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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낙동강은 한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강으로 한반도에서 압록강과 두만강 다음으로 길고 남한에서는 가장 긴 강이다.
발원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역이 경상도에 있기 때문에, 일명 영남의 젖줄로 불리기도 한다. 남한에서 한강(경기도), 금강(충청도), 영산강(전라도)과 함께 4대강으로 꼽힌다. 한국에서 중요한 강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은 고대부터 존재했으며, 신라와 조선에서는 낙동강을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네 강으로서 사독(四瀆) 중 하나로 지정해 국가적으로 중사(中祀) 제사를 지냈다.
2. 명칭
삼국시대와 통일 신라 시대 당시 이 강의 이름은 황산강이었다.
현재 명칭인 낙동강의 유래에는 몇 가지 설이 있는데 첫째는, 과거 바다에 접하던 김해 지역에 위치한 금관가야를 뜻하는 다른 말(가락국, 駕洛國)인 가락의 동쪽을 흐르는 강이라는 해석이 있다.
둘째는, 경상북도 상주시의 옛 이름 중 하나인 낙양(洛陽)에서 온 것으로, 상주(낙양)의 동쪽을 흐르는 강이라는 뜻으로 '낙동강'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현재에도 이 흔적은 남아 있어서, 상주에 '낙양동'이라는 행정구역이 있다. 그리고 낙동면도 있다.
3. 발원지
낙동강의 발원지는 태백시 매봉산(梅峰山) 천의봉(天衣峯)에 있는 너덜샘이다. 그런데 《동국여지승람》(1486년)을 비롯하여 《척주지》, 《대동지지》 등 한국의 여러 고서에서는 태백시 황지동에 있는 황지연못을 낙동강의 발원지로 기술하며, 지금도 태백시에서는 황지연못을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아마도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황지 연못은 옛날부터 신령스러운 곳이라 하며 수량이 어느 정도 되는 큰 연못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너덜샘은 산중에 있는 흔한 약수터 샘물처럼 조그마하다.
사실 황지 연못보다 훨씬 상류로, 그리고 고지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황지천이 엄연히, 너무나도 확연히 존재하는데 지리적으로는 황지 연못이 발원지일 수가 없다. 그리고 당연히 강의 발원지는 강 하구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는 가장 고지대에 존재하는 물줄기 끝이다. 어지간하게 특수한 지질구조이지 않는 한 물이 펑펑 쏟아져나오는 발원지는 많지 않다.
4. 경로
너덜샘에서 발원한 황지천은 태백시 시내를 거쳐 남쪽으로 흐르다가, 구문소에서 산을 뚫고 지나며, 도강산맥이라는 특이한 지형을 만든다. 그리고 바로 철암천과 합류하는데, 여기서부터 낙동강이라고 불린다.
이후 계속 남쪽으로 흘러, 경상북도 봉화군을 지나면서, 남쪽 혹은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청량산을 지나서, 안동시 도산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흐르다가, 안동댐을 지나, 안동 시내 근처에서 반변천이 합류한다. 계속 서쪽으로 흐르며, 많은 곡류(ex> 하회마을)를 이루고, 예천군과 의성군의 경계를 이루다가, 예천 풍양에서 내성천과 금천이 합류한다. 최후의 전통 주막으로 알려진 예천 풍양의 삼강주막은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 이 세 강이 합쳐진다고 해서 삼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삼강리를 지난 낙동강은 다시 방향을 바꾸어 남쪽으로 흐르기 시작하는데, 방향을 바꾸자마자, 문경시의 영강이 합류한다. 이 후 지속적으로 남쪽으로 흐르며, 상주시와 구미시, 칠곡군을 지나는데 상주에서 병성천과 위천이 합류하며, 구미 선산에서 감천이 합류한다. 칠곡을 지난 후, 성주군과 칠곡군(왜관), 고령군과 대구광역시의 경계를 이루며 남쪽으로 흐르는데, 대구 달성군 다사읍에서 금호강이 합류한다.
