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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소리, 하늘의 끝
오프닝
모두를 태우는 소리
모카
(어디선가 계속, 예상했던 일이었다....)
(언젠가 흩어질지도 몰라.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CiRCLE 스튜디오
모카
어라, 란 이미 와 있었네~
제일 먼저 스튜디오로 들어온 걸 보니
의욕이 넘치는 건가~?
(기타 소리)
란
........
모카
란~? 저기 저기, 무시하면 속상하다고~
란
으악! 깜짝이야.... 갑자기 어깨 잡지 마.
모카
처음에 말 걸었잖아~
엄청 집중하면서 치던데, 설마 신곡이야?
란
아니, 편곡 생각하고 있던 것뿐이야.
아무래도 이대로는 기세가 부족한 것 같아서.
모카
그래~? 이미 충분한 것 같은데~
란
아직 부족해. 저번 연습에서
더 나아질 줄 알았다고.
모카
....이야~ 요즘 란 의욕이 넘치네~
란
너희도 마찬가지잖아.
진심으로 G.B.T. 우승하고 싶거든.
토모에
수고많아~ 둘 다 이미 와 있었네.
츠구미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서둘러 준비할 테니까 곧 연습 시작할게.
히마리
그 전에 모두 주목~! 봐봐, 이 기사!
모카
뭐야 뭐야~? ....『지금을 빛내는 걸즈 밴드
RAISE A SUILEN, 그 매력에 다가서다』?
란
이 음악 정보 사이트, 꽤 유명하지.
히마리
맞아, 심지어 톱 기사야!
SNS에서도 엄청 화제가 되고 있어.
G.B.T. 관련 게시물도 RAS에 관한 게 가장 많고,
동시에 인터뷰 장문 기사까지 나왔어....
왠지 온통 RAS에만 집중하는 것 같아.
모카
RAS 라이브 영상 댓글로도
『G.B.T. 우승은 오직 RAS』라고도 하고~
토모에
마스키한테 RAS의 근황을 들었는데
얼마 전에는 유명 기획사한테
스카웃 받았다고 하더라고.
권유를 거절했더니 이런저런 방해를 받았나 봐....
정말 힘들어 보였는데 실력이 있기에
일어난 일이라면서 다짐하는 것 같았어.
왠지 살고 있는 세계가
다른 것 같이 느껴졌다니까.
츠구미
그렇구나.... RAS는 음악 프로의 눈으로 봐도
실력도 지명도도 있는 밴드구나.
히마리
응. 그리고 우리가 G.B.T.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이런 밴드를 이겨야 해.
토모에
솔직히 이대로면 힘들겠어.
이기고 남은 밴드도 관객도 모두 RAS만 보고 있어.
RAS도 당연하게 우승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Afterglow는 여기 있다』라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이대로는 왠지 지고 말 거야.
란
Afterglow는 여기 있다.... 그렇네.
다음에도 그 다음에도 계속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
『우리답게 전력』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모두가 Afterglow를 내버려둘 수 없을
정도의 일을 해야만 해.
토모에
어, 그치. 우리를 봐! 라면서
대전 예정인 밴드도 관객도 모두
뒤돌아보게 할 정도의 일을 해야지.
모카
과연~ 히마리 리더는 이걸 내다보고
최강의 비책을 가져온 거야~?
히마리
그건.... 다 같이 생각하자!
모카
역시 그건 히 짱이 해야지~
히마리
무조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근데 너희도 바로 떠오를 만한 게 없잖아?
츠구미
하긴, 어렵긴 하지.
어떤 걸 해야 뒤돌아봐줄까?
란
....생각해내기 위해서라도
연습을 포함해 조금 더 시간을 맞춰보자.
모카
그렇게 말하는 란이 가장 바쁘지 않아~?
대리 스승 시험도 다가오고 있고,
주말까지 예정이 꽉 차 있잖아.
란
예정은 전부 재검토할게.
지금은 밴드에 모든 걸 걸고 싶거든.
모카
.....그렇구나~
히마리
우리도 예정을 재검토해서
모일 수 있는 시간을 더 만들어 놓자!
토모에
그래! ....잠깐, 시간이 꽤 지났네.
