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피요르드 구경입니다.
책에서만 배웠던 피요르드를 직접 볼 수 있다니, 가슴이 두근두근거립니다.
피오르드는 '협만', '협곡'이라는 뜻으로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면서 녹아내린 빙하에 의해 산이 깎여 만들어진 지형을 말해요.
노르웨이에는 여러 가지 피요르드가 있는데 오늘 구경할 피요르드는
가장 아름다운 피요르드 게이랑에르와 가장 긴 피요르드 송네입니다.
송네 피오르드는 총연장 204km나 되는 피요르드인데
오늘은 저녁에 묵을 라르달로 가기 위해 10분 정도 유람선을 타고 간다고 하네요.
노르웨이 가이드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 베르겐에 사는 한국인 남자,
직업은 변호사이고 가이드는 취미로 한다고 해요.(취미로 가이드를?)
한국에서 유엔에 근무하다 노르웨이 여자를 만나, 이곳 노르웨이에서 살고 있답니다.
노르웨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다양한 정보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엿보여 좋았습니다.
피오르드를 가기 위해 산악지대로 이동하는 중 처음 만난 무지개입니다.
이곳은 날씨를 도무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비가 흩뿌리다가, 다시 해가 나고, 해가 나는가 하면 또 다시 비가 흩뿌리고...
그래서 얇은 옷을 여러 겹 입고, 더우면 벗고, 추우면 껴입고를 되풀이해야 합니다.
차창밖 풍경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가이드는 버스를 타고 가면서, 우리들의 관심거리인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습니다.
노르웨이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것과 동시에 독립을 합니다.
그에 따른 생활비는 나라에서 대주고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경제적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에요.
부모는 전혀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이 아이들은 고3이 되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돈을 버는 이유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나서 2-3년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예요.
취미학교에 다니거나, 세계여행을 준비하기도 하지요.
그리고나서, 대학에 진학할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대학에 진학하는 아이들은 약 20% 정도입니다.
대학에 가면 나라에서 돈을 대줍니다. 공부하느라 너무 수고한다면서요.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일반회사 월급에 해당하는 돈 8000만원 정도를 지원해 주고요.
만약, 외국 학생이 노르웨이 대학이나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면 그 학비 또한 무료라고 합니다.
와, 정말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들으면서 부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하여튼 복잡한 심정입니다.
게이랑에르 피오르드 가는 도중에 잠깐 스타브 교회에 들렀어요.
이 교회는 1170년 경에 세워진 목조 건물입니다.
노르웨이에 기독교가 전파된 것은 바이킹 시대이지요.
그 시대의 한 왕이 영국 수도원을 침략했다가 기독교 문화에 반해서 들여왔답니다.
교회와 함께 있는 죽은자들의 안식처..
기념비석이 똑같은 게 하나도 없어요. 하나 하나 개성을 살려 만든 점이 참 인상적이었지요.
우리나라 묘지 비석은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습니다.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른 것은 죽은자의 이름과 생몰연월일뿐...
북유럽 전역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마가목 나무...
빨간 열매가 사랑스럽습니다.
깊은 산속에도, 일반 가정집 뜨락에도, 가로수로도 어느 곳에나 있는 마가목...
노르웨이는 초중학교과정(9년)이 하나로 합쳐져 있어요.
이것도 좀 특이하지만 더욱 특이한 것은 그 9년 동안 담임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물론 반도 바뀌지 않는답니다.
"만약 담임이 맘에 안 들면 어쩌지요?"
누군가의 질문에 가이드가 명쾌하게 답합니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부모는 깊은 신뢰감이 있어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거예요.
참 놀라운 일이지요?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담임이 맘에 안 든다고 바꿔달라고 항의하는 학부모도 꽤 있다고 들었어요.
노르웨이는 똑똑한 사람들의 나라가 아니고,
진도를 못 맞춰 뒤쳐지는 아이들을 잘하도록 독려하는 나라...
토론식 수업으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라...
여기는 해발 1030m
눈보라가 치고 바람이 쌩쌩 불고 발밑은 온통 얼음 투성이입니다.
