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달마장현종론_7.4. 견도위(見道位): 성제(聖諦) 현관(現觀)

아비달마장현종론 제30권 7. 변현성품② 7.4. 견도위(見道位): 성제(聖諦) 현관(現觀) 편의에 따라 순해탈분에 대해 이미 논설하였다.70) 1) 16심(心) 현관 ① 16심의 명의(名義) 이제 바야흐로 [현]관(現觀)에 드는 순서가 바로 여기서 논의해야 할 문제이다.앞에서 이미 온갖 가행도 중에서 세제일법(世第一法)이 그것의 가장 마지막 도임을 밝혔으므로,이제 마땅히 이것(세제일법)으로부터 다시 어떠한 도가 생겨나게 되는지에 대해 논설해 보아야 할 것이다.게송으로 말하겠다. 세제일법과 무간(無間)에욕계 고제(苦諦)를 반연하여무루의 법인(法忍)을 낳으며법인 다음에 법지(法智)를 낳는다. 다음으로 다른 계의 고제를 반연하여유인(類忍)과 유지(類智)를 낳으며다시 집ㆍ멸ㆍ도제를 반연하여각기 네 가지를 낳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 이와 같은 16찰나의 마음을성제현관(聖諦現觀)이라 이름하는데여기에는 모두 세 종류가 있으니견(見)ㆍ연(緣)ㆍ사(事)의 차별이 그것이다. 논하여 말하겠다.세제일법의 선근으로부터 무간에 욕계의 고성제(苦聖諦)의 경계를 반연하여 무루에 포섭되는 법지인(法智忍)이 생겨나는 경우,71) 이러한 ‘인’을 일컬어 고법지인(苦法智忍)이라고 한다. 이러한 ‘인’이 바로 무루에 포섭되는 것임을 어떻게 알게 된 것인가?[이는] 세제일법으로부터 무간에 생겨난 것으로, 계경 중에서“세제일법과 무간에 정성결정(正性決定) 혹은 정성이생(正性離生)에 들어간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즉 [계경에서] 그때(다시 말해 세제일법과 무간에) 이생(異生)의 경지를 초월한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인’은 결정(決定)적인 이생(離生)의 일부분에 포섭되니, 결정코 무루인 것이다. [이같이] 세제일법으로부터 무간에 생겨나는 것을 ‘무루’라는 말로 설한 것은 세제일법과 구별하기 위해서였다.그리고 세간의 ‘인’[世忍, 즉 순결택분의 인법]에 따라 이를 무루의 ‘인’이라고 하였으며, 욕계의 고법(苦法, 즉 현행의 苦果)을 소연으로 삼았기에 ‘고법인(苦法忍)’이라고 이름하였다.다시 말해 무시이래 유신견으로써 아(我)ㆍ아소(我所)라고 미혹하여 집착하였던 고법에 대해 지금 비로소 그것을 오로지 고법의 성질(즉 무상ㆍ고ㆍ공ㆍ무아)로 관찰하여 [그러한 관찰의] 인가(忍可)가 현전한 상태이므로 ‘고법인’라고 이름한 것이다.또한 이것은 후 [찰나]인 고법지(苦法智)의 생(生)을 능히 인기할 뿐더러, 바로 그러한 지(智)가 생겨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을 대치하기 때문에 다시 ‘고법지인(苦法智忍)’이라고 이름하였다.바로 이러한 [고법지인을] 입정성결정(入正性決定)이라 이름하며,또한 역시 입정성이생(入正性離生)이라고도 이름하니, 이것은 바로 처음으로 정성이생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또한 역시 처음으로 정성결정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에서 설하기를,“‘정성(正性)’이란 이른바 열반이다”라고 하였다.혹은 ‘정성’이란 말은 온갖 성도(聖道)를 가리킨다. 즉 온갖 성도는 능히 결정적으로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혹은 진리[諦]의 상을 결정적으로 요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決定)’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으며, 이러한 ‘결정’을 획득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입(入)’ 즉 ‘들어간다’는 말로 설하게 된 것이다.72)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그러한 때는] 무루혜에 근거하여 오로지 처음으로 진리를 관찰한 때인데, 어떠한 이유에서 ‘결정’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인가?