미안, 빨리 연습 시작하자.
(연주 소리)
모카
(지금의 란의 기타....
또 엄청 뜨거워지고 있어)
란
.....♪
모카
(G.B.T.가 시작됐을 때부터 점점 뜨거워지더니....
지금은 모두의 소리를 태워버릴 정도야)
츠구미
란 짱, 미안....! 다들 미안해....!
흐윽.... 하지만, 나
더 이상 망설이지 않을 거야.
다음에는....그『다음』은
나도 전속력으로 달릴게! 모두 같이 계속!
란
....응, 그래. 나도 멈추지 않을게.
모카
(지금의 란은『아직 부족해』,
『지금은 밴드에 모든 걸 걸고 싶어』랬지....)
(이대로는 G.B.T.가 끝나면
란이 완전히 타버릴 것 같아....)
(기타 삑사리)
모카
아.....
란
....모카? 잠깐만, 스톱.
토모에
.....무슨 일이야?
모카
미안 미안~ 줄 끊어졌어~
교체할 줄 있었나~
히마리
새로 붙이는 것도 힘드니까 기타 빌려올래?
모카
히 짱 좋은 생각이야~
잠깐 카운터 좀 다녀올게~
(....나, 이상한 생각 하고 있네.)
(그래도.... 분명 그렇겠지.)
(G.B.T.가 끝나면 분명
란은 밴드를 끝낼 생각일 거야.)
제1화
계속 있을 줄 알았다
하네오카 여학교 교문 앞
란
....모카, 그렇게 천천히 걸으면
진짜로 두고 갈 거라고.
모카
근데 사실은 안 두고 갈 거잖아~ 란, 상냥해~
란
진짜 지각하겠어. 무슨 일 있어?
모카
으음~.... 딱히~?
란
뭐.... 아무 일도 없다면 상관없지만....
모카
.......
란
모카.... 할 얘기 있으면 말해.
모카
....응.... 있잖아~....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G.B.T.가 끝나면 란은
Afterglow 그만둘 거야?
란
........
모카
아, 아니~ 최근 란을 보니까 G.B.T.가 끝나면
완전히 타버릴 것 같은 기세라서~
빨간 브릿지도 새빨갛게 타서
새하얀 재가 될 것 같달까~....
란
....그렇네, 완전히 타버릴 정도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
모카
....역시 그렇구나~.....
완전히 타버리는 라이브를 하고....
밴드는 끝이야?
란
뭐랄까.... 우리가 제대로 Afterglow로
있을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전부 다 해내고 싶어.
우리의 꿈은 꽤 모호하잖아.
『최고의 라이브를 한다』
『우리의 전설을 만들겠다』....
『G.B.T. 우승』만 뚜렷한 목표고.
그러니까 지금, 시간 없는 대로
다들 열심히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런데 지금까지도 모두 일정이 안 맞는데
진학하거나 일하게 되면 분명
밴드의 존재가 더 희미해질 거야
어른이 된 우리의『평소대로』가
밴드라는 형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모카
.......
란
그러니까 지금, Afterglow가 제대로 있을 때
『최고』도『전설』도 이루고 싶어.
이 뜨거움이 계속될 때....
다 같이 달려나가서 끝내고 싶어.
모카
.....그렇구나~....
Afterglow는 계속
이어갈 줄 알았는데~....
란
......그렇구나.
모카
앗, 그게~.... 아니 아니.
란은 확실히 장래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고
장하다~ 싶어서. 이야~ 성장 속도가 너무 빨라서
키우는 부모도 코가 높아졌어~
란
.....모카, 있잖아.....
(종소리)
모카
아, 정말 지각하겠는데~ 교실 갈까.
아침부터 이상한 거
물어봐서 미안해.
란
아니, 사과는 내가 할 말....
모카
이야~ 진지한 이야기는 역시 피곤해.
1교시 전에 빨리 빵 먹어야겠어~
란
........
쉬는 시간
하네오카 여학교 3-A 교실
토모에
아, 역시 Afterglow라면 대결해서
정면으로 소리로 부딪치는 게 좋겠지.
란 · 모카 · 히마리 · 츠구미
........
