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제기된 자사 품질 테스트 실패 관련 루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젠슨 황 CEO는 4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도 HBM 파트너인가’라는 질문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곳은 모두 HBM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도 그들이(삼성전자, 마이크론)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 우리의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HBM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황 CEO가 통과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HBM이 발열 문제로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기사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CEO는 “그런 이유로 실패한 것이 아니고, 그런 보도는 아무것도 아니다”며 “삼성과의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고, 어제까지 끝내고 싶었지만 안 끝났다.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HBM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황 CEO는 “우리는 H100, H200, B100, B200 등 여러 AI 가속기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 속도는 상당하기 때문에 HBM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여러 개 쌓아 연산 속도를 높인 고성능 반도체. GPU 등과 함께 조립(패키징)돼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하는 AI 반도체의 필수 부품이다. 현재 엔비디아 AI가속기에는 SK하이닉스가 HBM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업계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12단을 개발하고 올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제품은 현재 엔비디아가 자사 AI가속기 탑재를 위해 품질 검증을 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말 차세대 AI가속기 블랙웰을 출시하고 2026년에는 루빈을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HBM이 예정대로 검증 작업을 통과하면 블랙웰 시리즈에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