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에서는 700여 농가가 2,200헥타르에서 연간 5,000여 톤의 밤을 생산하고 있다. 전국 생산량의 7% 정도이다. 이 중에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양이 50%에 이른다. ‘정안 밤’이라면 믿고 사는 소비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정안에서 생산되는 밤은 단택, 축파, 옥광, 대보, 덕명 등이다. 이 중에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옥광이다. 중간 정도의 크기이지만 당도가 상당히 높고 단단하여 입안에서 부서지는 느낌이 좋다. 삶으면 속살이 노랗고 밤 특유의 향이 짙다. 속껍질도 잘 벗겨져 군밤으로도 좋다. 나이든 어른들은 옥광에서 사라져간 토종 밤 맛이 난다고 말한다. 옥광보다 맛에서는 약간 모자란 듯하지만 큼직한 대보도 꽤 인기가 있다. 이 두 품종의 밤은 다른 품종의 밤보다 가격이 비싸다. 한때 맛없는 일본 품종의 밤이 범람한 적이 있다. 싱겁고 물러 고구마보다 못하다는 말도 들었다. 정안 밤은 밤의 이런 불명예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달고 고소한 옛 토종 밤 맛을 재현하고 있는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