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설사(泄瀉)
두창(痘瘡)에 수미(首尾)로 모두 설사(泄瀉)를 기(忌)하니, 나중에 하면 더 심(甚)한 것이다. 오직 초(初)에 열(熱)할 시(時)에 설(泄)을 따라 지(止)하는 경우만은 길(吉)한다.
만약 저절로 흑점(黑點)이 견(見)한 후에 수엽(收靨)될 때까지 독기(毒氣)가 모두 표(表)에 있으면 그 요(要)는 원기(元氣)의 내충(內充)이니, 대변(大便)이 견실(堅實)하여야 거의 탁재(托載)하고 수성(收成)할 수 있다.
만약 약간만 설사(泄瀉)하여도 중기(中氣)가 허약(虛弱)한 것이니, 질환(:患)의 변(變)이 백출(百出)한다.
만약 초(初)에 출(出)한 후에 설사(泄瀉)가 나타나면 반드시 기(起)하기가 어렵고 관(灌)하기가 어려우니라. 이미 기(起)한 후에 설사(泄瀉)가 나타나면 한 번 사(瀉)하면 장(漿)이 정(停)하고 사(瀉)가 지(止)하면 장(漿)이 만(滿)한다. 이미 관(灌)한 후에 설사(泄瀉)가 나타나면 도함(倒陷) 도엽(倒靨) 내궤(內潰) 내패(內敗) 등의 증(證)에 이르지 않음이 없다. 이는 실로 성명(性命)이 관(關)한 바이므로 가장 외(畏)할만 한다.
요즘 대부분 함부로 약(藥)하거나 잘못 치(治)하여 사람의 비기(脾氣)를 패(敗)하여 구(救)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보느니라. 그래도 이르기를 '그 독(毒)을 거(去)하려면 사(瀉)하고 사(瀉)하여도 해(害)가 없다.'하니, 이것은 기만(:欺)하는 것인가? 우매(:昧)한 것인가? 그 용(庸)함이 막심(莫甚)한다.
두진(痘疹) 설사(泄瀉)의 치(治)는 단지 그 한열(寒熱)의 변(辨)에 있다.
열(熱)하면 반드시 습체(濕滯)한 유여(有餘)이고, 한(寒)하면 반드시 원양(元陽)의 부족(不足)이다.
다만 사(瀉)에서 90%는 허(虛)이고 실열(實熱)는 극(極)히 적으니라.
따라서 설사(泄瀉) 구토(嘔吐) 복통(腹痛)이 나타나면서 별다른 실열(實熱) 등의 증(證)이 없으면 두(痘)의 전(前)과 후(後)를 막론(:無論)하고 모두 속히 마땅히 비신(脾腎)을 온구(溫救)하여야 하니 이는 대요(大要)이다.
당연히 상세하게 살펴야 한다. 만약 그 진(眞)을 잃고 오치(誤治)하면 사(死)한다.
一. 허한(虛寒)의 설사(泄瀉)는 증(證)에 대열(大熱)이 없으면서 구(口)가 희냉(喜冷)하지 않고 맥(脈)이 홍삭(洪數)하지 않으며 복(腹)에 열창(熱脹)이 없고 흉(胸)에 번조(煩躁)가 없으며 음식(飮食)이 감소(減少)하면서 갑자기 자리(自利)하니, 이는 모두 허한(虛寒)에 속(屬)한다.
절대 한량(寒凉)의 제(劑)를 함부로 써서 다시 비토(脾土)를 상(傷)하면 안 되니, 반드시 구(救)할 수 없게 된다.
마땅히 온위음(溫胃飮) 양중전(養中煎) 오군자전(五君子煎)이나 이중탕(理中湯) 사군자탕(四君子湯)의 종류(類)를 마땅함에 따라 써야 한다.
만약 복(腹)에 미체(微滯) 미창(微脹)이 있으면서 설사(泄瀉)하면 마땅히 육미이공전(六味異功煎)이나 오미이공산(五味異功散)에 사인(砂仁)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설사(泄瀉)에 구(嘔)를 겸하거나 통(痛)을 겸하여 기(氣)의 불순(不順)이 있으면 마땅히 양중전(養中煎)에 정향(丁香) 목향(木香)을 가한 것이나 사군자탕(四君子湯)에 이선산(二仙散)을 합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설사(泄瀉)하면서 산근(山根) 순구(脣口)에 청색(靑色)이 미(微)하게 나타나거나 구비(口鼻)가 미한(微寒)하고 수족(手足)이 열(熱)하지 않으며 지첨(指尖)이 미냉(微冷)하고 사(瀉)의 색(色)이 담황(淡黃)하거나 겸하여 청백(靑白)하고 수(睡)에 혹 노정(露睛)하면 이는 모두 비신(脾腎)의 허한(虛寒)의 증(證)이니, 속히 명문(命門)을 구(救)하지 않으면 결국 효(效)를 보지 못할 것이다. 마땅히 위관전(胃關煎) 이음전(理陰煎)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혹 진씨십이미이공산([陳氏]十二味異功散)으로도 된다.
