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마을 도서관 수료식
두근 두근
대망의 수료식
입니다.
한영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동요회 시작을 알립니다.
“자,
이제부터 동요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두 자리에 앉아주세요.”
한영이,
해솔이,
유민이가 앞에 서서 맑디 맑은 목소리로
동요를 부릅니다.
그 옆엔 멋진
동혁이가 기타 연주를 합니다.
그 뒤엔 완두콩
선생님,
물들다 선생님,
탕감자 선생님께서 우쿠렐레를 치십니다.
완두콩 선생님께서는 몸을 리듬에 맡긴듯 흔들 흔들 노래에 따라 움직이십니다.
그 모습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아름다운 화음을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아 귀를 쫑끗 세웠습니다.
'곰 세마리,
멋쟁이 토마토,
사과 같은 내 얼굴,
라면송'
부끄러워하던
한영,
해솔,
유민이가 예쁘게 동요를 부릅니다.
특히 라면송에서는
아이들 모두가 목청껏 소리 높여 부릅니다.
'겨울 나무,
사랑하는 내 동무,
산 도깨비'
우쿠렐레 몸통을
퉁퉁퉁.
서로 눈빛을 나누며
시작 사인을 알립니다.
완두콩 선생님,
물들다 선생님,
탕감자 선생님께서 우쿠렐레를 치시며
포근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십니다.
어른들 아이들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집니다.
잘 부르든 못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박자,
음정 상관 없습니다.
함께 부르는 것.
그것 자체로
아름다운 하모니가 됩니다.
마을 근사한
카페에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즐겁게 동요를 불렀습니다.
그 어느 합창단보다 멋있었습니다.
그렇게 호숫가
마을 동요회는 끝이 났습니다.
그리고나서 아늑한
조명 아래 각자 겨울 활동 발표를 했습니다.
자신들이 한 활동을
마음껏 자랑하는 시간입니다.
사진팀 발표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동건이가 했습니다.
최선웅 선생님께서
동건이가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건 놀라운
일이라 하십니다.
힘들었을 텐데,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끝까지 연습대로 진지하게 발표한 한 동건이에게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사진팀
활동 설명이 끝나고 동건이가 “사진팀 나와” 합니다.
한선이,
서연이,
호운이,
정민이,
상화까지 앞에 쪼르륵 서 있습니다.
다들 긴장해 표정이
굳습니다.
스크린에 각자
사진을 띄우고 그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추동 마을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이니 마을 사람들도 모두 익숙한
곳입니다.
하지만 저마다
각자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상화는 대청호
갈대와 그 사이로 보이는 추동마을을 찍었습니다.
사진 제목은 마을과
집 입니다.
마을이 집처럼 보이고 집이 마을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리고 뭔지
모르겠는 식물(갈대)은
그냥 나무라 하겠답니다.
그 나무에 하얀
것이 달려 있던 것이 예뻤다고 합니다.
그전 까지 장난치며
깔깔 거리고 놀던 호운이는
자기 순서가 되자 얼음이 됩니다.
호운이는 상추에서
중추로 가는 길목에서 찍은 사진을 설명했습니다.
보물인
이유는 '나의
마을이니깐'이라고
짧고 강렬하게 얘기합니다.
나의 마을이니깐.
그래서 보물이고 그래서 찍은거라
합니다.
호운이의 말을 듣자 가슴에 묵직한 것이 쿵하고 들어온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감사 영상을
보았습니다.
저 멀리 괌에서
영상을 찍어서 보내온 준희가 나옵니다.
수영복에 멋진
선글라스까지 쓴 준희.
다들 반가운 얼굴이
나오자 하하 호호 웃습니다.
준희,한선,서연,동건,상화,정민,호운
모두 이태리 선생님과 강오상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잘
해주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재밌고 유익한 활동을 해준
이태리 선생님과
강오상 선생님께 얼마나 고마울까요.
보이지 않더라도
이웃 사이에 인정이 흐르고 있을겁니다.
“이상으로 사진
수업 활동 발표를 마치겠습니다.”
사진 발표가
모두 끝난 후 동건이의 맺음말 인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집니다.
다음은 일상생활
기술 활동 발표를 했습니다.
유고은 선생님과
가현이가 했습니다.
난로 앞 테이블에는
일상생활 도감과 바느질 활동한 것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든 일상생활 도감이었습니다.