란
.....갑자기 무슨 소리야?
토모에
아, 아니, 모두를 돌아보게 할 작전 말이야!
그때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었거든.
모카
토모찡 설명이 너무 없어~
히마리
토모에가 말하는 건 대전 예정인 밴드랑
손님을 불러서 합동 라이브를 한다는 소리야?
란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지 않아....?
토모에
그치~ 근데 라이브가 가장 우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알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모카
근데 토모찡, 혹시 어제 맛스랑 세션했어?
토모에
엥, 어떻게 알았어?
모카
왠지 커다란 석양을 등에 업은 채
하천 부지에서 결투해서
우정이 돈독해진 듯한 표정을 짓길래~
히마리
맞아, 요즘 마스키랑 세션하면
평소보다 뜨거워지지.
란
세션이라기보다는 결투 아니었어?
츠구미
아하하.... 몇 번 들어도 좀 아찔한 울림이지.
토모에
아니~ 뭔가 마스키랑 친 후에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렇게 잘하는데 새로운 걸 계속 시도하고
점점 성장해서.... 끝을 모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보면서 정말 두근거리고 우리도 같은
밴드맨이니까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란
그치. Afterglow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으니까.
히마리
맞아! G.B.T.에 출전한 뒤로
우리도 끝을 모르게 됐잖아?
이대로 우승해서 유명해지면 정말
무도관에서 라이브하는 날도 오겠어!
츠구미
그 얘기, 왠지 그리운걸.
히마리
잠깐, 말 먼저 꺼낸 건 츠구잖아~
츠구미
그렇긴 한데, 오랜만에 그 얘기하는 것 같아서.
란
....먼 미래의 일보다 지금은
G.B.T. 얘기가 우선이야.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지.
토모에
란이 비슷하게 말한 일 또 있었지.
아마 메이저 데뷔 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을 때였나.
모카
......아.....
히마리
그랬지 그랬지! 그때 란,
『이 5명이서 밴드 할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
.....라고 말하지 않았어?
토모에
아하하, 히마리, 란 흉내 잘 내는데~
모카
(그때의 란은 미래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눈앞의 일에 집중하려고 했어.)
(보고 싶지 않은 미래를 보지 않으려고)
(혹시 지금의 란도
같은 생각인 건가)
(Afterglow가 점점 희미해지고
모두의 중심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르는 미래를....)
란
그나저나 다음 연습 일정 말인데
어쩌면 내일 모레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모카
........
제2화
본심
모카의 방
모카
.....하아......
란
어른이 된 우리의『평소대로』가
밴드라는 형태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모카
(『그렇지 않아』라고 못 말했어)
(미래는 모르는 일인데
모두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무책임한 걸 말할 수는 없어)
(....그래도 말해볼 걸 그랬나)
(란을 불안하게 하지 않게.
무서운 꿈을 꾼 것뿐이라고 웃어넘길 수 있다면....)
란
....먼 미래의 일보다 지금은
G.B.T. 얘기가 우선이야.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지.
모카
(....이미 늦었을지도 몰라.
란이 이렇게 되기 전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나.)
....어디서부터 잘못돼버린 거지.
(란의 옆에 있었을 때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어....)
모카
난 란의 등을 쫓는 거, 그만할래.
나는 나한테 보이는 것을 소중히 여기려고.
그게 분명 란이랑 모두랑....
나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
모카
(『나한테 보이는 것』은 뭐였을까)
(어딘가 아니라고 느끼면서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못했는데....)
(그럼 그때 등을 쫓는 걸
그만둔다고 말하지 말았어야 했나)
(란이 보고 있는 것을 같이 볼 수 있다면
불안을 나누고 즐거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잘못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다음 날 방과 후
하네오카 여학교 학생회실
츠구미
.....좋았어, 대략 말할 건 정해진 것 같아.
모카
실례합니다~ 어라라~
학생회장만 아직 일하고 있어~?
이건 모카 짱의 손을 빌리고 싶다는 건가~
츠구미
모카 짱. 지금 다음 전교생 집회
연설 생각 중이었어.
모카
과연~ 미국 전역이 울 만한 감동 연설이 완성됐어?