그때 온갖 진리의 이치에 대해 훼손하기 어려운 결정적 통찰[決定見]을 처음으로 획득하였기 때문이다. 혹은 그때 그 밖의 다른 계위(수도위나 무학위)의 도(道)와는 동일하지 않은 결정적인 상[決定相]이 존재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73) 또한 번뇌를 ‘생’이 이름하였으니,74)계경에서“무엇을 ‘생’의 냄새[生臭]라고 한 것인가? 이를테면 온갖 번뇌이다”라고 설한 바와 같다.즉 견도위에서 [‘생’의 냄새가 되는 번뇌를] 처음으로 초월하기 때문에 ‘이생(離生)’이라고 이름하였다. 그런데 어떤 이는“‘생’이라는 말은 근기[根]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러한 견도위에서 [근기가 성숙하지 않은 생을] 처음으로 초월하기 때문에 ‘이생(離生)’이라 이름하였다”고 설하였다.75)그리고 이러한 ‘이생’을 획득하기에 이르렀다는 사실을 ‘입(入)’ 즉 ‘들어간다’는 말로 설하게 된 것이다.이생성(異生性)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어 동일하지 않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세제일법(世第一法)[과 무간에 버린다”고 하였으며,어떤 이는“고법지인[과 무간에 버린다”고 하였다.또한 어떤 이는 말하기를,“이 두 가지(세제일법과 고법지인)가 함께 버리는 것이니, 무간도와 해탈도의 경우와 같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76) 이러한 [고법지]인과 무간에 바로 이러한 경계(고법지인에 의해 관찰된 욕계 고제)를 반연하여 법지가 생겨나는 경우, 이를 고법지(苦法智)라고 이름하니, 오로지 바로 이러한 고법(苦法)에 대한 결단(決斷)의 혜(慧)를 획득하였기 때문이다.77)그리고 이러한 ‘지’ 역시 무루에 포섭되는 것임을 마땅히 알아야 하는 것으로, 앞(고법지인)에서 언급한 ‘무루’라고 하는 말은 뒤(제16道類智)에 이르기까지 두루 적용되기 때문이다. 욕계 고성제의 경계를 반연하여 고법지인과 고법지가 생겨나듯이,이와 마찬가지로 다시 [고]법지와 무간에 그 밖의 계(즉 색계와 무색계)의 고성제를 모두 반연[總緣]하여 유지인(類智忍)이 생겨나는 경우, 이를 고류지인(苦類智忍)이라 이름한다. 또한 이러한 [고류지]인과 무간에 이러한 경계(고류지인에 의해 관찰된 상 2계의 고제)를 반연하여 유지(類智)가 생겨나는 경우, 이를 고류지(苦類智)라고 이름한다.즉 최초로 제법의 참된 이치를 깨달아 알았기 때문에 ‘법지’라고 이름한 것이며,이 다음의 경계(상 2계의 고제)에 대한 지(智)는 앞의 ‘지’와 서로 유사하기 때문에 ‘유지’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으로,뒤의 ‘지’는 앞의 ‘지’에 따라 그러한 경계(상 2계의 苦法)의 뜻을 깨달아 알았기 때문이다.혹은 앞의 ‘지’에 따라 생겨났기 때문에 뒤의 ‘지’는 앞의 ‘지’의 종류[類]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으로, 세간에서 자식은 바로 아버지의 종류[父類]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다시 말해 이는 바로 욕계 고제에 대한 결정적인 앎[決定覺]으로부터 생겨난, 그 밖의 계(색ㆍ무색계)의 고제에 대한 결정적인 앎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욕계와 그 밖의 계(상2계)의 고제를 반연하여 법지인(法智忍)과 유지인(類智忍), 법지(法智)와 유지(類智)의 네 가지가 생겨나듯이,그 밖의 다른 세 가지 제(諦)를 반연하여 각기 네 가지가 생겨나는 것도 역시 그러한데, 이는 각각의 제를 반연하여 네 찰나의 마음[四心]이 존재한다는 뜻이다.78) [세제일법 이후] 이와 같은 순서로 16찰나의 마음이 일어나는데, 이를 전체적으로 설하여 ‘성제현관(聖諦現觀)’이라고 이름하니, 이는 바로 3계의 4성제의 경계를 차례로 현전시켜 참답게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처음으로 업을 닦는 단계[初習業地, 즉 초입자의 단계]’에서 [이 같은] 온갖 진리의 경계에 대해 수없이 많이 계속 돌아가며 반복적으로 [관찰하여] 이미 완전히 익숙해졌기 때문에 지금 이러한 견도위에서 능히 이와 같이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79) ② 세 종류의 현관과 돈현관론 그런데 다른 부파에서는 이에 대해 “모든 성제(聖諦)를 오로지 단박[頓]에 현관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80)그들의 말은 전체적인 [현관의] 이치[總理]에서 볼 때 혹 어긋남이 없을 수도 있으니, 성제의 현관에는 모두 세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81) 그러한 세 종류는 무엇인가?