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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등룡마을의 한 주민이 태양열 조리기를 이용해 달걀을 익히고 있다①. 등룡마을에서 열린 풍력발전기 만들기 워크숍에서 학생들이 나무로 만든 프로펠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②. 한 주민이 유채꽃에서 추출해 낸 바이오 디젤을 트랙터 연료통에 붓고 있다③. |박재찬기자 |
◇등룡마을의 특별한 실험=부안에 ‘햇빛발전소’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5년 10월이다. 주민과 시민단체가 2500여만원을 모아 만든 국내 최초의 ‘시민 발전소’였다.
발단은 2003년부터 2년간 부안을 흔든 핵폐기장 반대 운동이었다.
이현민 부안시민발전소장은 “‘집단이기주의’라는 비난과 함께 많이 들은 말이 ‘부안은 전기 안 쓰냐’였다”며 “핵폐기장 반대가 원
자력 반대,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핵폐기장 결사 반대”를 외치던 주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외치기 시작했다. 부안시민발전소에 이어
부안성당, 원불교 부안교당, 변산공동체에도 주민과 시민단체가 세운 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섰다. 정부의 태양광 주택 10만호
보급사업에도 30가구가 참여해 타 지역보다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25일 등룡마을에서는 태양광 발전 공사가 한창이었다. 생태운동단체 생명평화마중물 교육관 지붕에 30㎾ 규모의 태양전지판이
올라가고 있었다. 부안시민발전소, (사)시민발전, 생명평화마중물이 함께 세운 시민 발전소다. 이달 말 완공되면 부안시민발전소
와 함께 시간당 36㎾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 전력은 한국전력에 판매된 뒤 다시 주민들에게 공급된다. 등룡마을 30가구
가 소비하는 전력은 시간당 60㎾ 정도. 전체 소요 전력의 60%를 태양광 발전으로 충당하게 되는 것이다.
교육관의 지열발전기는 온수 41.6도, 난방 26.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난해 겨울 설치한 35RT 규모의 지열발전기로 교육관 등
4가구에 온수와 난방을 공급한다. 지열발전기는 땅 속의 열을 응축시켜 난방에 사용하는 시설.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매스
보일러, 유채꽃 바이오디젤 등도 계획 중이다.
이 소장은 “에너지 자립 마을을 만드는 것이 등룡마을의 목표”라며 “2015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50%를 재생가능 에너지로 바꾸고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채 기름으로 가는 경운기=등룡마을에서 15분 거리인 주산면은 온통 유채밭이었다. 유채기름을 경유에 섞어 만드는
바이오디젤용 유채를 생산한다. 일반 경유보다 오염물질 배출이 적고, 재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유채 1㎏에 0.35ℓ의 바이오디젤 원액이 나온다.
유채 바이오디젤은 2005년 김인택 주산사랑영농조합 사무국장이 자신이 재배한 유채로 기름을 짜 1t 트럭에 넣으면서 시작됐다
. 주민들도 경운기, 트랙터, 지게차 등에 유채 바이오디젤을 넣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에는 주산초등학교 스쿨버스에 바이오디젤을 공급하는 행사도 열었다.
약 1000㎡로 시작한 부안군의 유채농사는 지난해 약 500만㎡(507㏊)로 늘어났다. 유채 바이오디젤이 알려지면서 부안군이
지난해 농림부 바이오디젤 재배 시범단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2009년까지 3년간 유채 재배 농가에 ㏊당 17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생산된 유채는 바이오디젤용으로 전량 수매한다.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에는 부안군 주도로 신재생에너지테마파크가 지어진다. 2009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약 37만㎡에
수소연료전지 산업단지와 신재생에너지 교육·홍보관 등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으로 유채 바이오디젤 실험도 금지됐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바이오디젤을 확대한다면서 주민들의 실험을 막고 바이오디젤을 석유회사로 넘기는 조치는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 소장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에 불과한데도 정부는 최근 태양광 발전 차액지원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며 “정유·
원자력에만 지원을 집중하는 에너지 지원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재생에너지
화석연료와 달리 이산화탄소 발생이 전혀 없는 친환경 에너지.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 수소에너지 등 3개 신에너지와
태양열, 태양광발전, 바이오, 풍력, 수소력,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 에너지의 8개 재생에너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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