만약 설사(泄瀉)의 세(勢)가 심(甚)하여 온비(溫脾)하는 약(藥)을 써도 효(效)하지 않으면 반드시 위관전(胃關煎)이나 이음전(理陰煎)의 종류(類)로 주(主)하여야 한다.
만약 구사(久瀉)로 활탈(滑脫)하여 부지(不止)하면 마땅히 위관전(胃關煎) 온위음(溫胃飮)이나 진씨입이미이공산([陳氏]十二味異功散)으로 오덕환(五德丸)이나 육두구환(肉豆寇丸)을 송(送)하여야 한다.
만약 위(胃)가 본래 허(虛)하지 않는데, 단지 한습(寒濕)이 비(脾)를 상(傷)하거나 음수(飮水)하여 설사(泄瀉)하면 마땅히 좌관전(佐關煎) 억부전(抑扶煎)으로 하거나 익황산(益黃散)에 저령(猪苓) 택사(澤瀉)를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하고, 혹 오령산(五苓散)도 모두 좋으니라.
一. 축열(蓄熱)의 설사(泄瀉)는 본래 많이 나타나지 않고, 간혹 있다.
그런데 반드시 근거(根據)할 열증(熱證)이 있어야 비로소 청리(淸利)하는 약(藥)을 쓸 수 있다.
만약 맥(脈)에 홍삭(洪數)이 나타나고 신(身)에 대열(大熱)이 있으며 구(口)에 대갈(大渴)이 있고 희냉(喜冷) 오열(惡熱)하며 번조(煩躁) 다한(多汗)하고 혹 중만(中滿) 기조(氣粗)하거나 두(痘)의 색(色)이 흔종(焮腫)하고 홍자(紅紫)하거나 구비(口鼻)가 열적(熱赤)하고 소수(小水)가 삽통(澁痛)한 종류(類)이면 모두 열증(熱證)이다.
또 열사(熱瀉)는 반드시 갑작스럽고 심(甚)하며, 한설(寒泄)은 반드시 서서히 오면서 완(緩)하니 모두 변(辨)할 수 있다.
그런데 열(熱)을 치(治)하는 법(法)은 당연히 화(火)의 미심(微甚)을 살펴야 한다.
약(藥)이 병(病)보다 과(過)하게 하면 안 되니, 비(脾)를 상(傷)하여 반드시 도리어 해(害)가 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습열(濕熱)이 내축(內蓄)하여 소수(小水)가 불리(不利)하고 미열(微熱)이 심(甚)하지 않으면서 설사(泄瀉)하면 마땅히 오령산(五苓散) 사령산(四苓散)이나 소분청음(小分淸飮)의 종류(類)에 목통(木通)을 가한 것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만약 습열(濕熱)이 다소 심(甚)하여 청탁(淸濁)이 불분(不分)하므로 설사(泄瀉)하면 마땅히 사령산(四苓散)에 강(薑)으로 초(炒)한 황연(黃連)을 가한 것으로 하거나 황금탕(黃芩湯)을 합한 것으로 치(治)하여야 한다.
만약 식(食)이 다(多)하고 맥(脈)이 성(盛)하며 기(氣)가 장(壯)하면서 설사(泄瀉)하면 당연히 열(熱)을 따라 치(治)하여야 하니, 마땅히 황금탕(黃芩湯)에 황련(黃連)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열(熱)이 하초(下焦)에 있어 소수(小水)가 적삽(赤澁)하면서 설사(泄瀉)하면 마땅히 대분청음(大分淸飮)으로 하거나 익원산(益元散)을 합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습열(濕熱)이 비(脾)에 있어 설사(泄瀉) 내열(內熱)하면서 복통(腹痛)을 겸하면 마땅히 향련환(香連丸)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협적(頰赤) 신열(身熱) 두통(頭痛) 인동(咽疼) 구창(口瘡) 번조(煩躁)하면서 설사(泄瀉)하면 양명(陽明)의 화증(火證)이니 마땅히 사황산(瀉黃散)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습열(濕熱)이 비(脾)에 있어 사(瀉)하면서 구(嘔)를 겸하면 황금탕(黃芩湯)에 반하(半夏) 생강(生薑)을 가한 것으로 하거나 어약대반하탕([御藥]大半夏湯)에 황금(黃芩)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만약 내열(內熱)로 설사(泄瀉)하면서 기허(氣虛)를 겸하면 사군자탕(四君子湯)에 작약(芍藥) 황련(黃連) 목향(木香)을 가한 것으로 하여야 한다.