어찌나 추운지, 귀가 빨개지고 손이 시려웠습니다.
얼음나라...
하지만 이 산을 내려가면 다시 온도는 올라가지요.
드디어 게이랑에르 피요르드에 도착했습니다.
커다란 배에 버스까지 태우고 출발!
피요르드 관광의 백미는 뱃머리에서 보이는 피요르드의 환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에요.
유람선이 물살을 가르며 이동하는 동안 간간히 비가 흩뿌리기도 했습니다.
노르웨이에서 사먹을 만한 것은 코콜릿이라기에 29 크로나를 주고 사먹었지요.
우유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며 그리 달지 않으면 맛있었습니다.
1,00미터가 넘는 산들로 둘러싸인 게일랑에르 피요르드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피요르드입니다.
게이랑에르 피요드르에 있는 수 백개의 폭포 중 하나인 7자매 폭포는 일곱 자매를 상징하고 있어요.
자연암석으로부터 떨어지는 일곱 줄기의 거대한 폭포이지요.
높이 182미터의 암반절벽을 타고 쏟아지는 모습은 장관 중의 장관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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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자매 폭포 맞은 편에 있는 또하나의 폭포는 맥주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폭포예요.
이 폭포가 7자매에게 차례로 청혼을 했는데 모두 거절당했다는 재미있는 전설이 있네요.
점심으로 먹은 노르웨이 현지식...
노르웨이의 싱싱한 생선이어서 그런지 맛있었습니다.
두 번째 본 무지개
무지개의 색깔이 선명했습니다.
공기가 깨끗하니 무지개 색깔도 깨끗했습니다.
어렸을 적 보았던 무지개 생각이 나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다시 비가 개이고 창밖은 아름다운 풍경들로 가득합니다.
세 번째 본 무지개...
버스 안에서 순간적으로 찍었는데도 잘 나왔네요.
하루 동안 무지개를 세 번이나 보았네요.
가는 내내 펼쳐진 만년설
만년설은 눈이 쌓이고 녹고...그렇게 반복을 거쳐 형성되었기 때문에 눈과는 좀 성질이 다르답니다.
눈의 결정과 달라서, 뜨거운 여름에도 잘 녹지 않는거지요.
빙하가 녹아 흘러내린 물이 콸콸콸
가는 곳마다 냇물을 이루고, 폭포를 이루고....
사정없이 흘러내립니다.
빙하가 녹은 물은 녹색을 띱니다.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푸른 빙하로 불리우는 브릭스달입니다.
브릭스달 푸른 빙하는 해발 1450미터에 있는 요스테달 빙하 국립공원 안에 위치하고 있어요.
뵈이아 빙하라고도 합니다.
이곳의 지붕을 보세요.
노르웨이 집들은 대부분 이렇게 지붕을 올립니다.
이런 집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노르웨이 전통방식이에요.
냉방, 온방의 효과가 있고요.
흙과 풀은 숨쉬는 것이므로 건강에도 무척 좋겠죠?
무엇보다 친환경적입니다.
이런 지붕은 사는 집 말고도 축사나 창고도 있는데 10년 또는 20년에 한 번씩 지붕을 교체한다고 합니다.
축사나 창고 지붕의 풀은 깎지 않고 그냥 두지만
사는 집의 지붕 풀은 염소를 이용해 깎아낸다고 합니다.
다리가 튼튼한 염소가 경사가 심한 지붕 위에 올라가서 풀을 다 뜯어먹는다는 겁니다.
피얼란드 박물관에서...
박물관을 돌아보기 전에, 빙하에 대한 영상을 보았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박물관은 마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운영한다고 해요.
영상 자료에 빙하 탐험을 하기 위해 스키를 타고 올라가는 네 명의 사람이 나오는데
이 사람들이 모두 가족 또는 친척이라는 거예요.
그렇게 소박하게 영상을 제작했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볼만했어요.
빙하의 장엄한 풍광과 어우러진 음악도 좋았고요.
빙하 체험을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동굴...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져 있었어요.
물방울 소리도 똑똑 들리고, 빙하도 흘러내리고, 어디선가 한 줄기 빛도 흘러 나오고...