이를테면 견현관(見現觀)과 연현관(緣現觀)과 사현관(事現觀)이 바로 그것이다. 즉 오로지 무루의 혜로써 온갖 진리[諦]의 경계에 대해 참답게 깨달아 아는 것[覺了]을 ‘견현관’이라고 이름하니,이는 바로 ‘견’이 분명하게 현전함으로 말미암아 참답게 4제의 경계를 관찰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러한 무루의 혜와 아울러 그 밖의 다른 상응법이 [온갖 진리의 경계를] 동일한 소연으로 삼는 것을 ‘연현관’이라고 이름하니,이는 바로 ‘견’ 등의 심ㆍ심소법이 다 같이 소연으로서 4제의 경계를 능히 취한다는 뜻이다.82) 그리고 온갖 능연(能緣, 무루혜와 그 상응법)과 아울러 그 밖의 구유(俱有)하는 법이 동일한 사업(事業)을 행하는 것을 ‘사현관’이라고 이름하니,이는 바로 ‘견’ 등의 심ㆍ심소법과 아울러 그 밖의 이와 구유하는 계(戒)나 생상(生相) 등이 온갖 진리의 경계에 대해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83) 즉 계와 생상 등도 바로 현관의 원인으로, 현관하는 중에 그것들도 작용[事用]을 갖기 때문에 그것들에 대해서도 역시 ‘현관’이라는 명칭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이처럼 불상응법은 오로지 한 가지로만 현관하고,‘혜’를 제외한 그 밖의 심ㆍ심소법은 두 가지로 현관하지만,오로지 무루혜만은 세 가지 현관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 [성제현관에 대해] 돈현관(頓現觀) 즉 ‘단박에 현관한다’고 말하는 모든 설은, 이를테면 하나의 진리[諦]에 대한 현관을 획득할 때 그 밖의 다른 진리에 대해서도 역시 현관을 획득한다는 말이다.따라서 앞서 ‘단박에 현관한다’고 설한 종(宗)에서는 [세 종류의 현관 중] 어떠한 현관에 근거하여 설한 것인지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사현관에 근거하여 말하였다면, 마땅히 칭찬하여 선설(善說)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니,고제에 대한 현관을 획득할 때 고제에 대해서는 세 가지 현관이 모두 [일어나지만],그 밖의 [3]제에 대해서는 오로지 사현관만이 [일어날] 뿐이기 때문이다.즉 처음으로 고성제를 관찰[觀見]할 때,[견고소단의] 번뇌를 다하였기 때문에 ‘집을 끊었다[斷集]’고 말할 수 있으며,택멸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멸을 증득하였다[證滅]’고 말할 수 있으며,대치도를 일으켰기 때문에 ‘도를 닦았다[修道]’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이처럼] 고제를 관찰하는 단계[見苦位]에서도 집(集) 등의 세 가지를 끊고 증득하고 닦는 사현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현관에 근거하여 ‘단박에 현관한다’고 말하여도 과실이 없는 것이다.84) 그러나 만약 견현관에 근거하여 말하였다면, 마땅히 폐(廢)하여 [선설이]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니, 이러한 [4성제의] 현관은 필시 점진적인 것으로,온갖 진리의 상(즉 4제 16행상)에는 차별이 있기 때문이며,이치상 일 [찰나]에 다수의 [진리의] 행상을 관찰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며,세존께서도“그것의 자상(自相)에 따라 각각의 진리[諦]를 각기 별도로 관찰해야 한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현관에 16찰나의 마음[十六心]이 갖추어져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 ③ 16심(心)의 소의지(所依地) 그렇다면 이러한 16찰나의 마음은 어떠한 지(地)에 근거한다고 해야 할 것인가?