 싶어질 때에는 적조암을 네비 찍고 찾아오면 될 것 같다. 네비에 삼가 면사무소를 찍고 저녁을 먹으러 엄천교를 건너서 60번 도로를 타고 생초IC 톨게이트로 들어가서 경호강 제 2교를 지난 후 지리산 국립공원 팻말이 있는 단성 톨게이트로 나왔다. 중산리와 대원사쪽으로 가려면 단성에서 내려야한다고 한다. 옛날에는 지리산을 가려면 반드시 들러야하는 길이었던 모양이다. 원지, 대의, 생비량, 의령을 지나 드디어 합천군 삼가면에 도착을 하였다. 한우의 고장 삼가면! 빨리가지 않으면 고기가 없단다 ...하여 서둘러서 도착한 것이 4시!
시장통으로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삼가 대가 식육식당" : 품절, "삼가 식육식당" : 품절, 하여 우리들은 아무데나 들어갔다. 맛있는 등심과 갈빗살 시켜 푸지게 먹고, 고기 품평회가 열렸다. 누구는 전읍이 맛있다고 하고, 누구는 당항포 암소갈비가 더 낫다고 하고. 그러자 산행대장이 장흥 정남진 토요시장에서 삼합으로 택배를 보내주는데, 삼합은 키조개 관잣살, 소고기, 표고버섯, 이 세가지라고한다. 전화하면 바로 온다고 하니 노모에게 효도해야 할 것 같다.
실컷 먹고난 다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역시 가을은 식욕의 계절이다. 어스름하게 해는 졌는데, 뒤숭한 감독 때문에 준 플레이오프에서 게임을 망친 롯데 때문에 기분이 꿀꿀해져서 야구 선수와 감독 흉을 봐가며 집으로 향한 것 같다. 부산엘 빨리 들어오고싶었기에 차는 중간에서 만나지도 않고 바로 해산이었다.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차량들로 길이 막혀서 걱정했는데 부산에 도착한 시각은 8시 반쯤. 일상에 치여 낙엽의 감수성도 잊고 살았는데 .....설레임이 되찾아오는 가을이었다.
시몬,
(숭악 사관 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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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당일 오후4시 27분 현재에 50회 조회수--- 신기록이 아닐까?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많이 볼까?
여하튼 오늘은 12가지 나물의 비빔밥 닮은 글을 읽은 기분이다.
가을은 글에서도 여인의 향기와 함께 단풍냄새가 난다. 지화자!!! 수고했어용.
수고라니요... 자연속에서 순수하게 보리가 나도록 씨동무 ... 우리 나이에 그럴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운인데요. 댓글 언제나 꼬박꼬박 달아주셔서 감사드리구 11월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모든 님들을 뵈옵기를 .....
가을 향기가 물씬 풍기는 서정적인 글입니다. 참가하지 않았어도 다녀온듯 생생한 기록입니다. 감사합니다.
산행기를 뭐 이렇게 ....쓰십니까? 안하시니 오히려 감사하구요 사실 뭐...대충 적사옵니다요. 11월 산행때는 꼭 나오시어요.. 얼굴 잊어버리겠싸옵니다요.
그리고 캐나다 다녀와서 메일로 산행기를 첨부해서 보냈는데 ....( 어디 외국엘 다녀오셨는지요? ) 메일을 다시 챙겨봐 주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