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만나서 밥먹고 차마시고 수다떨던 친구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된다. 이러다가 어떻게 되는건 아닌지, 몇 안되는 친구들 마져 다 잃어버리는건 아닐런지~ 하긴 뭐 아인슈타인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고 소문난 사람도 언젠가 책을 읽다가 1500 달러 짜리 수표를 책갈피로 사용했다가 이 양반이 그만 그 책의 제목과 둔 곳을 잊어버려서 수표를 사용하지 못한적이 있었다고 하니 약간의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더 잊어 버리기 전에 생각나는 벗들에게 전화라도 한통 넣어야 겠다고 생각은 늘 해왔으나 느닷없이 불쑥 전화하기도 쑥스럽고 해서 미루어 왔는데, 마침 내 고향 영주에 물난리가 나서 수해가 심각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기에 안부도 물을겸 전화를 돌려봤다. 대부분의 벗들이 은퇴 후에 작은 텃밭등을 가꾸며 소일을 하고 있었는데 농작물이 물에 잠긴 정도의 경미한 피해를 본 친구도 있고 아예 텃밭이 통째로 떠내려간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하나 같이 빠지지 않고 하는 소리가
"하늘이 하는일을 우예노(어떻게 하느냐의 영주말)"였다.
하늘이 하는 일을 덤덤히 순종하는 모습에 이들의 순박한 모습이 묻어난다. 그런데 이들이 말하는 하늘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분명한 사실은 이들 중 누구도 종교를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살아온 관습에 따라 조상님 제사를 지내기는 하지만 딱히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제사를 지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들의 하늘은 무엇일까? 설마 구름이 둥둥 떠다니는 대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갑작스레 어려움을 당하니 은연중에, 천지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찾은 것은 아닐까? 급하고 어려운 일이 닥치니 본능적으로 자신을 창조하신 주님을 향한 DNA가 작동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여!
이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주님 품에 안으셔서 주님만을 섬기는 믿음의 자녀 되게 하시옵소서
아멘
첫댓글 이번 비피혜로 어려움을 겪으신 분들이 많네요 주변의 친구들을 돌아보고 격려하는 일들이 필요한거 같네요~~
집사님의 삶에도 은혜가 넘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