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원의 불고기
옛날 부모님이 사주셨던 음식중에 가장 맛있었던 음식을 기억하라면
많은 사람들은 중국집 짜장면을 이야기하지만 저는 불고기요리를 이야기하곤 합니다.
특히 을지로 4가인가 시장 뒷골목에 있던 우래옥에서 먹었던 불고기는 평생 잊히지 않습니다.
둘이 가면 언제나 불고기 2인분을 먹은다음 물냉면 한 그릇을 시키곤 했는데
언제나 불고기가 조금 부족한듯해서 냠냠했었습니다
예전에 먹었던, 불고기라는건 쫄깃쫄깃하고 보들보들한 육질의 고기도 맛있었지만
불고기 건더기를 다 건져먹은 후에 그 불판 가장자리에 고인 육수를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서
밥을 비벼 먹으면 그 달착지근한 육수가 밥과 어울려내는 기막힌 맛으로 입을 다시게 하였습니다.
한동안은 그런 불고기맛을 내는 집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고기 탓인지, 조리방법 탓인지
이유는 모르지만... 그래서 고깃집을 가도 불고기 보다는 갈비 따위를 시키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강남역 부근에 있는 '사리원'이라는 불고기집에 갔는데, 예전 불고기 맛이었습니다.
불판입니다.
가장자리가 상당히 깊습니다.
불고기를 넣기 전에 먼저 육수를 부었습니다.
육수가 조금 뜨거워지기 시작하자 불고기를 넣습니다.
양송이버섯, 파 등을 곁들입니다.
메뉴판을 보니 이 댁의 고기는 '한우'라고 씌어 있습니다.
불고기가 익기 시작합니다.
불고기 사진은 여기까지입니다.
익은 후에는 찍지 않았습니다.
맛은 예전 불고기 바로 그맛이었지만 사진으로 표현하는 건 별로니까요.
딸려나온 깡된장찌개가 기막힙니다.
그냥 단것도 아니고 그냥 쓴 것도 아닌,
쌉쌀하기도 하고 터벅하기도 한, 이런 걸 시골 막된장 맛이라고 하는지요.
불고기를 아주 맛있게,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불고기와 그 불고기가 녹아내린 육수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한 후 계산대에 나오다가 보니 이런 것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사리원에서 사용하는 소금과 냉면의 식재료인 메밀입니다.
소금은 전북 부안군의 곰소에서 생산한 천일염입니다.
사리원은 3대째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합니다.
이 댁 사장님의 할머니 때, 할아버지가 당뇨로 고생하셔서 그 분 건강을 위해 특별히
차려내는 음식(불고기)을 만들다보니 불고기집을 하게 되었다는 내력이 있더군요.
그래서 불고기를 재울 떄 사리원은 설탕을 쓰지 않고
여러 종류의 과일과 채소로 육수를 만든다고 합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다면... 사리원의 전화번호는 02-3474-5005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