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의 지리산(智異山 1915m)
하늘이 울어도 울지 않은 지혜가 남다른 장엄한 산
새만금일보 ㅣ 기사입력 2015/10/02 [00:02]
▲ 군산종주팀 ©새만금일보
<군산 종주팀 소개> 2002년 3월 창립한 군산종주팀(팀장 장영조)는 회원 7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2005년부터 2015년 4월까지 일제가 왜곡한 산경표(山經表)의 우리전통지리부활운동을 펼치며 남한의 백두대간과 9정맥을 완주하고, 우리나라 100대명산을 산행하고 있다.
▶ 개요와 자연경관
▲ 천왕봉 © 새만금일보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우리민족 정기가 서린 백두산 백두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도상거리 약 1,621.5km를 뻗어 내리는 우리전통지리의 대동맥이다. 북한 구간은 백두산에서 향로봉까지 937.8km고, 남한 구간은 향로봉에서 지리산까지 683.7km다. 백두대간을 종주꾼들은 최전방인 향로봉까지 가다가 멈춰 서있다. 북한 구간의 백두대간종주 대신 유람선으로 금강산을 다녀오거나, 중국을 거쳐서 백두산을 오르는 것으로 위안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 남단에 우뚝 솟은 지리산은 1967년 우리나라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다. 20개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넓은 440.4km2(1억3천 만 평)이고. 824종의 식물과 421종의 동물이 살고 있다. 1,500m가 넘는 20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며, 20여개의 긴 능선과 칠선, 한신, 피아골, 뱀사골, 대원사계곡 등의 큰 계곡이 있다. 지리산의 북쪽은 만수천-임천-엄천강-경호강-남강-낙동강으로 흘러간다. 남쪽은 섬진강이 흐른다.
▲ 천왕봉-지리산 능선 © 새만금일보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함양군. 하동군. 산청군의 3도 5시 . 군 15개 읍 . 면의 방대한 지역에 동서로 약 28.5km의 장대한 능선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은 백두산, 한라산과 우리나라 삼신산 또는 3대 명산으로 꼽히고 있다. 고승들이 대가람을 창건하였고, 대학자인 고은 최치원, 풍수지리에 달통한 도선국사가 편력하였다. 임진왜란, 일제시대, 한국전쟁 전후의 민족수난의 현장으로 온갖 아픔을 지닌 산이다. 문학사에 있어 박경리의 <토지>, 이병주<지리산>, 이태의 <남부군>, 조정래의 <태백산맥> 배경이 되기도 했다.
지리산은 장(壯)하나 수(秀)하지 못하고, 금강산은 수하나 장하지 못하고, 묘향산은 장하며 수하다 했다. ‘장하다’는 말은 ‘훌륭하다’ ‘웅장하다’는 의미다. 동쪽의 주봉인 천왕봉에서 서쪽의 반야봉, 노고단, 성삼재까지 칠십여 리라고 하나 천왕봉의 동쪽 하봉에서 반야봉에서 노고단, 종석대를 돌아 만복대, 세걸산을 거쳐 바래봉까지 합하면 백리가 휠씬 넘는다.
▲ 천왕봉서 본 지리산 능선 반야봉 © 새만금일보
천왕봉, 촛대봉, 반야봉, 노고단 등에서 천하를 조망할 수 있다. 남덕유산, 기백산, 남북으로 두개의 백운산, 가야산, 황매산, 응석봉, 자굴산, 와룡산, 무등산, 장수의 팔공산, 진안의 운장산 등 많은 명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천왕봉은 천의 얼굴을 하며, 변화무쌍함과 아름다운 비경의 모습을 간직한 채, 대한민국 반만년의 역사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다.
▲ 장터목에서 본 반야봉 © 새만금일보
천왕봉은 언제 찾아도 웅장함을 자랑한다. 어머니처럼 인자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를 몰아치며, 세속인들의 잘못을 꾸짖듯이 준엄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구름바다를 헤치고, 찬란하게 솟아오르는 일출의 대장관을 보여준다. 화려한 석양의 낙조와 지리산 연봉들의 산허리를 감싸않은 운해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기도 한다.
