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악성(樂聖) 베토벤(Beethoven/獨)
합창 교향곡 / 베토벤 / 지휘자 카라얀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2.17~1827.3.26)은 1770년, 독일의 본(Bonn)에서 궁정 가수였던 요한의 아들로 태어나는데 어려서부터 피아노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키우려고 피아노를 연습하라고 방에 가두고 바깥에서 문을 잠가버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어렸을 때 베토벤은 ‘나는 세상에서 음악이 제일 싫다’고 소리친 적도 있다고 한다.
결국, 베토벤은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로 성장하여 수많은 순회연주회도 했으며, 피아노 독주곡과 협주곡도 많이 작곡하였다. 또, 안토니오 살리에리로부터 성악 작곡법을 배우면서 차츰 작곡자로 변신하였으며, 불후의 명곡들로 평가받는 9개의 교향곡을 작곡하여 고전악파 최고의 교향곡 작곡자로 이름을 남긴다.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에서 부제(副題)가 붙은 4개의 교향곡을 설명해본다.
교향곡(交響曲/Symphony)은 관악기(管樂器), 현악기(絃樂器)를 대규모로 편성하여 연주하는 기악곡인데 보통 3~4악장으로 이루어지고 소나타(Sonata) 형식을 갖추며 대체로 하이든(Haydn), 모차르트(Mozart)를 거쳐 베토벤(Beethoven)에 이르러 형식이 확립되었다고 한다.
(1) <교향곡> 제3번 영웅(英雄:Eroica) Symphony No.3 in E♭major, Op.55
1803~1804년에 작곡된 영웅 교향곡은 고전주의(Classic) 시대의 양식을 완성한 작품으로 나폴레옹 장군에게 헌정한 곡으로 ‘보나파르트’라는 이름을 붙였으나 나폴레옹이 스스로 황제에 오르자 실망하여 그 이름을 지우고 ‘영웅 교향곡’이라 바꾸었다. 4악장으로 구성되며 연주시간이 50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제1악장 : Allegro con brio 제2악장 : Adagio assai 장송행진곡(Funeral March)
제3악장 : Scherzo, Allegro vivace 트리오(Trio) 제4악장 : Allegro molto 피날레(Finale)
1805년 빈에서의 초연은 기대 이하의 혹평을 받았는데 총 연주시간이 52분으로, 이는 비슷한 시기에 작곡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교향곡의 2-3배 길이라 지나치게 지루하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2) <교향곡> 제5번 운명(運命:Fate) Symphony No.5 in c minor Op.67
‘운명 교향곡’이라고 알려진 이 5번(Op.67) 교향곡은 베토벤이 작곡한 모든 음악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서양 고전음악을 대표하는 음악이 된 교향곡이다. 이 작품은 4악장 승리의 찬가로 마무리되는데 청력(聽力) 상실이라는 역경을 이겨내고 이 위대한 불멸의 작품을 완성해낸 베토벤의 삶을 그대로 투영한다.
이 교향곡이 유명해진 것은 처음 시작하는 네 음의 모티브가 누가 들어도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로 바로 가슴에 와 닿고, 바로 베토벤의 삶과 결부되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베토벤은 30대 초반부터 청력을 상실하여 이 곡을 쓸 시기에는 완전히 귀머거리 상태였으니 운명에 대항하여 피나는 투쟁을 하는 베토벤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기 때문이다.
제1악장 : Allegro con Brio - 몸부림(Struggle) 제2악장 : Andante con Moto - 희망(Hope)
제3악장 : Allegro - 의심(Doubt) 제4악장 : Allegro-Presto - 승리(Victory)
악장마다의 붙어있는 부제는 독일 음악사학자 베커(Paul Bekker)가 붙인 별칭이다.
(3) <교향곡> 제6번 전원(田園:Pastorale) Symphony No.6 in F major Op.68
베토벤의 9개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교향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1808년 작곡되었으며 베토벤의 표제음악 중 하나이다. 이 곡은 고전 교향곡의 4악장 형식에서 벗어난 5악장 구성이다.
베토벤이 악보에 직접 기록해 놓은 각 악장에 대한 표제적인 제목은 다음과 같다.
제1악장 : 시골에 도달했을 때의 상쾌한 느낌 Erwachen heiterer Empfindungen bei der Ankunft auf dem Lande
제2악장 : 시냇가의 풍경 Szene am Bach
제3악장 :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Lustiges Zusammensein der Landleute
제4악장 : 폭풍 Gewitter, Sturm
제5악장 : 목동의 노래 Hirtengesang. Frohe und dankbare Gefühle nach dem Sturm
이 곡에서는 플루트로 표현되는 나이팅게일의 소리, 오보에로 표현되는 메추리, 두 대의 클라리넷으로 묘사되는 뻐꾸기소리 등 자연의 소리들을 묘사하여 신비롭다.
(4) <교향곡> 제9번 합창(合唱:Choral)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1824년에 완성된 베토벤 최후의 교향곡으로, 교향곡에 합창을 등장시킨 혁신적인 작품이다. 베토벤이 남긴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곡은 실러(Schiller)의 시에 곡을 붙인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 합창이 인류애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때문에 송년 음악회에서도 자주 연주된다.
베토벤은 20대의 청년 시절부터 괴테(Goethe)와 실러의 시에 심취해 있었는데 실러(Schiller)의 시 ‘환희의 송가’를 읽고 언젠가 이 시에 곡을 붙일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때 그의 나이는 스물세 살이었고, 그 결심이 실현되기까지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던 셈이다.
1824년, 빈(Wien)의 케른트너토어(Karntnerthor)극장에서 초연을 했는데 귀가 멀었던 베토벤은 모든 연주가 끝나고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을 때도 이를 알아채지 못했는데 알토 독창자가 알려주어 비로소 뒤돌아보고 청중들께 인사했다는 서글픈 에피소드도 전해진다.
제1악장 : Allegro ma non troppo, un poco Maestoso
제2악장 : Molto vivace, Scherzo
제3악장 : Adagio molto e Cantabile
제4악장 : Presto/Recitative(환희의 송가/An die Freude)
이 베토벤의 9번 교향곡은 당시 연주시간이 너무 길고(70분) 연주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당히 혁신적인 작품이어서 인기도 없고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혹평이 이어졌다고 한다.
이 작품의 진가(眞價)를 알아보고 부활시킨 사람이 바그너(Wagner)였는데 바그너가 내린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의 평가는 ‘합창 교향곡은 음악의 구원이며 미래 예술에 대한 인류의 복음(福音)이다.’ 였다.
그 밖에 32개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는데 알려진 ‘월광 소나타’(Mondschein, No.14 c#-minor Op.27-2), ‘엘리제를 위하여’(Bagatelle in a minor Op. 173 ‘Für Elise’)는 너무나 유명한 베토벤의 피아노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