고령 우곡면과 대구 구지면을 지나서, 낙동강은 경상남도로 들어가는데, 경남, 경북 경계에서 회천이 합류한다. 경남으로 들어간 후에는 합천군과 창녕군, 의령군과 창녕군의 경계를 이루면서 계속 남쪽으로 흐르는데, 합천에서 황강이 합류한다. 낙동강은 창녕 남지를 지나면서 다시 방향을 바꾸어, 이제는 동쪽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이때 의령군과 함안군 경계에서 남강이 합류 한다. 방향을 동쪽으로 바꾼 낙동강은 창녕군과 함안군, 창녕군과 창원시, 밀양시와 창원시의 경계를 이룬다. 이 후 낙동강은 밀양시와 김해시의 경계를 이루는데, 여기서 밀양강이 합류한다. 이 후 양산시 원동에서 양옆의 평야가 산으로 바뀌며, 깊은 계곡을 이루는데, 여기서부터 방향을 남쪽으로 서서히 바꾸어, 양산시 물금읍에서 완전히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양산 물금에서 양산천이 합류하며, 이 후 낙동강은 부산광역시로 들어간다. 부산광역시로 들어가자마자 서낙동강이 분기 되고, 김해 삼각주를 이루며, 부산광역시 사하구 하단동에서 남해로 들어간다. 바다와의 공식적인 경계는 을숙도의 낙동강하굿둑으로 본다.
역사적으로는 1935년까지 서낙동강이 본류였다고 한다. 1930년대 이전 일제강점기 초기에 발행된 지도를 보면 서낙동강은 강폭이 넓은 반면, 지금의 낙동강 본류에 해당하는 물줄기는 오늘날과 달리 더 가느다란 여러 개의 물줄기로 나뉘어 흐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 1935년 대저수문과 녹산수문이 설치되면서 낙동강의 본류는 동쪽 낙동강으로 바뀌어 흐르게 되었다.
5. 특징
낙동강은 한국의 다른 큰 강과 비교해 물길의 경사도가 매우 완만하다. 태백시에서 발원하는 최상류 지역은 경사가 가파르지만 조금만 내려가면 물길의 경사도는 대부분 1만분의 3 이하로 떨어진다. 특히 하류 160 km 구간의 경사도는 거의 0에 가깝다. 이로 인해 하류지역 밀양시 삼랑진읍~양산시 물금읍 사이 구간은 강물이 잘 흐르지 않아 댐이 건설되기 전 과거에는 홍수가 자주 났고 바닷물이 거슬러오는 현상도 심했다. 이런 특징이 단점만 된 것은 아니라 상류지역인 안동시까지도 고도가 완만해서 물길을 이용한 수로교통이 고대부터 발달했다. 낙동강 유역을 처음 통합했던 신라가 한반도의 첫번째 패권을 쥘 수 있었던 것에는 낙동강 수계의 풍요로운 농업 생산력이 기반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강보다도 하상계수의 차이가 심각하여, 갈수기에는 졸졸 흐르던 냇물이 장마 때만 되면 넘치기 직전까지 넘실넘실거린다. 1920년의 대홍수 때는 유역 근처의 모든 건물을 싹 쓸어버린 것으로 유명했다. 4대강 정비 사업 등으로 보 건설과 강 바닥 준설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홍수는 발생하지 않지만, 이러한 하상계수의 차이는 놋다리밟기의 전승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어떻게 보면 중국의 황하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낙동강 삼각주인 김해 평야는 면적은 작아도 한반도에서 가장 기름진 토지를 갖고 있다.
하류에는 남한에서 유일한 삼각주 지형이 있다. 부산 강서구의 대부분 지역이 이 삼각주의 일부고, 현대에도 퇴적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류 끝에는 대마등이나 백합등 같은 새로운 모래섬이 퇴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6. 유역
상류 지역: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경상북도 울진군, 봉화군, 안동시, 예천군 - 의성군의 행정구역 경계선, 상주시 (화령재 동쪽)
중류 지역: 경상북도 구미시, 칠곡군, 성주군 - 고령군 - 대구광역시의 행정구역 경계선, 경상남도 창녕군 - 합천군 - 함안군 - 창원시 - 밀양시의 행정구역 경계선
하류 지역: 경상남도 김해시 - 양산시의 행정구역 경계선 - 부산광역시 일원
대부분의 강이 그렇지만 특히 하류 쪽으로 내려갈수록 물이 더러워지는 편이다. 그 이유는 상, 중, 하류 유역에 있는 도시들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상류에 있는 도시들은 모두 농촌 위주의 중소도시로서 오염원 배출이 적지만 중류의 대단위 공업도시 구미시와 대도시 대구광역시를 지나며 더러워지고 최종적으로 하류의 창원시, 김해시, 양산시 일대의 대단위 인구 밀집지를 지나기 때문이다. 부산 사람들은 아예 '낙똥강'이라고 칭한다. 공단 등 공업지구를 관통하다 보니 위험한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심각한 오염 사고도 잦다. 1991년, 2008년에 페놀 유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1991년의 사건은 두산전자가 일부러 페놀을 정화하지 않고 방류한 것이라 '유출'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등도 일어났다.
