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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마도 이게 제가 하는 마지막 공지일 것 같습니다.
마지막이라 쓰면 보통 시원섭섭하다고 쓰겠지만, 저는 시원>>>>>>>>>>>>>>>섭섭입니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은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을 잘 정리하고 물러났다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유일하게 남은 아쉬움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모두 저의 능력의 부족이기에, 아쉽긴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저 보다 더 뛰어나신 분들이, 더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앞으로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지금까지 청년회계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셨던 분들도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떠나는 마당에 후임자를 소개해 드리면, 다음 회장은 삼일회계법인의 황병찬 회계사가 맡게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길게 했기에 누가 맡지 않더라도 2019년까지만 하겠다고 이미 공언했었고
많은 분들이 청공회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라시지만, 선뜻 적임자를 추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려운 자리를 맡아주는 것 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황회계사가 했던 일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눈에 보이는 한가지 변화가 생기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천번의 움직임이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적임자라 생각했는데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드러내놓고 활동하지 않을 때부터 시작하면 8년간 이 활동을 해왔습니다.
물론 첫 2년은 세상물정을 몰라 음지에서 삽질을 할 때였고, 회장이라는 직함도 없을 때였으니 빼도 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때부터 함께 하셨던 분들께 특별히 더 감사드립니다.
온라인상의 불만의 열기는 그때도, 지금도 다르지 않았겠지만
현장에서 모임을 하면 단 두명이 모이는 일이 비일비재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함께하는 분들이 있어 힘을 내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나서는 것에 조금은 더 거리낌이 없으니 모임이 더 발전하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해봅니다.
돌아보면 그때도 지금처럼 정치권에서 청년을 팔아먹었고, 모자란 제가 그런 것에 혹하여 우리 업계 내에서도 청년문제를 제기해보려고 했었습니다.
의원실에 정책제안서도 보내고, 청년문제에 관심 많은 의원을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우리사회의 불행이겠지만, 지도자들은 대체로 목소리 높이는 사람들에게만 관심을 가져줍니다.
티가 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들은 개선할 생각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시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몰라보기에 어쩔 수 없는 문제겠죠.
그래서 저는 젊은 회계사분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목소리를 내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예전에 비해 처우도 많이 좋아지고 현장 상황도 많이 나아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보수가 인상된 것은 문제를 감출 뿐,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
보수가 올랐다고 자료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닐 것이고, 보수가 올랐다고 투입인원의 부족이 해결된 것도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이만큼 받으면 이정도는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 는 반문이 더 설득력 있어 질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참다보면 문제는 다시 심각해지고, 결국 우리에게 칼이 돌아오게 됩니다.
게다가 높은 보수에 만족하여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우리는 부정에 동의한 사람 취급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외부에 문제제기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해야하는 것에 더해,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제기가 되어야 합니다.
한동안 정치권에서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내부총질’이라는 이야기 인데,
이것은 사실 업계에서도 동일합니다.
적정 선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건전하게 발전하는 조직이 되려면 내부의 총질은 필요하고,
그런 역할은 사실 젊은 세대인 저희가 요구 받기도 하고, 해야 하는 역할이기도 합니다.
물론 내부총질을 세련되게 하면 가장 좋겠죠.
저희 역시, 회 내부에 개별적으로 문제제기를 2년여 하다가
도무지 바뀌지 않자 2016년 총회에는 소송까지 하며 외부에 보도자료도 뿌리고 했습니다.
바뀔 때가 되어 바뀐 것인지, 아니면 소송을 통해 널리 알린 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협회 내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감사제도에 대한 법률적 변화가 있었지만,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제도가 바뀌기 전에 저희가 내부적인 문제제기를 하면 선배회계사들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하고 싶지만, 제도와 환경 때문에 어렵다고요.
이제 제도와 환경이 바뀌었으니, 여러분이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연대하고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측면에서, ‘회계사’라는 집단은 (자격증으로 동질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기적이라는 편견을 깰 필요가 있습니다.
제도가 바뀌고 가장 실망스러웠던 것은,
제도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조용히 숨어있던 사람들이
개선된 후에는 이권을 챙기기 위해 가장 앞장선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나쁘다고 하진 않겠습니다. 사람의 본성이고 회계사는 특히 셈에 민감하니까요.
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참 염치없는 조직이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청년회의 회장직은 사실 하라고 해도 하겠다는 사람이 없는 자리입니다.
하지만 자리의 속성이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입으로는 봉사를 외치지만 그 자리를 누구나 맡고 싶어한다는 것은 봉사 그 이상이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릅니다.
