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 의대 가?...서울대 신입생, 입학 일주일만에 119명 휴학
최은경 기자 입력 2024.03.13. 23:23 조선일보
서울대 신입생 100여 명이 입학한 지 일주일 만에 휴학계를 냈다. 상당수는 의대에 도전하려는 이공계 학생으로 분석된다.
13일 서울대가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4학년도 신입생 휴학 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학기가 시작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1학년 신입생 119명이 휴학계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개강 닷새 만에 신입생 3%가 학교에 안나오기로 한 것이다. 자유전공학부(입학 정원 123명) 하나가 통째로 사라진 셈이다. 휴학한 신입생 대다수는 이공계생이었다. 농업생명과학대학이 29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과대학(26명), 사범대학과 첨단융합학부(각 17명), 자연과학대학(7명), 생활과학대학(7명) 순이었다. 첨단융합학부는 윤석열 정부가 첨단 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 30년 만에 서울대 입학 정원을 늘려줘 생긴 학부다. 올해 신입생 218명을 뽑았다. 이곳에서도 17명이나 휴학했다. 의대와 같은 ‘메디컬 계열’인 약학대학과 수의과대학에서도 각각 4명, 1명씩 휴학계를 냈다.
그래픽=백형선
입시 업계는 휴학생 대부분 의대에 도전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 쏠림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내년에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밝힌 게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대는 다른 대학과 달리 1학년 1학기부터 휴학할 수 있어 ‘반수’를 노리는 학생이 많다고 한다. 한 입시 전문가는 “휴학하고 곧장 수능 공부를 해야 입시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으로 입학 직후 휴학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 1학기 중 휴학생은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1학기 휴학생 규모는 2020학년도 109명, 2021학년도 150명, 2022학년도 214명, 2023학년도 252명 등으로 매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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