덕분에 부산의 상수도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일단 부산의 또다른 강인 수영강을 식수원으로 보호하고 있지만 수영강의 규모가 작아 부족하기 때문에 낙동강도 사용하는데, 애초에 상수도 수원의 수질이 3급수다. 본래 3급수는 공업용수로나 쓰는 정도로 원칙적으로는 식수로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놀라운 수준일 수밖에. 단적인 예로 부산보다 물 상황이 그나마 나은 대구지역의 정수장(매곡, 문산 등 대구 서부지역정수장)에서도 염소는 기본이고 플루오린(흔히 불소로 알려진 것), 오존, 그 외의 모든 소독기능이 있는 물질을 총동원해서 처리한다.
대구와 부산 사이의 위천산업단지 건설문제 때문에 지역 갈등의 사례로도 종종 나온다.
또한 낙동강의 최상류 봉화군 석포면에는 영풍석포제련소가 면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데, 제련소가 강 최상류에 있는 것도 특이하지만 제련소가 원석과 물 수급이 용이한 곳에 위치하고, 또한 기피시설임을 생각해 보면 납득은 간다. 하지만 제련 과정에서 생성되는 각종 오염물질들을 안동호로 밥먹듯이 흘려보내서 경상도 환경단체나 언론에 찍힌 지 오래이며, 이에 대한 건 석포면 항목으로. 석포면 근처 낙동강에 중금속이 장난아니다.
7. 생태
낙동강에는 많은 습지가 있다. 강 유역에 창녕 우포늪, 창원 주남저수지 등이 있다. 낙동강 하구에는 모래톱이 많다. 이곳에 많은 철새들이 날아드는 주요한 지역이어서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로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습지에 비해 많은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정작 철새 도래지는 을숙도나 삼락생태공원처럼 많은 부분이 공원화 되어 정작 붙잡아야 할 철새가 떠나고 있다. 부산시는 낙동강 하구에 람사르 습지 등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매번 지지부진하다. 지역주민의 생계 때문에 반대도 심하다. 오히려 명지경제자유구역을 설정하고 개발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등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낙동강 하구에는 삼각주가 크게 발달해 있는데, 김해 평야가 위치한다. 삼각주 특성 상 비옥하지만 침식이 자주 일어나고 지반이 연약하다. 하지만 침식을 막고 개발을 하기 위해 낙동강의 많은 부분을 재정비 하였다. 낙동강하굿둑 건설이나, 댐과 보 건설, 하구 매립, 4대강 정비 사업이 그 일환이다.
하지만 많은 보 건설로 인해 모랫톱은 사라지고, 유속이 느려지며 녹조화 현상이 심해졌다. 낙동강 지류가 특히 심각한 편이다.
예전부터 수달이 나타났었고 수달의 개체수가 늘어난 지금도 낙동강에 나타나고 있다.
본래 낙동강 등 동해로 흐르는 하천에서는 살지 않았던 어종들과 외래어종이 패키지로 유입되면서 생태계교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중에 강준치와 끄리가 가장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엄청난 먹성으로 낙동강 고유 생물들을 몽땅 싸그리 먹어치우고, 어떻게 되먹은지 알 수 없는 정신나간 번식력으로 개체수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나 낙동강을 거의 매우다시피 하고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질악화와 댐건설로 인해 유속이 느려져 강준치가 살기 적합한 환경으로 변해버렸다.
토종생물이 자국의 생태계 일부를 교란시키고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제아무리 같은 토종생물이라도 국내에서 서식지가 아닌 곳에 유입되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로, 이들은 수산자원들은 모조리 닥치는대로 잡아먹어 어업에 크나 큰 방해가 되면서 어민들에게는 애물단지이자 증오의 대상. 아예 잡히는 어종의 8~90%가 강준치와 끄리 정도. 개체수에선 그 배스와 블루길마저 압도하는 수준. 하물며 민물고기가 다 그렇지만 얘네들은 그 정도가 워낙 심해 흙내와 비린내가 어마어마하게 나는데다 살은 별로 많지 않으면서 잔가시만 쓸데없이 많아 어족자원으로도 적합하지가 않다. 낙동강 어민들의 냉동창고에는 잡아올린 강준치로 포화가 되어있다. 돈이 될 만한 자원(붕어, 새우, 장어, 쏘가리 등)들은 안 잡히고 강준치와 끄리만 주구장창 잡히니 어민들의 속만 타들어갈 뿐이다.
낙동강에는 멸종위기종인 백조어가 서식한다. 강준치와 빼박일 정도로 닮았지만 보호종이기에 강준치로 오인하고 포획했다간 적발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자.
