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의자왕이 日에 선물한 상아바둑알
東大寺서 소장하다 奈良 박물관 전시
상아로 만든 바둑알에 조각된 새는 지금이라도 전시장을 박차고 날아오를
듯 생생했다. 1400년 전 바둑 강국 백제의 장인이 제작한 바둑알을 감상하기 위해 일본 관객들은 긴 줄도 마다하지
않았다. 일본 나라(奈良)의 도다이지(東大寺) 쇼쇼인(正倉院·보물 창고)이 소장한 일본 최고의
‘국보’들을 엄선해 매년 가을 단 2주 전시하는 일본 국립나라박물관 ‘쇼쇼인전’. 지난 10월 29일 개막한 이래 지난 10일까지 모두 17만
관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황인 올해 이 전시회의 간판 유물은 백제의 마지막 왕인 의자왕(재위 641~660년)이 일본에 선물한 상아
바둑알이었다.
쇼쇼인에 보물이 소장된 과정을 기록(서기 756년)한 ‘국가진보장’(國家珍寶帳)에 따르면, 의자왕은 후지와라(藤原鎌足·614~669) 대신에게 흑백(黑白) 바둑알 각각 140알, 검은색을 띤 진한 파랑(紺色·감색)과 빨강(紅色) 바둑알 각각 160알 등 모두 600알을 선사했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516알이 전해내려오고 있다
(의자왕이 일본에 선물한 바둑알통 뚜껑에는 코끼리 무늬가 새겨져 있다. 오른쪽은 파랑· 빨강 바둑알 )
검은색을 띤 파랑과 빨강 바둑 알은 상아를 둥글납작(지름1.5~1.7·두께 0.6~0.8㎝)하게 만들어 색을 칠한 뒤 새와 꽃무늬를 새겨 화려함을 살렸다. 흑백 바둑알도 비슷한 크기로, 석영과 사문석(蛇紋石)으로 만들었다.
의자왕은 이 바둑알을 코끼리무늬와 이파리 무늬를 장식한 목제 바둑통 네 개에 담아
하사했다. ‘백제바둑알’은 백제 미술의 세련미를 드러내는 한편, 백제의 ‘바둑 문화’가 얼마나 수준 높았던가를 증명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개로왕(재위 455~475)은 바둑에 빠졌다가 정사(政事)를 망치고
장수왕에게 침략을 당해 죽음을 맞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조남철-김인-조훈현-이창호, 그리고 이세돌 등 한국 바둑의 1인자 적통(嫡統)은 모두
백제의 후예, 호남에서 나왔다. 쇼쇼인전은 오는 14일까지 계속된다. |
출처: 토함산솔이파리 원문보기 글쓴이: 솔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