▲ 천왕봉 © 새만금일보
남명 조식선생이 일찍이 ‘만고천왕봉 천명유불명(萬古天王峰 天鳴猶不鳴)’ 즉, ‘하늘이 울어도 아니 우는 산’으로 지리 영봉의 장엄함을 칭송하였다. 그 위용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천하 제1경인 천왕일출과 석양낙조를 빚어내는 천왕봉은 3대에 걸쳐 적선을 하지 못하면 일출을 볼 수 없다는 속설이 있다. 천왕봉을 오르려면 반듯이 거쳐야 할 관문이 있는데, 동쪽의 개천문(일명 개선문)과, 남서쪽의 통천문이다. 이 관문 외에 마천에서 칠선계곡을 경유하여 오르는 날카로운 비탈길과 대원사에서 치밭목과 중봉을 거쳐 오르는 험난한 두 길이 있다. 하지만 모두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만 주봉을 오를 수 있다. 천왕봉은 아무에게나 등정을 허락하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 통천문 © 새만금일보
고려시대의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시대의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智異(지이), 地理(지리), 地異(지이), 頭流(두류) 등 한자가 통일되어 있지 않고 서로 다르다.
<택리지>에는 ‘백두산의 맥이 크게 끝난 것이므로 두류산이라고도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방장산(方丈山)이란 이름은 중국 쪽에서 쓴 것으로 삼신산(三神山)도 그와 맥락을 함께 하는 이름이다. 智異山(지이산)을 ‘지혜가 다른 산’ ‘천재이변을 미리 아는 지혜 있는 산’이라 하거나 智理를 智利의 변형으로 보고 지리(智利)는 대지문수사리보살(大地文殊師利菩薩)의 지(智)와 리(利)를 땄다는 주장도 있다.
▲ 제석봉 고사목 © 새만금일보
▶문화유적 및 명소
[사찰]지리산은 큰 산이라서 큰절이 많다. 화엄종찰인 화엄사, 명필현판이 많은 천은사, 독립운동의 근거지 연곡사, 최치원의 자취가 남아있는 쌍계보찰 쌍계사, 화개동천의 칠불사, 남원 실상사, 칠선계곡의 벽송사, 산청군 삼장면의 대원사, 내원사, 천왕봉 남쪽의 법계사 등이다. 점필재, 뇌천, 남명 등의 명사들이 남긴 산행기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지금은 없는 장터목 근처의 향적사, 영신사, 천불암, 단속사, 엄천사 등이 등장한다.
[지리 10경] 천왕일출(天王日出), 반야낙조(般若落照), 연하선경(烟瑕仙境), 벽소명월(壁宵明月), 세석철쭉(細石철쭉), 노고운해(老姑雲海), 직전단풍(稙田丹楓), 불일폭포(佛日瀑布), 칠선계곡(七仙溪谷), 섬진청류(贍賑淸流)
▶산행안내
o 성백종주 : 성삼재-반야봉-천왕봉-장터목-백무동 37.9km, 18시간25분)
▲ 형제봉 © 새만금일보
o 화대종주(화엄사-노고단-천왕봉-대원사 44.2km, 23시간)
o 화백종주(화엄사-천왕봉-백무동 39.9.km, 20시간)
o 태극종주(구인월-성삼재-천왕봉-웅석봉-덕산교, 90.9km,45시간)
이번산행은 군산종주팀(팀장 장영조) 회원들과 성삼재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지리산을 구간종주했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종주길은 천국을 거니는 길이다. 그 장엄한 산을 거닐고 오르는 길은 대표적으로 화엄사 계곡길, 피아골길, 왕시루봉 산능길, 세걸산, 바래봉길, 뱀사골길, 칠불사길, 삼정리길, 대성골길, 남부 산등길, 거림골길, 한신계곡길, 중산리 계곡길, 한신지 계곡길, 백무동-하동바위길, 법계사길, 칠선계곡길, 대원사 계곡길 등이 있다.
▶교통안내
o 전주-완주광양고속도로-남원Jc-88고속도로-지리산 나들목-인월(60번도로)-마천-백무동/뱀사골-성삼재
o 익산포항고속도로-함양IC-마천-백무동/마천-뱀사골-성삼재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