그나마 낙동강 생태계에 희망적인 부분은 2020년대부터 수문을 열자 연어가 돌아오고 있다.
8. 오염
낙동강은 부산, 울산, 대구, 구미 등 경상도의 중요한 식수원이지만 공단 폐수와 가축 폐수, 생활하수로 인해 수질 오염이 심각한 문제다. 몰래 폐수를 버리는 일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앞선 낙동강 녹조화도 큰문제. 녹조의 남세균이 청산가리 100배 수준 독성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들었는데 그게 농산물에 나왔다. '녹조라떼' 드립이 탄생했는데 아무리 드립이래도 문제는 심각한 편이다. 낙동강에서 각종 유해물질이 발견되는 일도 심심찮다.
9. 여담
낙동강 하류에 있는 철새 도래지(을숙도, 주남저수지)가 유명하다.
낙동강 하구에는 모래톱이 발달하였다. 모래톱이 있는 하구 부분(부산광역시)의 낙동강을 가끔 동낙동강이라고 하기도 한다. 서낙동강과 구분하기 위함인 듯.
양산시 원동면 가야진사에서는 삼국시대부터 해마다 낙동강에 사는 3마리 용에게 가야진용신제를 지내고 있으며 관련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조명희 작가가 1927년, <낙동강>이라는 제목의 단편 소설을 발표하였다.
이승하 시인이 이 강에 대한 시를 쓰기도 했다.
4대강 정비 사업의 규모가 가장 큰 강으로서 피해를 많이 본 곳이기도 한데, 보 건설로 녹조의 창궐 및 낙동강 보 주위 농토에 지하수 수위가 크게 상승해서 침수되기도 하는가 하면 준설작업으로 인해 낙동강의 많은 모래톱이 사라졌으며, 창녕군에 있는 낙동강의 본포를 이번 4대강 정비 사업 중에 없애버렸다. 그리고 '친수공간'이라는 이름으로 1700억원을 들여 인공모래섬을 만들었는데 그조차 폭우로 유실되었다. 이곳은 원래 희귀종인 재두루미 100여마리가 거쳐가는 곳이었다. 그래도 정비 사업으로 인해 기존 강변 쪽에 대규모 공원이 조성되어 뜬금없이 관광 명소가 되긴 했다. 저녁 노을이 질 무렵에 가서 사진을 찍으면 꽤 예쁘게 나온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큰 강인데도 불구하고, 그에 비해 인지도나 명성은 많이 밀린다. 대도시를 낀 큰 강 하면 대부분 서울의 한강을 떠올린다. 굳이 남한에 한정짓지 않는다면, 평양도 있긴 하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대동강이 평양 사이를 흐르고 있다.
여기엔 사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일단 부산은 강보단 해운대, 광안리 같은 해수욕장이나 바다로 많이 알려져있는 도시이기도 하고, 한강은 도시의 중심을 가로질러 흐르는 특성 때문에 부산의 낙동강과 비교했을 때 주변 풍경이 전혀 다르다. 한강은 도시 어느 곳에서든 접근성이 좋은 편이라 강변을 따라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근처에도 각종 고층 빌딩을 비롯한 건물과 시설들이 어우러져 대도시와 큰 강의 만남이란 그럴싸한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에 비해 낙동강은 서부산 지역으로 일단 부산 중심가인 남포동~서면~동래를 기준으로 해도 거리가 멀고, 이들보다 더 동쪽에 있는 해운대를 기준으로 하면 더욱 멀다. 거기에 아직 강변 유원지 개발이 빈약하고, 낙동강에 인접해 있는 강서구 및 북구, 사상구, 사하구 일대는 부산 중심가에 비하면 여전히 개발이 많이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 풍경이 밋밋하다. 고층 건물, 아파트가 밀집해 있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수영강과 비교를 해도 차이가 꽤 크다. 즉, 큰 강이긴 한데 대도시의 풍경까지 담아내기엔 솔직히 아직 그림이 안 나오기 때문에 외면받는 실정인 것.
낙동강이 중심부를 관통하는 곳은 다름아닌 위에서 언급한 서부산인데, 그것도 친절하게 서낙동강과 본류의 양쪽을 통해 서부산을 3할시켜 준다. 문제는 서낙동강은 본류보다도 훨씬 존재감이 없다는 것.