게송으로 말하겠다. 그것들은 모두 세제일법과동일한 지에 의지하고 있다. 논하여 말하겠다.세제일법의 소의가 되는 온갖 지(地)가 바로 이러한 16찰나의 마음이 근거하는 곳임을 마땅히 알아야 할 것으로, 그것(세제일법)이 6지에 근거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논설한 바와 같으니, 4정려와 미지정과 중간정이 바로 그것이다.85) 2) 인(忍)ㆍ지(智)의 작용과 순서 이와 같은 인(忍)과 지(智)는 어떠한 연유에서 반드시 전후의 순서로 서로 뒤섞여 일어나는 것인가?게송으로 말하겠다. ‘인’과 ‘지’는 순서대로무간과 해탈의 도이다. 논하여 말하겠다.16찰나의 마음 중에서 네 가지의 법지인(法智忍)과 유지인(類智忍)을 무간도(無間道)라고 이름하며, 네 가지의 법지(法智)와 유지(類智)를 해탈도(解脫道)라고 이름한다.[법지인 등의] 명칭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한 바와 같으니,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욕계 고제를 능히 인가(忍可)하는 첫 찰나[初念]의 무루혜를 ‘고법인(苦法忍)’이라고 이름하였다.86)즉 계경 중에서 세존께서 스스로 설하기를,“만약 이러한 법에 대해 하열한 혜(慧)나 혹은 증상의 혜로 심찰(審察)하여 인가하는 이를 수신행(隨信行)과 수법행(隨法行)이라 이름한다”고 하였기 때문에,이러한 ‘인’이 바로 무간도임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서 이러한 ‘무간도’라는 명칭을 설한 것인가?경에서“참으로 통달하기 어려운 일법(一法)을 일컬어 무간심등지(無間心等持)라 한다”고 설하였기 때문이다.또한 세존께서 설하기를,“고법지(苦法智)가 존재하며, 고류지(苦類智)가 존재한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고 하였다. 이러한 두 가지 지(智)는 다 같이 3계의 고제 등의 경계를 반연하여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앞서 이미 분별한 바와 같으니,87) 그래서 고법인(苦法忍)에 의해 관찰된 욕계의 고법(苦法)에 대해 결단(決斷)하여 생에서 해탈[解生]하는 것을 ‘고법지’라고 이름한 것이다.즉 앞의 ‘인’이 능히 열 가지 번뇌의 득(得)을 끊는 것이라면,뒤의 ‘지’는 능히 그러한 이계(離繫)의 ‘득’과 구생하는 것으로,88)경에서 “‘지’는 앞(전 찰나)의 ‘인’에 따라 생겨난다”고 설하였기 때문에,뒤(후 찰나)의 ‘지’를 해탈도라고 이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로부터 무간에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색ㆍ무색계의 고제를 인가하는 제3찰나의 무루혜가 생겨나면, 이를 ‘고류인(苦類忍)’이라고 이름하니, 이는 바로 욕계 고제를 관찰하여 인가하는 것(즉 고법인)의 종류(種類)이기 때문이다.다음으로 고류인에 의해 관찰된 상계의 고법에 대해 결단하여 생에서 해탈하는 것을 ‘고류지(苦類智)’라고 이름한다. [고류]인과 [고류]지도 순서대로번뇌의 ‘득’을 끊는 것이기 때문에 무간도라 이름하고,이계의 ‘득’과 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탈도라 이름하니,앞의 경우에 준하여 마땅히 설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아가 그 밖의 3제에 대해서도 고제에 준하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그래서 앞의 여덟 가지 ‘인’을 무간도라고 이름하고,뒤의 여덟 가지 ‘지’를 해탈도라고 이름하게 된 것이다. 다시 어떠한 이유에서 단대치(斷對治)를 설하여 무간도라고 이름하였으며, 이계의 ‘득’과 구시(俱時)에 일어나는 ‘지’를 설하여 해탈도라고 이름하게 된 것인가?89)간격(間隔)이 없기 때문에 ‘무간’이라 이름하였으며,무간이 바로 도[無間卽道]이기 때문에 ‘무간도’라고 이름하였다.이는 바로 동류의 도가 능히 간격이 되는 일이 없을 뿐더러,90) 해탈도의 연(緣)도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무간도는 오로지 1찰나이다.