지은이는 모든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그 도감에
호숫가마을도서관 바코드까지 넣어 마을 사람들이
빌려볼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일상생활 도감이 도서관에 꽂여 있는 것을 본다면
자랑스럽게 “저거
내가 만든거야!”
하지 않을까요.
가현이가 바느질을
알려주신 완두콩 선생님께 감사장을 전달합니다.
감사장을 받으신
완두콩 선생님께서는 춤추듯 자리로 돌아오십니다.
완두콩 선생님께서
느끼셨을 기쁜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6학년
졸업여행 활동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혜린이와 정률이가
발표를 맡았습니다.
먼저 정률이가
2박3일
동안의 여정을 얘기해줬습니다.
고기를 구워 먹고,
썰매를 타고,
칠보산 등산을 하고,
캠프파이어 때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른 것 까지.
정률이의 얘기만
들어도 졸업 여행이 얼마나 재밌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혜린이도 당당한
목소리로 졸업 여행 소감을 발표했습니다.
그 당당한 목소리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기획해서 다녀온 졸업 여행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리고 그 일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말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격려글을 받고,
팀별 회의와 전체 회의.
그 쓰디 쓴 과정을
모두 마친 후 얻게 된 달콤한 졸업 여행.
12명 아이들 모두가
참 대견스러웠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는
아이들은 한 뼘 더 자랐겠지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격려도 받고,
결국엔 그것을 해내기
까지.
어설픈 결과와는 상관없이 모든 과정이
귀하고 소중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호숫가마을 탁구 대회 활동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이러 저리 뛰어다니며 탁구 대회를
위해 애써준 동혁이가 발표합니다.
마을 잔치였던
탁구 대회.
그 정겨웠던 풍경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리고 류지형
선생님이 송 반장님께 감사장을 전달합니다.
송 반장님께서는
멋쩍은 웃음으로 감사장을 받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어느때 보다 더 크게 박수를 칩니다.
그러니 송 반장님께서도
활짝 웃으십니다.
다음은 양 선생님과
조영국 선생님께서 감사장을 받으십니다.
양 선생님께서는
“나?
내가 왜?
내가 왜 받아?”
하시며 나오십니다.
상화는 엄마가
나오니 “제가 받을래요!”
하면서 엄마 앞에 떡 하니 자리를
잡습니다.
막내 상현이는 그 앞에서 감사장을 받는 엄마를 찍습니다.
그제서야 양
선생님께서는 웃으시며 브이 포즈를 하십니다.
아이들은 감사장을
받는 엄마를 자랑스러워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탁구 대회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각종 식자재를 빌려준 양 선생님에게
고마워합니다.
양 선생님께서는 그 앞에서 떳떳하게
감사장을 받습니다.
주산동으로 이사
오신지 얼마 되지 않은 양 선생님과 이웃 사이에
더 촘촘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겨울 활동 발표가
모두 끝난 후에는 아이들에게 수료증을 전달했습니다.
수료증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가서 편지 읽듯이 진심을 담아 읽고 전달합니다.
고마웠다고, 잘했다고,
참 예뻤다고.
그리고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아이들도 꼬옥
안아줍니다.
두 팔로 서로를 감싸 안았습니다.
서로의 마음이
맞닿을 수 있도록 꼬옥.
수료증을 가슴에
붙이고 다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수료증을 전달하는
그 풍경을 보시고
탕감자 선생님께서는
“참 아름다운 풍경이다.”하십니다.
맞습니다.
참 아름다웠습니다.
모두가 빛나
보였습니다.
잘 사는 사람,
어려운 사람,
사이가 좋은 사람,
사이가 안 좋은 사람, 장애가 있는 사람.
구분하지 않습니다.
어려움이 있어도 여느 사람들이 누리는 공간에서 함께
어울렸습니다.
그 곳에서 함께
축하해주고,
함께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따뜻한 정이
오갔습니다.
그러니 모두가
빛나 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모두의 가슴 속 한켠에 생각만해도 마음이 훈훈해지는
소중한 추억을 가득 담고 갑니다.
정겨운 사람 살이.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밤이었습니다.
호숫가 마을, 참 사람 살 만한
동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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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과정 속에서는아이들은 한 뼘 더 자랐겠지요.
그 과정에서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주변 사람들에게 격려도 받고,
결국엔 그것을 해내기까지.
어설픈 결과와는 상관없이 모든 과정이귀하고 소중합니다.
정말.. 모든 과정이 귀하고 소중해요.
@유고은 그래 참 소중하다.
그때가 그립다 고은아.
@유고은 그때가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