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31.(토)
시즌오프 노----우
눈이 한 번 내리더니 연이어 내린 눈은 쌓이고 쌓여 온 세상을 뒤덮고 있네요.
기온이 올라가면 눈은 녹아 없어지는데 추워서 그런지 곳곳에 남아 빙판을 이루네요.
예년에는 일주일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말이죠.
이런 상황에 라이딩을 간다고요.
“겨울에는 불광동이, 여름에는 냉천동이 생각나듯”
어떤 상황에 따라 그럴듯하게 어느 지역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눈이 많이 내리면 군자행에서 다녀온 몇몇 장소가 생각납니다.
바래봉, 팔공산, 신무산, 덕유삼봉산, 백운산 그리고 서천 천방산 등.
바래봉은 인파 때문에 제외하면, 그럼 팔공산으로!
차차차 2차
임실을 지나 장수 산서면에 도착하니,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하여 카페를 찾아 들었다.
은행나무(안도현)
“산서면사무소 앞/ 아름드리 은행나무 두 그루가/어느날,
크게 몸을 흔들자/ 은행 알들이 우두두두 쏟아져내렸다/
그게 너무 보기 좋아서/ 모두들 한참씩 바라보았다”
카페 앞에 설치된 글 판에 새긴 시이다.
산서면에 ‘문화가 있는 거리’를 조성해 놓았는데 그 주인공은 안도현 시인이다. 경북출생인데 이리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하다 해직당하고, 산서고등학교로 복직했으니 산서면 곳곳이 시인의 정취가 가득하다. 카페 광장 외에 산서시장, 산서고등학교, 버스 정류장, 비행기재 전망대 등에서 시인의 시가 새겨진 글 판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유 부릴 때가 아닌데. 전북 100 명산은 매번 변수가 발생했다.
이제 비행기재만 넘으면 필덕마을이다.
비행기재는 경사가 급하고 꼬불꼬불하여 마치 비행기를 탄 것 같아서, 또는 걸어서는 못 올라가고 비행기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지어진 지명이라고 하죠.
어쨌든 임실에서 장수로 오가는 지름길로 이용되는데 오르막 끝에 탁 트인 조망으로 분지와 평야, 산등성이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산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임실에 가면 그리운 임이 살고 있을 것 같고, 무주·진안·장수에 가면 무진장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만 같고”(안도현)
팔공산 1
2년 전 팔공산에 왔었죠.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덮인 임도를 타고 올라갔죠.
바퀴가 안 굴러가면 끌다가 눈 속에 종아리가 빠져가면서도 즐겁지만 진땀빼며 정상에 올랐다가 강추위에 허겁지겁 미끄럼을 만끽하며 내려왔었죠.
장수 팔공산(1,151m)은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뻗어 나와 장안산(1,237m)을 거쳐 주화산에 이르러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을 연결하는 금남호남정맥 구간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팔공산 2
필덕마을에서 팔공산 정상까지는 편도 3.95km, 고도차 600m, 평균경사도 13%로 상당히 가파르다. 특히 마지막 500m 구간은 경사도가 30%를 넘는 거로 알고 있다.
700고지의 사과 농장까지 제설 작업이 되어있다.
끌고만 가는 이유
하얗게 눈 덮인 팔공산 임도는 등산객들의 발자국으로 오솔길이 만들어졌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눈 내린 임도를 기대했었는데 조금 아쉽다. 본격적으로 정상을 향해 자전거 바퀴를 굴리려니 바퀴가 굴러가지 않는다. 쌓인 눈은 시간이 지나면서 굳어 진 것이다. 등산객 발자국으로 다져진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울룩불룩 좁은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핸들링하는데 어렵고 오솔길을 벗어나면 굳어진 눈에 바퀴가 파묻혀 힘이 배가 들며 곧 중심을 잃고 만다. 전북 100 명산의 변수이다. 스노우 라이딩인데 모양 빠지긴 하지만 다운힐 때 만회하는 거로 마음을 먹는다. 어쩔 수 없이 타다 끌기를 반복한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군자행 MTB는 계절의 자연을 즐기는데 중점을 두기에 주변과 교감하면서 산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세우고 불어오는 바람을 따라 시선을 돌리면서 즐거운 마음을 갖으며 슬로우 라이딩을 이어간다.
위아위스
브랜드명인 WIAWIS(위아위스)는 윈엔윈(주)의 슬로건이 담긴 브랜드 명이다. WinnIng Action WinnIng Spirit의 약자로 승리하는 행동과 승리하는 정신을 의미한다.(출처 나무위키)
팔공산 3
장수 팔공산 초입 임도는 그런대로 올라갈 만합니다. 급경사 경고판이 있는 데서부터는 경사도가 30% 이상이라고 합니다. 미쳤다. 보기만 해도 어지럽다. 여기를 끝까지 타고 갈 수 있을까? 2년 전에도 현재에도 불가하다는 게 한 표. 눈이 없는 노면일 때 도전은 해보고 싶다. 약 4km 구간이라서 힘들겠지만.
군자행 파이팅!
인근, 전북 100명산, 꽃길, 물놀이, 해남 라이딩 등.
올 한해에도 많은 곳을 다녀왔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겨울 스노우 라이딩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게 되어 기분 좋습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말이죠.
올 한해도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와우! 정상석 2개
정해진 의식 시행
눈 위에 누워 봤어?
눈 덮인 약4km 업힐 구간을 지나 정상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은 지옥을 경험한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귓불에 찬바람을 맞으며 동태가 된 손발을 달래가며 슬로우 라이딩으로 정상에 올라서 먹는 물 한 모금은 어떤가요.
방금 전 일그러진 표정이 곧바로 세상 온화한 부처님 표정으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이 선물을 받기 위해 겨울 산행의 고된 매력에 빠지나 봅니다.
눈 위에 누워 봤다면 당신은 고수(고생을 수집하는 사람)입니다.
만두라면
물은 100도에서 끓는데 높은 산에서는 더 낮은 온도에서 끓는다네요.
한라산(1950m)에서는 물이 95도에서 끓고, 백두산(2744m)에서는 물이 90도에서 끓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산 위에서 밥을 지으면 설익게 되죠.
물이 끓는 내내 옆에서 지켜보며 조금 불안했는데, 하지만 고수님은 역시나 완벽하십니다.
몸도 지치고 밥시간도 지나 허기졌는데 뚝딱 끓여진 뜨거운 만두라면으로 배를 채웠습니다.
커다란 암벽에 매달린 고드름
차차차 차3
차로 이동해서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집에 복귀해서 전통차로 뒷풀이 함.
“내일은 내일 또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거야 근심을 털어 놓고”
첫댓글 정상 표지석이 두개나 새로 생겼네요~ 정상 뷰가 훨씬 좋아보여요~~
눈이 너무 많아서 다운이 안되고
제동이 안되는 슬러프같은 같은
스노우라이딩이라 스릴과 재미가 배가되었네요~
커피, 쌍화차 감사히 잘 마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역시 눈놀이는 신나~~~
신나게 놀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