그리고 온갖 해탈도는 혹 어떤 경우 상속하기 때문에, 자[계(自界)의 무루혜]에 의해 대치된 온갖 번뇌의 ‘득’에서 이미 해탈하여 그러한 [번뇌] 단(斷)의 ‘득’과 구시에 일어나는 도이기 때문에 해탈도라고 이름하였다. 여기서 ‘자[계의 무루혜]에 의해 대치된―’이라고 말한 것은 어떤 뜻을 나타내고자 함인가?고류인 등의 온갖 무간도도 역시 타[계(他界)의 무루혜(즉 고법인)]에 의해 대치된 이계의 ‘득’과 구생하지만, 그것을 역시 해탈도라고 이름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3) 16심의 견(見)ㆍ수도(修道) 분별 이러한 16찰나의 마음은 모두 [4]제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으로, 그것은 모두 다 견도(見道)에 포섭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게송으로 말하겠다. 앞의 15찰나의 마음만이 견도이니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것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논하여 말하겠다.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4성제의 이치를 관찰하는 것을 일컬어 ‘견도(見道)’라고 한다. 따라서 현관의 16찰나 마음 중에서 앞의 15찰나의 마음이 바로 견도에 포섭되니, 도류지인(道類智忍, 제15심)의 단계에서 모든 제(諦)에 대한 관찰[見]이 원만해졌기 때문이다.그리고 제16찰나인 도류지(道類智)에 이를 때, 비록 일찍이 알지 못하였던 하나의 ‘제’가 존재할지라도 일찍이 관찰하지 못하였던 ‘제’는 하나도 없으니, 일체의 인(忍)은 모두 ‘견’을 본질로 하기 때문이다.91)이에 따라 그때(제16찰나)는 견도라고 이름하지 않는 것이다.92) 어찌 [그때도] 역시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제’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겠는가?이를테면 도류지는 도류지인과 상응 구유하는 1찰나의 도[一念道]를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모든 이들은 오로지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것을 관찰하는 것만을 일컬어 ‘견도’라고 하였으니, 그때는 일찍이 관찰하였던 것과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것을 모두 관찰하기 때문에 그 같은 과실은 없다.93) 혹은 여기서는 찰나(刹那)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제(諦)를 기준으로 하여 말한 것으로, 그때는 일찍이 관찰한 적이 없었던 제를 관찰한 것이 아니다.즉 하나의 ‘제’를 여러 찰나에 걸쳐 관찰하는 중에 아직 관찰하지 못한 1찰나(즉 고류지인)를 ‘아직 관찰하지 못한 제’라고는 말할 수 없으니,이는 마치 밭의 나락을 베면서 오로지 남은 한 이랑을 놓고서 ‘이 밭은 아직 나락을 베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다.그래서 아직 관찰하지 못한 제(諦)를 관찰하는 것을 일컬어 ‘견도’라고 한 것으로, 이러한 견도의 특상이야말로 그 뜻이 잘 성립된 것이라 할 수 있다.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종의에서는“현관의 후변(마지막 찰나)인 도류지의 품류는 수도(修道)에 포섭된다”고 설하는 것이다.94)아울러 [도류지의 품류는] 다른 경계(즉 諦)의 지(智)와 행상도 닦는 것이기 때문에 [수도에 포섭된다].95) 아비달마장현종론 제31권 4) 성제 현관과 성자 ① 견도위(15심)의 성자(隨法行ㆍ隨信行) 견(見)ㆍ수(修)의 두 가지 도가 생겨나는 차이에 대해 이미 분별하였다.이제 마땅히 이러한 도의 분위(分位) 차별에 근거하여 여러 형태의 거룩한 보특가라(즉 성자)에 대해 건립해 보아야 할 것이다.바야흐로 견도의 15찰나의 마음에 의해 건립되는 여러 성자들의 차별은 [어떠한가]?게송으로 말하겠다. 수신행과 수법행이라 이름하는 성자는근기의 둔함과 예리함의 차별에 의한 것이니 수혹(修惑)을 갖춘 이로서 1품에서부터5품을 끊은 이는 초과(初果)로 향하는 자이며다음의 3품을 끊은 이는 두 번째 과로 향하는 자이며8지(地)를 떠난 이는 세 번째 과로 향하는 자이다. 