一. 발갈(發渴)은 설사(泄瀉)의 상후(常候)이다.
수(水)가 하(下)에서 설(泄)하면 진(津)이 상(上)에서 후(涸)하므로 설사(泄瀉)를 환(患)하면 반드시 대부분 구건(口乾) 구갈(口渴)한다.
단지 건(乾)과 갈(渴)은 부동(不同)하니, 갈(渴)은 욕음(欲飮)하는 것이고 건(乾)은 욕음(欲飮)하지 않는 것이다. 갈(渴)은 양(陽)에 속(屬)하고 건(乾)은 음(陰)에 속(屬)하니, 이것이 그 변(辨)이다.
그런데 갈(渴)하여 음수(飮水)하려 하면 이는 화증(火證)이지만, 갈(渴)하여 음탕(飮湯)하려 하면 이는 화(火)가 아니다. 비록 음수(飮水)하려 하여도 많지 않거나 구(口)가 비록 량(凉)을 원하여도 흉복(胸腹)이 한(寒)을 외(畏)하면 이는 모두 화증(火證)이 아니다.
그러므로 병(病)으로 갈(渴)하면 음양(陰陽)의 변(辨)이 있다.
하물며 단지 건(乾)하기만 하고 불갈(不渴)하면 이는 실로 수휴(水虧)하여 그러한 것이니, 만약 화(火)로 작(作)하여 치(治)하면 해(害)가 되지 않음이 드무니라.
따라서 구사(久瀉)로 진(津)이 망(亡)하여 갈(渴)을 작(作)하면 당연히 열(熱)이 아님을 살펴야 하니, 그 수(水)를 장(壯)하지 않을 수 없다.
정씨(程氏: 정신봉 程晨峯)가 이르기를 "설사(泄瀉)는 반드시 한열(寒熱)을 분(分)하여야 한다. 한(寒)하면 소변(小便)이 청(淸)하니 마땅히 이중탕(理中湯)이나 삼령백출산(蔘苓白朮散)으로 하여야 한다. 그런데 백출(白朮) 복령(茯苓)은 설사(泄瀉) 발포(發泡)하지 않으면 그 사용이 마땅하지 않으니, 삼리(滲利)하는 까닭이다." 하였다.
이 설(說)을 생각하건대 두(痘)를 치(治)할 때 곧 삼리(滲利)도 또한 기(忌)하여야 함을 알 수 있다. 돌이켜 보건대, 함부로 소벌(消伐)하여 그 기혈(氣血) 진액(津液)을 잔(殘)한다면 되겠는가?
진씨(陳氏: 진문중 陳文中)가 이르기를 "자주 사(瀉)하여 진(津)이 모(耗)하면 혈기(血氣)가 영(榮)하지 못하여 창(瘡)이 비록 기발(起發)하여도 수엽(收靨)이 어렵게 된다. 만약 신온(身溫) 복창(腹脹) 기촉(氣促) 교아(咬牙) 번조(煩躁) 섬망(譫妄)하면 모두 난치(難治)이다. 곡식(穀食)의 거(去)가 많은 연고(:緣)로 진액(津液)이 고갈(枯竭)하므로 대부분 사(死)한다. 속히 마땅히 십일미목향산(十一味木香散)이나 십이미이공산(十二味異功散)을 주어야 한다." 하였다.
만씨(萬氏: 만전 萬全)가 이르기를 "창(瘡)이 미출(未出)하면서 이(利)하면 사기(邪)가 리(裏)에 병(倂)한 것이니, 실(實)이다. 마땅히 청독(淸毒)을 따라야 한다.
창(瘡)이 이미 출(出)하였으면서 이(利)하면 사기(邪)가 표(表)에 달(達)한 것이니 리(裏)의 허(虛)이다. 마땅히 그 허(虛)를 치(治)하여야 한다.
두창(痘瘡)의 기(忌)하는 바는 오직 내허(內虛)의 설사(泄瀉)이다. 만약 온(溫)하고 고(固)하여도 낫지 않으면 이는 불치(不治)의 증(證)이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