작게는 협회의 직함이 그럴 수도 있고, 크게는 우리가 바꾸려 하는 법과 제도가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지만, 결국 그것이 바뀌면 누군가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경우들을 사회에서 많이 목도합니다.
어쩌면 제가 한 일도 그런게 아니었나 반성하게 될 때도, 최근 몇 년간은 많았습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 못지 않게, 우리가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가 뉴스에도 나오고 기사에도 나오니 관종이라서 저러나보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조용히 사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다만 해야 하는 일이라 했을 뿐입니다.
활동이 탄력받은 것은 저희가 숨어있을 때가 아니라 나와서 활동할 때 였습니다.
결국 이곳은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은 우리도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주기를 바라고
우리를 돕는 사람들은 우리도 자신들을 도와주길 바랍니다.
주위에 도움만 받고 도움주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결국 그 친구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생각해보면 뻔한 일입니다.
업계 내에서 청년회계사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겠지만,
사회적으론 우리가 도움만 받고 지내야 할 정도로 불리한 위치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득권 집단이지요.
물론 온라인에선 우리가 무슨 기득권이냐고 푸념할 수 있겠지만,
당장 저만해도 주위에 친구나 주변사람들을 둘러보면 회계업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매우 상위클래스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면 남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반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논리의 설득력도 높아지고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습니다.
뭔가 최근에 업계의 상황이 나아지면서, 욕심은 더 커져가고 상대적으로 주변을 생각하는 것은 작아지지 않나 싶은 생각에 이런 이야기를 덧붙이게 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 늘 너는 얼마나 잘났냐? 라는 반문을 듣게 됩니다.
저 역시 그냥 평범한 사람이기에 이런 활동을 하면서도 스스로도 그런 반문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시선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는 활동의 영역도 많이 좁아집니다.
활동을 시작하고 가장 아쉬운 점 중 하나가, 이 일이 좋았고 재미도 있었는데
제가 뱉은 말로 인해 더 이상 업계 내에서 많은 일을 하기가 힘들거란 생각입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내가 맞다고 내 고집만 부릴 수는 없는 것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내가 주장하는 것과 모순이 되어 버리니
결국 이쪽의 일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선은 결국 개선할 기회를 가로막게 됩니다.
물론 심정적으로는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죄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는 사회가 되어버린다면
아무도 사회의 타락에 입열지 못하고 결국 사회는 나락으로 떨어질 것입니다.
그렇다고 언행불일치를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과 같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이 청년회 활동을 하는 분들을 위해 부탁한다면,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을 너무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달란 것입니다.
그들이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 지금 당신들이 사는 삶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지게 만들자고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토론하고 조정을 거쳐야겠지만, 무턱대고 배제하는 것은 좋지 못한 태도입니다.
90년대생이 오는 새 시대에는,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주류가 되어 이런 문제가 없길 바라지만 사회는 그리 쉽게 바뀌지 않으니 또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잘 되는 집을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안 되는 집을 물려주는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사회가 나아지는 것이라 믿었는데,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나니 우리만 나아지는 것 같아
지난 8년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이제 다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이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성찰해 보려고 합니다.
부족한 글 꼬박꼬박 읽어주시던 분들, 소액이라도 후원해주신 분들,
무엇보다도 함께 만나 도와주셨던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2020년대에는, 새로운 청년회계사회의 2기가 잘 꾸려져서
우리사회가 투명해지는데 보다 많은 기여를 했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저도 개인의 위치로 돌아가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도우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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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많이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많은 도움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고생하셨습니다 ㅠ
감사합니다 ㅎㅎ
고생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고생하셨고 죄송합니다
죄송하실것까지야...
한동안 안들어오다가 갑자기 문득 생각나서 들어와봤는데 이제서야 소식을 봤네요. 이 카페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근 10년 가까이..저는 비록 거의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지만 그동안 너무 고생많으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 일 하시면서 개인적으로도 힘드신일 많으셨던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거운 짐 내려놓으셨으니 아무쪼록 앞으로 하시는 일들 잘 되시길 기원합니다.
저도 내려놓고 논문쓰느라 잘 둘러보지 않다가 이제서야 봤네요.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고 건강하시길 바라며 다른 쪽에서도 하시는 일 잘 되시길
네 이제 좀 잘 됐으면 좋겠네요 ㅋㅋ
이제 봤네요 고생하셨어요 ㅎㅎ 시즌끝나고 식사한번 하시죠 ㅎㅎ
수고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