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명의에게 듣는다 (25)전립선비대증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 통로 막아
요도 폐색으로 빈뇨 등 증상 나타나 노화로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큰 원인
약물 개발로 수술빈도는 줄었지만 효과 없을 땐 절제술 등 고려해야
소변을 오래 참거나 과음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운동으로 예방을
전립선비대증은 비대해진 전립선이 소변의 통로를 막아 요도 폐색을 일으키고 소변의 흐름이 느려진 상태를 말한다.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빈뇨),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지연뇨·요주저),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배뇨가 가능한 증상(복압배뇨)이 나타난다. 또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세뇨·약뇨), 소변이 중간에 끊기거나(단축뇨),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또 보고 싶으며(잔뇨감), 소변을 다 보고 난 후 방울방울 떨어지는 증상(배뇨 후 요점적)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요절박), 소변을 참지 못해 옷에 누기도 하며(절박성 요실금),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야간빈뇨) 경우도 나타난다.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고환의 노화로 정상 기능을 잃은 것이 전립선비대증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립선은 남성호르몬에 의존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성장과 기능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남성호르몬이 필요하다. 노화가 진행되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한다. 유전적 요인과 가족력도 전립선비대증과 연관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진단은 배뇨에 시간이 걸리는 등의 하부요로 증상, 방광의 출구가 좁아지는 방광출구 폐색, 전립선 크기가 커졌을 때 한다. 이를 위해 문진·신체검사·요검사·전립선특이항원·증상점수표를 이용한다. 또한 요류검사 및 잔뇨량 측정법, 압력 요류검사, 방광경검사, 경직장 초음파검사 등도 시행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크게 대기요법과 약물치료·수술치료법이 있다.
대기요법은 환자의 증상이 견딜만한 수준인 경우 일정 기간 경과를 관찰하는 방법이다. 환자에 따라선 좌욕이나 배뇨습관 개선, 수분 섭취량 조절,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약물치료에는 알파차단제와 안드로겐 억제제를 쓴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선 요도의 압력과 긴장을 낮춘다. 하루 한번만 복용하면 돼 간편하며 효과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됐던 알파차단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무기력증과 두통, 시야 이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안드로겐 억제제는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데 사용된다. 장기 복용하면 급성 요폐를 감소시켜 전립선비대증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유용하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복용 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성기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이 있어 전립선특이항원수치가 높고 전립선 크기가 큰 경우에만 권장된다.
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좋은 약물이 많이 개발돼 과거보다 수술빈도가 감소했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요로감염·혈뇨·요폐 등이 발생하거나 방광내 결석이 생기는 경우, 약물치료 효과가 없을 땐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경요도 전립선절제술은 전립선비대증 수술의 표준적인 방법이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을 넣어서 수술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는다. 부작용으로는 출혈과 발기부전, 정액이 나오지 않고 방광으로 다시 들어가는 역행성 사정을 비롯해 요실금·요도협착·부고환염·요로감염 등이 있다.
KTP(케이티피) 레이저 수술은 출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장점 덕분에 널리 보급된 치료법이다. 장기 추적 결과, 기존의 경요도 전립선절제술보다 합병증의 발생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종 적출술이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KTP 레이저나 경요도 전립선절제술로 비대해진 전립선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전립선종 적출술은 비대해진 전립선을 통째로 분리해 제거할 수 있다.
이밖에도 수술이 힘든 환자에겐 온열요법, 침 소작술, 극초단파 치료술, 풍선 확장술, 에탄올 주입법 등을 적용하지만 효과는 기존의 수술보다는 떨어진다.
전립선비대증이 모두 악화되는 것은 아니며, 일부에서는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전립선의 크기가 커진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에 따라 진행되는 질환이므로 약물치료를 통해 완전히 멈추게 할 수 없고 점차 요류의 감소, 잔뇨량의 증가, 증상의 악화 등이 진행된다.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과 규칙적인 운동도 도움이 된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평소에 체중을 조절하고 내장지방 양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거나 과음은 피해야 한다. 과일과 채소류(토마토·마늘·녹차 등) 섭취를 늘리고, 육류와 지방 섭취는 물론, 저녁식사 후에는 가급적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피로는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키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고, 좌욕을 자주 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감기약을 복용해야할 때는 비뇨기과 주치의와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김수웅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대와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전립선비대증과 남성 성기능장애, 불임, 배뇨장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