츠구미
미국 전역이고 뭐고 아무도 안 우는데....
근데 대략 정리됐어. 이제 연습만 하면 돼.
모카 짱은? 무슨 일이 있길래 남아 있는 거야?
모카
으음~ 츠구 보고 싶어서 얼굴 보러 왔어~
츠구미
후훗, 기쁜데. 방과 후에 이렇게
학교에서 만나는 일, 요즘은 자주 없잖아.
모카
쓸쓸하지~.... 어른이 되면
1년에 몇번 밖에 못 만나게 되겠어~
츠구미
어.... 글쎄, 나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모카
그럼 할머니가 돼서도 밴드 하고 있을까~?
할머니 록 밴드도 의외로 멋있겠구만.
츠구미
모카 짱.....?
모카
.....츠구는 알고 있지?
란이 밴드 끝내려고 하는 거.
츠구미
앗.... 어떻게.....
모카
으음~ 왠지 모르게? 근데 가장
알기 쉬웠던 때는 저번 G.B.T 라이브려나~
라이브 전에도 후에도
츠구는 답답해 보였고,
란도 여운이 깊어 보였거든.
츠구미
....모카 짱은 대단한걸.
뭐든지 알아내잖아.
모카
.....아니야~ 전혀 그렇지 않아.
『나한테 보이는 것』이 확실히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야.
츠구미
그렇지 않아, 확실히 있어.
그래서 지금 얘기하러 온 거잖아?
나는 밴드 내에서 누구와도 상담할 용기가 없었어.
얘기하면 현실이 되어버릴 것 같아서.
모카
츠구......
츠구미
그래서 란 짱이랑만 얘기했어.
란의 생각을 확실히 듣고
....나와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어.
모카
....츠구는 그 얘기 란한테 말했어?
츠구미
응....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밴드 하고 싶다고 말했어.
진심으로 Afterglow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은 란 짱이랑 같아.
꼭 이루고 싶어.
하지만 Afterglow가 사라지는 건 참을 수 없어.
모카
....그렇구나~.... 츠구는 제대로 전했구나.
츠구미
모카 짱은....? 밴드 계속하고 싶어?
모카
.....응, 근데 말하기가 어렵네~
잘 모른 채『계속 이어갈 줄 알었어』
라고 말해서 란을 곤란하게 만들었어.
츠구미
근데 그건 모카 짱의 본심이잖아?
본심을 제대로 전한 거 아닐까.
모카
으음~.... 어느 쪽이냐 하면 발뺌?
츠구미
그, 그래?
모카
음~.... 왠지 그런 느낌이었어.
무심코 말하고 란은 가슴이 조여지고, 끝.
뭔가.... 란의 얼굴은 잘 못 봤어.
츠구미
그건 조금 이해가 가.
나도 무서웠거든.
자신의 본심이 소중한 소꿉친구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목소리도 다리도 떨려서....
....소중해서 상처 주고 싶지도 않고
상처받고 싶지도 않아.
모카
(그럼에도 츠구는 확실히 란에게 전했어.
나도 제대로 전해야 해. 하지만.....)
(메시지 소리)
츠구미
아, 토모에 짱이 연락 보냈어.
.....어라, 이 사진은.....
모카
.....옥상의 석양?
토모에
『오늘 엄청 예쁘다고!』
제3화
같은 석양 아래에서
하네오카 여학교 옥상
츠구미
아, 있다. 토모에 짱!
토모에
어, 츠구랑 모카잖아!
둘 다 아직 남아 있었구나.
모카
뭐 그렇지~ 토모찡은 감성에 젖어 있네~
토모에
시끄러워, 딱히 그래도 상관없잖아.
츠구미
토모에 짱, 오늘 부활동 있었지? 수고 많았어.
토모에
응.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 석양을
보니까 그냥 돌아가기 아까워서.
모카
....방과 후에 옥상에 온 건 오랜만이네~....
츠구미
그러게.... 석양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야.
토모에
뭐야, 너희도 감성에 젖어 있잖아.
모카
감성의 발생원은 토모찡입니다~
토모에
하하. 뭐, 그럴지도 모르겠네.