논하여 말하겠다.견도위 중의 성자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첫째는 수신행(隨信行)이며,둘째는 수법행(隨法行)으로,근기의 둔하고 예리한 차별로 말미암아 두 가지 명칭으로 설정하게 되었다. 즉 온갖 둔근을 수신행의 성자라고 이름하니, 일찍이 믿음과 공경[信敬]의 힘에 의해 가행을 수습(修習)하였기 때문이며,1)온갖 이근을 수법행의 성자라고 이름하니, 일찍이 즐거이 관찰(觀察)함에 의해 가행을 수습하였기 때문이다.온갖 유정류의 종성(種性)의 차별은 법이(法爾)로서 이전부터 이와 같은 [형태로] 안주하게 된 것으로,온갖 사업에 대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能]과 할 수 없는 것[不能]을 즐거이 관찰하지 않고서 [오로지 다른 이를 믿고 공경하며 다른 이의 말에 따라] 전전하다가 [무루도를 닦는] 이도 있고,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즐거이 관찰하여 [다른 이에 대한 믿음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교(聖敎)와 정리(正理)에 따라] 전전하다가 [무루도를 닦는] 이도 있는 것이다.2) 이러한 두 성자는 수혹(修惑)을 갖추었거나 끊은 등의 차별에 의해 세 가지의 향(向)으로 설정되기도 한다.3)이를테면 그러한 두 성자로서 만약 일찍이 [이생위에서] 세간도[世道, 즉 유루도]로써 수소단의 혹을 아무 것도 끊지 못하였거나―이를 구박(具縛)의 성자라고 한다―,혹은 일찍이 [이생위에서] 욕계의 1품 내지 5품의 수혹을 이미 끊고서 이러한 견도위에 이른 자를 초과향(初果向)이라 이름하니, 첫 번째 과위(果位)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서 초과 즉 ‘첫 번째 과위’란 말하자면 예류과(預流果)로서, 이것은 일체의 사문과(沙門果) 중에서 필시 처음으로 획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4) 만약 일찍이 [이생위에서] 욕계 6품, 혹은 7ㆍ8품의 수혹을 이미 끊고서 이러한 견도위에 이른 자를 제2과향(第二果向)이라고 이름하니, 두 번째 과위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서 ‘두 번째 과위’란 말하자면 일래과(一來果)로서, 이것은 두루 획득되는 사문과 중의 두 번째의 것이기 때문이다.5) 만약 일찍이 [이생위에서] 욕계의 9품의 수혹을 이미 떠났거나, 혹은 일찍이 초정려의 1품의 수혹을 끊고, 내지는 무소유처의 그것을 모두 떠나고서 이러한 견도위에 이른 자를 제3과향(第三果向)이라고 이름하니, 세 번째 과위로 나아갈 것이기 때문이다.여기서 ‘세 번째 과위’란 말하자면 불환과(不還果)로서, 그 수(세 번째라고 하는 수)에 대해서는 앞의 설명에 준하여 해석해 보아야 할 것이다.6) 이와 같이 수신행과 수법행자를 일찍이 [이생위에서] 어떠한 수혹도 끊지 못한 구박(具縛)이나 끊은 정도의 차이에 따라 헤아리면 그 수는 각기 일흔 세 종류가 된다.즉 욕계에는 구박을 시작으로 하여 9품의 수혹을 끊은 자가 열 번째가 되며, 이와 같이하여 무소유처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지(地)에 9품이 있기 때문에 일흔 세 가지가 되는 것이다.7)그리고 [욕계를 제외한] 뒤의 온갖 지(4정려와 아래 세 무색정)에 모두 계박된 자의 경우, 앞에서 이미 [욕계] 9품의 수혹을 떠났기 때문에 뒤의 일곱 지에는 별도로 구박이 존재하지 않는다. ② 수도위(제16심)의 성자(信解ㆍ見至) 다음으로 수도위인 도류지(道類智)의 찰나에 근거하여 건립되는 온갖 성자들의 차별은 [어떠한가]?게송으로 말하겠다. 제16찰나의 마음에 이르러세 가지 향(向)이 과위(果位)에 머물게 되면이를 신해(信解)와 견지(見至)라고 이름하니역시 둔근과 이근의 차별 때문이다. 논하여 말하겠다.즉 앞서 언급한 수신행과 수법행자로서 제16찰나인 도류지의 마음에 이른 이를 일컬어 ‘과위에 머무는 자[住果]’라고 하지 더 이상 ‘향하는 자[向]’라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향(向)은 여기서 세 가지 과위에 머무는 자가 된다.