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지난 바닷가를 구경하고 아니 남들은 겨울바다의 낭만을 노래하기도 하지
어쨌든 그렇게 시간을 흘려보내고 집에 돌아와 모처럼 편지를 쓴다.
편지지도 봉투도 하나 없어서 그냥 노트 장에 쓰고 있단다.
그동안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건강하게 생활 하리라 믿으며 안부를 묻고 싶구나.
시골의 들녘은 어느새 퇴색한 풀잎으로 쓸쓸한 언덕을 보이고 있어
들길을 따라 걸으면 제법 쌀쌀한 바람도 느낄 수 있지 추수한 들녘은 언제 보아도
쓸쓸하기만 하지 가로수 낙엽들도 가지들만 몇 잎파리 살랑거리고
난 이런 절기가 제일 싫구나.
꼭 나 자신의 모습과 닮은 것 같거든 14일에는 산업시찰 한답시고
광야제철 여천공단 여수돌산대고 줄포해수욕장 등지를 다녀왔단다.
제대하고 처음 여행길을 떠난 것이었지 군에서 어떤 친구가 그러더군 제대하고
애인과 함께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고 그 친구는 엊그제 결혼하고
서울에 살고 있어 참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
보고 싶은데 여수에서 전화 하면서 함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하지만 우린 그렇게 서울 여수라는 공간 대를 이루고 언젠가 우리도 함께
바닷가에 앉아서 대화의 자리를 마련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나날에 건강하고 하는 일이 뜻대로 잘되기를 바라면서 ...
1986년 11.16
첫댓글 수없이 많은 편지를 주고 받던 시절을 그리며... 그 때는 서로 그리는 사이 였지만 지금은 날마다 보는 사람의 편지..
와~~~현진님의 그사람 너무 멋있어요...싸울일도 없겠네요 미움이 올라오면 얼른 추억속의 편지를 보면 사르르그미움은 사라질테니까요...
싸우기도하며 살아야 사는 재미도 있지요... 편지는 철해두고 저만 가끔 봐요.
서로 더욱 더 많이 ♡ 하세요~ 그리고 더욱 더 많이 행복하세요~ *^^*
이제 더 많이 사랑하는 것 보다는 유지를 해야 할텐데요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차마 제가 쓴 것은 볼 수가 없어서 답장만 가끔 꺼내 봅니다.거짓말인지 참말인지 몰라도 편지 쓰는것 보고 좋아 하는 이유 중에 하나였다나요.. 제일 짧고 무난한 편지를 뽑아 보았습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