역시 여기서 보는 석양이 가장 예쁜 것 같아.
5명이서 볼 수 있으면 최고일 텐데!
하지만 다 같이 못 봐도 누구 한 명이
눈치채면 무시할 수 없게 되잖아?
츠구미
토모에 짱.... 그래서 채팅창에
사진을 보내준 거구나.
모카
그렇구나~ 우리랑 같이 보고 싶어서
조금 기대하고 보내줬다는 건가~
토모에
아니, 딱히 그건, 그게....
츠구미
토모에 짱이 그렇게 생각해줘서 정말 기뻐!
모카
토모찡, 전에도 이렇게
우리한테 연락한 적 있었지~
토모에
어? 그런 적이 있었나.... 아아, 혹시 그거?
『비상사태!』라고 메시지 보냈을 때!
츠구미
그립지! 황급히 모여서 보니까
석양이 예쁘다는 이유였지.
토모에
근데 그때는 어떻게든 너희랑 얘기할 게
있어서 생각해낸 방법이 그거였던 거야.
츠구미
그때 우리는 란 짱이 쓴
가사를 이해할 수 없게 돼버렸었지.
토모에
맞아 맞아. 모두 괴로웠고
란한테도 심하게 말했으니까....
무서웠지. 서로가 서로를
잃어버린 기분이 들었잖아.
모든 게 달라지고 소중한 것까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어.
모카
....그때 사라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토모에
그러게. 그때 제대로 본심을 털어서
지금의 우리가 있는 거야.
모카
........
츠구미
난 그때 토모에 짱이 한 말 아직도 기억나.
『변해가는 게 두려워. 그러니까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을 지킬 거야.』라고 했지.
토모에 짱은 자신이 느끼는 두려움도
모두를 위한 결의도 똑바로 말해줬잖아.
당당한 토모에 짱, 정말 멋있었어.
토모에
너희 모두 그랬잖아.
다들 무서웠고, 다들 멋있었어.
본심을 털어내서, 자신의 마음 속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었잖아?
실컷 상처 받게 될지도 몰라.
그래도 너희니까....
소중한 친구니까 가능한 거야.
모카
(상처받더라도 소중하니까
본심을 털어낸다.... 나는 어떨까)
(나는.... 란의 본심으로부터도
내 본심으로부터도 도망친 걸지도....)
(내가 소중히 여겨 온 것은
『나한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지 않는 나』였던 걸까....)
(상처받지 않은 채로, 상처 주지 않아....
그렇게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했어.... 나....)
(치사하네)
.....이야~ 오늘 토모찡 멋있는데~
츠구도 그렇고, 모두 너무 눈부셔~
토모에
어? ....모카, 갑자기 왜 눈을 비벼? 어디 아파?
모카
응.... 후광을 받는 토모찡을
보고 있다가 당해버렸어~
츠구미
모카 짱.... 내 손수건 쓸래? 무리하지 않는 편이....
모카
괜찮아, 괜찮아~
예쁜 건 계속 보고 싶은데~
츠구미
....역시 다 같이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
란 짱이랑 히마리 짱도 같이.
토모에
둘 다 보고 있을 거야.
그러기 위해서 사진을 보냈는걸.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없다고 해서 석양은....
(메시지 소리)
츠구미
.....앗, 란 짱이랑 히마리 짱한테 연락 왔어!
모카
.....둘 다 석양 사진 보냈어....
토모에
아하하, 엄청난 우연인데!
츠구미
란 짱은 화도 끝나고 돌아가는 길,
히마리 짱은 학원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겠지?
토모에
.....응, 우리는 변하지 않아.
모두 석양이 좋아서 예쁘다는 마음은 같아.
어디서 보든 그 마음은 똑같아.
모카
.....여기서 봐도, 다른 곳에서 봐도.....
토모에
응. 어디에서 보든
좋아하는 건 좋아하고 예쁜 건 예뻐.
모양은 변해가지만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그걸로 됐어.
모카
.....그렇구나~.... 그것도 그렇지~
(란도, 나도, 모두 다
Afterglow를 좋아해.)
(나한테 보이는 Afterglow도
모두한테 보이는 Afterglow도 소중해)
지금은 그걸 알고 있으면 괜찮겠지~.....