대구 역시 분지로 유명할 뿐더러 부산과 마찬가지로, 아니 부산보다 더 도시 주변부로 낙동강이 흘러갈 뿐더러 강폭도 상대적으로 좁기 때문에 근처는 황량한 경우가 많다. 물론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들도 있긴 하지만, 낙동강만큼 크지는 않다. 대구를 상징하는 강으로 대구시민들은 대부분 시가지 북쪽 경계지대를 따라 흐르는 금호강을 꼽는다. 신천은 도심 중심부를 남북으로 관통하지만 개천 수준이고, 낙동강은 규모는 크지만 시가지를 지나가는 강이 아니라 서쪽 경계를 흐르는 강이기에 도심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서부산이 본격적으로 개발된다면 향후 낙동강 주변 풍경이 변화될 여지는 있다. 서울도 오랜 기간 개발의 결과로 지금의 한강 풍경이 나온 거지, 한강시민공원이 지어진 1980년대까지만 해도 꽤 황량한 편이었다. 물론 부산의 낙동강은 서울의 한강과 입지 조건 자체의 차이도 있는만큼 한강 풍경과는 꽤 다를 확률이 높지만 말이다.
이런 인지도나 풍경을 떠나 낙동강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인데, 과거에나 지금에나 낙동강은 근처 지역에 대량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기에 낙동강 주변에는 고대국가의 유적이 지금도 많이 남아있다. 특히 가야 국가들의 수도는 대부분 낙동강 근처에 있었으며, 이 외에도 성주군의 성산동 고분군, 대구광역시의 불로동 고분군, 고령군의 지산동 고분군, 창녕군의 교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등 고대의 왕릉급 고분들이 아직도 낙동강 유역 도시에는 많이 남아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낙동강 유역은 신라와 가야의 발상지였다는 것이 거의 확실하여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6.25 전쟁의 격전지이자 당시 남한 연합군의 최후 전선이기도 했다. 일명 낙동강 전선. 이때의 상황을 묘사한 군가로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앞으로 앞으로 낙동강아 흘러가라 우리는 전진한다'는 가사로 유명한 '전우야 잘자라'가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때도 낙동강이 아닌 지역의 경계선이 훨씬 길었지만, 낙동강이 지나면서 육로교통의 요지인 칠곡, 대구 일대가 방어전선의 중심격이었고 다부동 전투 등 혈투가 워낙 인상깊어 이름이 이렇게 붙어 통용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이렇게 낙동강에서 엄청난 병력 소모를 했음에도 차마 한번도 점령하지 못한 점과 강 유역 전체가 남한에 속해있는 점 등을 이유로 역대급으로 오염된 강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미제가 낙동강에 일부러 오염물질을 부어 생명이 전혀 살지 못하게 하고, 더 나아가 남한이 낙동강에 원전(...)을 건설해서 방사능 폐기물이 가득하다는 식의 흑색선전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뤄진다.
낙동강과 관련된 표현도 있는데, 대표적으로 낙동강 오리알이라는 말이 유명하다. 그 외 정치계 용어로는 낙동강 벨트라는 말이 꽤 인용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단어로 이때 낙동강 벨트란 낙동강 하구의 부산광역시 서부 몇몇 구와 김해, 양산 지역을 가리키는데, 이곳의 특징은 보수정당이 주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경상도에서 민주당계 정당 후보가 선전하거나 당선되기도 하는 지역이란 점이다. 과거 영남 지방에서 선전하던 진보적 후보들은 창원, 울산 등 공단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후보였지만, 낙동강 벨트는 부산의 교외화와 서부 지대의 개발로 인한 젊은 층의 유입, 친노 등 PK 민주화 세력의 영향력 등으로 민주당계 정당의 영향력이 상승한 곳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경상도에서 어쩌면 거의 유일한 스윙보터였던 지역.
낙동강 하류를 기준으로 동쪽은 부산광역시, 서쪽은 경상남도로 갈라지기 때문에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에서 부산광역시 연고팀과 경상남도 연고팀의 더비 매치를 언급할 때 이 강의 이름이 등장한다. 양 팀의 사이를 언급할 때면 '낙동강 라이벌'이라는 명칭이 등장하며 KBO 리그에서는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매치업을 낙동강 시리즈라고 부르고 K리그와 KBL에서는 공히 낙동강 더비라고 부른다. 다만, K리그의 경우 부산 아이파크가 1부리그에 있고 경남 FC가 2부리그에 있어서 FA컵이 아닌 이상 2020년에는 축구장에서 낙동강 더비를 볼 수 없게 되었으나 부산이 강등되고 경남이 K리그1 승격에 실패하면서 2021시즌 K리그2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경상남도 밀양시 삼랑진읍에 낙동강역이라는 이름의 경전선 역이 있다. 2010년 이후 여객 취급이 중지되어 여객열차가 무정차 통과한다. 현재는 역사마저 철거된 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