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종자경(種子經)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종류의 종자가 있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이른바 뿌리가 종자인 것[根種子]·
줄기가 종자인 것[莖種子]마디가 종자인 것[節種子]절로 떨어지면 그것이 곧 종자인 것
[自落種子]·열매가 종자인 것[實種子]이니라. 이 다섯 종류의 종자가 비록 끊어지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바람을 맞지 않고, 새로 익은 단단한 열매라 하더
라도 땅만 있고 물이 없다면, 그 종자는 성장하고 뻗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또 그 종자가 비록 새로 익은 단단한 열매로서 끊어지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바람을 맞지 않았더라도 물만 있고 땅이 없다면, 그 종자도 또한 성장하고 뻗어나
가지 못할 것이다.
만일 그 종자가 새로 익은 단단한 열매로서 끊어지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바람을 맞지도 않았으며 땅과 물이 있다면, 그 종자는 성장하고 뻗어나갈 것이다.
비구들아, 그 다섯 가지 종자는 식(識)을 포함한 5취음(取陰)을 비유한 것이고, 지계
(地界)는 식이 머무르는 네 곳[四識住]을 비유한 것이며, 수계(水界)는 탐욕[貪]과 기쁨
[喜]을 비유한 것이다.
네 가지 취음(取陰)을 반연하여 식(識)이 머무르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색(色)에 식(識)은 머물러, 색을 반연하고 기쁨과 탐욕으로 윤택해져 성장하고 뻗어나간다.
수(受)·상(想)·행(行)에 식(識)은 머물러, 수·상·행을 반연하고 기쁨과 탐욕으로 윤택
해져 성장하고 뻗어나간다.
비구들아, 식은 그것들 안에서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며, 머무르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혹은 성장하고 뻗어나가기도 한다.
만일 색·수·상·행을 떠나서 식이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며, 머무르기도 하고, 자라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면, 그런 일은 말로만 있을 뿐이니, 그것에 대해 여러 차례 묻고 나면
알지 못하여 의심만 더욱 커지게 할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경계(境界)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색(色)의 경계에 대해서 탐욕을 떠나면
탐욕을 떠난 뒤에는 색에 대한 집착[封滯]과 마음에서 생긴 얽맴[縛]이 끊어지고, 색에 대한
집착과 마음에서 생긴 얽맴이 끊어진 뒤에는 반연(攀緣)이 끊어진다. 반연이 끊어지고 나면
그 식(識)은 머무를 곳이 없게 되어 다시는 성장하거나 뻗어나가지 못한다.
수(受)·상(想)도 마찬가지이며, 행(行)의 경계에 대해 탐욕을 떠나면 탐욕을 떠난 뒤에는
행에 대한 집착과 마음에서 생긴 접촉[觸]이 끊어지고, 행에 대한 집착과 마음에서 생긴
얽맴이 끊어진 뒤에는 반연이 끊어진다. 반연이 끊어지고 나면 그 식은 머무를 곳이 없게
되어 다시는 성장하거나 뻗어나가지 못한다.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행동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은 뒤에는 머무르며, 머무른 뒤에는
만족할 줄 알고, 만족할 줄 안 뒤에는 해탈하며, 해탈한 뒤에는 모든 세간에 대해서 전혀
취할 것도 없고 집착할 것도 없게 되며, 취할 것도 없고 집착할 것도 없게 된 뒤에는 스스
로 열반을 깨달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아느니라.
그리하여 내가 말한 그 식(識)은 동·서·남·북·4유·상·하 어디로도 가지 않고 달려갈
곳이 없게 되며, 오직 법만 보아 고요하고 시원하며 깨끗하고 진실한 열반으로 들어가고자
할 것이다."
41. 오전경(五轉經)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5수음이 있으니 색수음(色受陰)과 수수음(受受陰)·상수음(想受陰)·행수음(行受陰)·
식수음(識受陰)이니라. 나는 이 5수음에 대해서 다섯 가지를 사실 그대로 아나니,
곧 색(色)과 색의 발생[色集]과 색에 맛들임[色味]과 색의 재앙[色患]과 색에서 벗어남
[色離]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안다.
수·상·행도 마찬가지이며, 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알고 식의 발생·식에 맛들임·
식의 재앙·식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색(色)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존재하는 색은 모두가 4대(大)이거나 4대로 만
들어진 색으로서 이것을 색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색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색을 기뻐하고 사랑하는 것, 이것을 색의 발생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색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색을 인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 이것을 색에 맛들임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색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색이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면 이것을 색의 재앙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색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색에 대해서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초월하면 이것을 색에서 벗어남
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색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수(受)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6수신(受身)이 있으니,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受), 귀·코·혀·몸·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수로서 이것을 수(受)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수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수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접촉[觸]의 발생이 수의 발생이니, 이렇게 나는 수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수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여섯 가지 수를 인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 이것을 수에 맛들임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수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수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수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면 이것을 수의 재앙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수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수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수에 대해서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고, 탐욕을 초월하면 이것을 수에서 벗어남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수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상(想)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6상신(想身)이 있으니,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想),
귀·코·혀·몸·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상으로서 이것을 상(想)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상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상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접촉의 발생이 상의 발생이니, 이렇게 나는 상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상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상을 인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 이것을 상에 맛들임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상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상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상은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으로서 이것을 상의 재앙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상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상에서 벗어남을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상에 대해서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초월하면 이것을 상에서 벗어남
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상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행(行)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6사신(思身)이 있으니, 곧 눈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思], 귀·코·혀·몸·뜻으로
부딪쳐 생기는 의도로서 이것을 행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행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행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접촉의 발생이 행의 발생이니, 이렇게 나는 행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행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행을 인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 이것을 행에 맛들임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행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행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행이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면 이것을 행의 재앙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행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행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행에 대해서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초월하면 이것을 행에서 벗어남
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행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식(識)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이른바 6식신(識身)이 있으니, 곧 안식(眼識)과 이식(耳識)·비식(鼻識)·설식(舌識)·
신식(身識)·의식(意識)으로서 이것을 식신(識身)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식신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식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명색(名色)의 발생, 이것을 식의 발생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식의 발생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식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식을 인연하여 기쁨과 즐거움이 생기는 것, 이것을 식에 맛들임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식에 맛들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식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만일 식이 무상하고, 괴로우며, 변하고 바뀌는 법이라면 이것을 식의 재앙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식의 재앙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어떻게 식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는가?
곧 식에 대해서 탐욕을 항복 받고, 탐욕을 끊으며, 탐욕을 초월하면 이것을 식에서 벗어남
이라 하나니, 이렇게 나는 식에서 벗어남에 대해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비구들아, 만일 사문 바라문이 색에 대해서 이렇게 알고 이렇게 보고, 이렇게 알고 본 뒤에
탐욕을 여의는 방향으로 향하면 이것을 바르게 향하는 것이라 한다. 만일 그가 바르게 향하
면 나는 '그는 들어왔다'고 말한다.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다.
만일 사문 바라문이 색에 대해서 사실 그대로 알고 사실 그대로 본다면,
그는 색에 대해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탐욕을 떠나며, 어떤 번뇌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할 것이다. 만일 마음이 해탈한다면 곧 순일하게 될 것이요, 순일하게 되면 곧
범행이 이루어질 것이며, 범행이 이루어지면 다른 것을 떠나 자재하게 될 것이니, 이것을
괴로움의 끝[苦邊]이라 한다. 수·상·행·식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