이를테면 앞서 언급한 예류향은 여기서 예류과에 머물게 되고,앞서 언급한 일래향은 여기서 일래과에 머물게 되며,앞서 언급한 불환향은 여기서 불환과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라한과(阿羅漢果)는 필시 [다른 과위를 거치지 않고] 처음에 바로 획득하는 일이 없으니, 이생(異生)은 유정지(有頂地)를 떠날 수 없기 때문이며,8) 견도로는 수혹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위에 머무는 단계에 이르면 두 가지의 명칭을 버리고 획득하게 된다. 즉 그때는 더 이상 수신행과 수법행이라고 이름하지 않으며, 신해(信解)와 견지(見至)라고 하는 두 가지 명칭으로 바꾸어 획득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둔하고 예리한 근기의 차별에 따른 것이다.이를테면 온갖 둔근자를 앞에서는 수신행이라고 이름하였지만 지금 여기서는 ‘신해’라고 이름하니, 믿음[信]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승해(勝解)가 나타났기 때문이다.또한 온갖 이근자는 앞에서는 수법행이라고 이름하였지만 지금 여기서는 ‘견지’라고 이름하니, 혜(慧)의 증상력으로 말미암아 정견(正見)이 나타났기 때문이다.9) ③ 제16심의 성자가 일래향 등이 아닌 까닭 일찍이 욕계 수소단의 1품 내지 5품[의 수혹]을 끊고서, 혹은 7ㆍ8품이나 초정려의 1품 내지는 무소유처의 9품의 수혹을 끊고서 제16찰나인 도류지의 마음에 이르게 되었는데,어떠한 연유에서 이를 다만 예류과ㆍ일래과ㆍ불환과라고 이름할 뿐, 일래향ㆍ불환향ㆍ아라한향이라고는 이름하지 않는 것인가?게송으로 말하겠다. 온갖 과위를 획득하는 단계에서는아직 승과도(勝果道)를 획득하지 않았기 때문으로아직 승과도를 일으키지 않았을 때에는향(向)이라 하지 않고 주과자(住果者)라고 이름한다. 논하여 말하겠다.성도를 획득하는 것에 근거하여 여덟 종류의 성자(4向 4果)를 설정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과위를 획득하는 단계에서는 승과도(勝果道)를 획득하지 못하니,10) 과위를 획득한 마음으로써는 승과도에서 대치될 혹(惑)을 대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그같이 대치되지 않는 혹이 현전할 때 그것의 대치도(즉 승과도)를 획득하지 못하였다고 하는 것은 이치상 결정적인 것이다.또한 과위를 획득할 때(다시 말해 도류지를 획득할 때) 바로 승과도가 존재하여 [앞서 이생위에서] 끊어진 번뇌의 이계(離繫)의 득(得)이 생겨나는 것도 아니니, 도류지인(道類智忍)으로써는 능히 그것(이생위에서 끊은 수혹)의 계박의 ‘득’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만약 [어떤] 도의 힘이 능히 그것의 계박의 ‘득’을 끊었고, 이러한 도가 그 같은 이계의 ‘득’을 인기하여 낳았다고 한다면,“이러한 도는 능히 그것의 [택]멸을 증득하였다”고 말할 수 있을 뿐으로,앞의 과위를 획득할 때 아직 승과도를 획득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나아가 ‘과위에 머무는 자[住果者]’가 아직 승과도를 일으키지 못하였을 때라면, 비록 일찍이 [이생위에서] 수소단인 욕계 1품 등의 혹(惑)을 끊었을지라도 다만 ‘과위에 머무는 자’라고 이름할 뿐, 그 다음의 과위로 ‘향하는 자[向]’라고는 이름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후 어느 때에 일찍이 [이생위에서] 끊어진 수혹의 이계의 무루득을 획득하게 되는 것인가?승과도가 현전할 때 획득한다. 즉 일찍이 그러한 수소단의 혹을 끊은 모든 이는 이생위(離生位, 즉 견도위)에 들어 앞의 과위를 획득하고 나서 [일찍이 끊은 수혹의 이계득을 획득한다]. 이 생에서 결정코 승과도를 일으키는 것인가?이치상 필시 마땅히 그렇다고 해야 할 것이니, 본론(本論)에서“성자로서 제4정려 이상에 태어난 자는 결정코 무루의 낙근을 성취한다”고 설하였기 때문이다.11)즉 [일찍이 이생위에서] 그러한 장애(하지의 혹)가 이미 끊어졌다면 필시 그것(승과도를 일으키는 것)을 좋아할 것이기 때문이며, 장애가 이미 끊어졌다면 [승과]도는 쉽게 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