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놈 중 유난히 ``내기``를 좋아하는 놈이 한명 있다. 이놈은 일상 대화 중에라도 쫌만 의심나면 `지랄하고 앉았네...나랑 내기하까?` `얼마빵할래? 만원빵 하까?` 라면서 시도때도 없이 내기를 권유하곤 한다.
내가 지금껏 저 놈에게 따 먹은 돈만해도 어림잡아 수백만원은 된다;; 지금으로부터십여년전 난 운전면허를 갓 취득하고나서 운전이 너무나 하고 싶은 나머지 싼값에 중고차 한대를 뽑았었다.
그러나 싼게 비지떡이라고.. 이 비러머글 똥차가 평상시엔 그런데로 잘 굴러 다니다가도 한 겨울이나 한여름 등 혹한기엔 툭하면 퍼질러지며 시동이 안 걸렸다. 그날도 나와 내기를 좋아하는 저놈과 둘이서 `친구..간만에스피드 좀 즐겨보까?`
이른새벽 올림픽 도로를 `따라 올테면 따라와 봐!!....라듯 상상도 못할 어마어마한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친구야..어떠나...좋나?이런게 젊음이다..안그나?`
`응좋다..` `짜슥..니지금 내 운전솜*에 반했나?` `그,근데 친구야...` `왜?``지금시속 50km거든?` -_-
이윽고내 차를 신경질적으로 추월한 운전자가 창문을 쓰-윽 내리더니 `야이 잡노무 새끼들아 1차선에서 이게 먼지랄이고! 샹늠! 초보가 다 그런거지 괜히 그래..!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초보운전자를 격려하듯 창문을 열으시고 환-한 미소와 함께 에이-이~중인격자 새끼들 -_-
저런 온기어린 격려-_-속에 열라 의기소침해진 나는 `이런 못배운 새끼들이랑은 같은 도로에서 질주하기 싫다` -_- 라는 합리적인 이유를 핑계삼아 차를 갓길에 세운뒤 담배 한대 물고 한강을 바라보며.. `난 꼭 훌륭한 레이서가 될테야` 맹세했다-_- 한시간정도친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집에가려고 시동을 켜고.. 출발하는데.. `푸.푸.르.륵...푸.르.륵..` `친구야!~~이,이게 무슨 소리냐..?` `무슨 소리긴 새꺄! 차 시동꺼지는 소리지` -_- `그니깐 시동이 왜 갑자기 꺼지냐고?`
`썅늠아!~그럼 갑자기 꺼지지..안내방송 나오고 꺼지든?` `그,그럼 이젠 어떡하냐?` `멀 어떡해....신속히 내려서 밀어..` -_- 우린 차를 다시 갓길에 밀쳐 세운뒤 본넷트 뚜껑을 열었다.
근데 열면 머 하는데;; 차에 대해 아는게 있었야지 -_- 그래도 몇번의 경험이 있던 나는 `음...밧데리가 방전된것 같은데...` `갑자기 왜 밧데리가 방전되는데?` `그럼 썅늠아 갑자기 방전되지..무슨 폭죽 놀이라도 하면서 방전될까봐?` `방전됐는지 안됐는지는 눈으로는 확인이 안 되는거야?` `아-시끄러...나도 몰라...`
그때 갑자기 생각난게 있었으니... 보통1.5v 건전지가 다 닳았는지 확인할때 건전지 끝을 혓바닥에 슬쩍 대봐서 혀가 아리면 밧데리가 남아 있는거고... 혀에 아무 느낌이 없으면 다 닳은거라고... 당신들도 많이 해 봤자네 -_- `친구야...방법이없는건 아닌데...` `먼데..죵니 춥다..언능 하고 집에가자..` `저기 그니깐...저기 밧데리 꼭지에 혓바닥을 대봐야 하는데...`
`혓바닥? 아..그 건전지 알아보는 것처럼?` `그,그치!!` `야 근데 저것도 그렇게 해도 되는거냐? 설마 감전되서 뒤지는건 아니지?` `야 이 미친늠아...자동차 밧데리가 #47750; 볼튼지 알아? `12볼트` `빙고!` `그냥 건전지 7~8개 한꺼번에 혓바닥에 대는거라 생각하면 돼` `확실해?만약 아니면?...내기할래?` -_- 알아써 만원빵` 그렇게 단돈 만원에;; 놈은 혓바닥을 몇번 낼름 거리더니.. +라고 써있는 빨간 밧데리 꼭지에 슬쩍 혀를 갖다댔다... `빠지직~~!!빠지~~~익!!
으~~악!!`할줄 알았는데;; 재미없게-_-아무 변화가 없다 `얌마 무슨맛 안나냐?` `응 아무맛 안 나는데? 이거..밧데리 다된거 아냐?` `잠깐...그빨간 뚜껑을 열고 대봐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가? 잠깐만...` 잠시후 놈은 빨간 캡을 훌러덩 열어 재낀채 또 다시 혀를 들이댔다.
`빠지직~~!!빠지직~~!! 으~~악!!` 이번엔 진짜 ↑저럴줄알았는데;; `퍼버퍽~!!펑펑~!!` 불꽃이사방으로 튀더니 -_- 놈은 푸드득 푸드득;; 한마리의 전기 뱀장어-_- 가 되어 -_- `야괜찮어?....야 임마 어서 눈좀 떠봐!!` `...........` 놈은그렇게 눈을 꼭 감은채 긴시간-_-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결국 엠브란스-_-에의해 병원으로 후송됐고 의료생활 15년만에 우리같은 상 또라이들은 첨 본다던 의사선생님은 만약 입 안에 침이 좀 더 많았다면 뒤졌을지도-_-모른다고 개뻥;을 까시든데... 아직도 진짜일까궁금해 -_-ㅋ 암튼 8시간-_-만에간신히 의식을 되찾은 친구놈은... 내가 왜 병원에 쳐 질러져 있는 거냐며 -_-
왜!! 입안에서 삼겹살 냄새가 나냐며 -_- 미친듯이 울부짖었고;; 난 놈에게.. `미안타 친구야...근데 머하나 물어보자... 확실히....전기가 통하였느냐?` -_- 놈은그제서야 왜 자기가 병원에 쳐질러졌는지 생각난듯그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발딱 일어나더니 `야이ㅅㅂㄹ ㅁ건전지 7개라메!!!` 라며
`으랏차차!!` 3단 날라차기 신공을 선 보였고 난-너무나 미안한 나머지 참회하는 의미로 날라오는 놈의 두 발을 쥐죽은듯이 가만히 맞아줬어야 했는데....슬쩍 피했더니 지혼자 휙~ 날라가드만 옆침대 모서리에 대가리가 콕!-_- 찍혀 피가 철철 나드라...
그리고 다음날 누워있는 놈에게 다가가 `친구야 어젠 진짜 미안했다...그치만 내기는내가 졌다` 라며 놈의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꼬옥 쥐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