박물관 안에서....한적하게 앉아...
피얼란드 박물관 앞마당에서
이곳은 산꼭대기 호수가 잘 보이는 곳이에요.
호수의 색깔이 녹색으로 보이는데 사진에는 잘 안 나왔어요.
한참 버스를 타고 가다 드디어 우리가 오늘 묵을 '라르달'에 도착했어요.
린드스톰 호텔은 아주 오래된 호텔로서 4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네요.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마을 산책을 나갔지요.
오래된 마을, 오래된 집들 사이에 있는 사과나무..
노르웨이 정원에는 꼭 사과나무가 있어요.
빨간 사과 또는 연두색 사과가 가지가 휘어지도록 달려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지요.
빨갛게 익은 사과가 떨어져 있길래, 룸 메이트랑 하나씩 주웠어요.
"뭐라고 하면 어떡하지요?"
룸 메이트의 말에 제가 얼른 말했어요.
"가지에서 딴 것도 아니고 떨어진 것 주웠는데?"
"그래도요."
"에이, 그럼 중국사람이라고 할게. 워 쓰 중구어런. 이렇게 말이야."
주운 사과는 아기 주먹만 했지만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어요.
어렸을 적 먹었던 홍옥 맛...
호텔 방에 들어와 창밖을 보았습니다.
조용한 마을이 조용히 인사를 합니다.
"잘 자라.."고...
내일은, 플롬이라는 작은 도시로 이동해 산악열차를 탈 예정입니다.
눈 덮인 산을 지나, 폭포를 구경하고 꼬불꼬불 산속 길을 칙칙폭폭 가겠지요?
그런 다음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으로 향합니다.
여행기는 내일도 계속됩니다.
자, 이제 저는 꿈나라로 가렵니다.
2012년 9월 9일 오전 12시 50분에 씀...
첫댓글 ㅎㅎ, 눌러앉고 싶겠네요. 깨끗힌 자연과 자연스런 집들과 그러한 교육을 받고 자란 학생들은 얼마나 좋을까?
800년이 넘은 목조교회가 너무나 잘 보존되어 있어 인상적입니다.
나무로 만든 집이 거의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부지런하신 선생님
력속에서나 볼수있는듯한 아름다운 모습들입니다 한답니다...
빨간모자가 더욱 빛을발해 아름다워요
사진도 어쩜 요소요소 그리도 잘 찍으시는지 .....감탄입니다
요즘 우리나라도 가을색이 완연해 아침저녁으로는 긴팔옷을 안입으면
ㅋㅋ 다후님...늘 잘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이 해외에 가신다고 해서 산모퉁이가 적막할 줄 알았는데...오히려 더 화려하고 즐거운 이야기거리가 넘쳐나네요. 아름다운 풍경과 좋은 사람들....감사합니다. 그리고 엄청 부러워요~~~
준비하고 있으면 곧 미운오리님에게도 기회가 올 거예요. 저도 우연히 그 기회가 왔답니다. 아주 우연히,....
자연의 위대함, 아름다움에 새삼 입이 벌어지네요. 너무 아름다워요.
샘하고 갔으면, 어마어마한 감탄사가 나왔을 거고, 그 감탄사에 같이 간 사람들 모두 어마어마하게 즐거웠을 겁니다. 옛날 동유럽 생각났어요.^^
ㅋㅋㅋ 워 쓰 쭝궈런... 밥 먹다가 뿜을 뻔했네요..
집집마다 정원에 사과나무가 있는데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열렸어요. 아기 주먹만한 사과들...우리나라처럼 큰 사과는 한 개도 없었지요.^^
스위스 생각도 나네요
아마 스위스랑 비슷한 면도 있을 거예요.
우리나라도 자연을 잘 보존했으면 참 좋았을텐데.....아쉬워요. 속상하고....마구잡이 개발, 늘 땅이 좁다는 말만 앞세우지요
지금이라도 잘 보존했음 좋겠어요. 땅이 좁은 건 사실이지만 구석구석 얼마나 아름다운 데가 많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