제4화
선전포고
CiRCLE 스튜디오
란
.....다음 G.B.T. 라이브는
대전 예정인 밴드들을 모두 초대하고 싶어.
G.B.T.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을
뒤돌아보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각오를 보여주는 게 좋을 것 같아.
토모에
하긴.... 단번에 대결은 할 수 없지만
우리의 음악을 들려줄 수는 있지.
히마리
같은 날에 라이브가 있는 밴드한테는
곧 말 걸 수 있을 거야! ....그런데, 문제는.....
츠구미
RAS, 겠지. 워낙 규모가 달라서
다른 날에 하기로 했잖아.
란
그럼 다 같이 티켓 주러 가자.
모카
혹시 선전포고하려는 거야~?
란
맞아. 이건 우리가 보내는 도전장이야.
무시당해도 상관없어.
우리를 내버려둬도
따끔한 맛을 당하는 건 그쪽일 테니까.
모카
오오~ 란, 패기 넘치는데~
토모에
란 말이 맞아. 제대로 우리의 마음을 전하러 가자.
음악에 진심이라면 틀림없이 응해줄 거야.
츠구미
그럼 바로 롯카 짱한테 연락해볼게!
돌아오는 길
히마리
뭔가 티켓 주러 가는 거 떨리네.
츠구미
아직 연락했을 뿐이야.
긴장은 건네주는 날까지 참자.
토모에
그럼 우리는 이만 갈게. 내일 또 봐.
히마리 · 츠구미
바이 바이!
란
응, 내일 봐.
.....모카? 왜 가만히 멈춰 서 있어?
모카
아니~ 오늘 석양도 큰 것 같아서~
란
아.... 진짜다. 어제도 석양 예뻤지.
모카
란, 어제는 어디서 봤어?
란
그건.... 상점가 근처였나.
화도 모임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었어.
너는 셋이서 옥상에서 봤지?
모카
맞아~ 부럽지~
란
딱히. 다음에 또 다 같이 보러 가면 되잖아.
모카
하긴 그렇네~ 역시 옥상에서
5명이서 같이 보고 싶은데~
어디서 보든 석양은 좋지만.
옥상은 좀 특별하다고나 할까~
란
그렇지. 수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니까.
모카
처음에는 그런 곳이 아니었는데.
추억을 쌓아올려서 그렇게 된 건가~?
란
....하긴, 처음에는 내가 도망치는 장소였지.
그곳에 모카가 와주고, 모두 와줘서....
우리의 있을 곳이 됐어.
5명이서『평소대로』를 쌓아올려서
특별한 장소가 된 거야.
모카
응. 모두의 특별한 것,
모두의 소중한 것이 됐네~
란
응. 옥상에서 중요한 얘기도 많이 했지.
.........
.....있잖아, 모카.
다음에 같이 옥상에서 기타 치자.
모카
좋은데~ 오랜만에 누가 더 멋있는지 내기할래~?
란
후후, 그것도 좋겠네.
....하지만, 함께 연주하는 것만으로도
진지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네 기타를 듣고, 나도 기타를 치는 편이
우리답다고나 할까.....
모카
........
과연 과연~ 란은
내 기타에 반해버렸었지~
란
뭐? 그런 말 한 기억이 없는데.
모카
엥~ 민완 프로듀서 미타케는 모카 짱의 기타에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잖아~
란
그런 식으로 말 안 했어.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카
미안, 미안. 제대로 알고 있어.
란
하아.... 그런 점이 정말 변함없다니까.
모카
헤헤, 그 정도는 아니야~
란
칭찬 아니야.
뭐, 그래도.....
난 기타 치길 잘한 것 같아.
모카
뭐야, 갑자기?
란
모카도 그렇게 말했지만
나도 왠지 모르게 기타 쳤잖아.
모카
아~ 그냥 부르기만 하면
심심하니까 싫다고 했었지?
란
맞아. 시작한 이유는 그랬어.
그래도 지금은 하길 잘한 것 같아.
너랑 같이 기타를 칠 수 있으니까.
모카
란......
란
우리 각자 보이는 게 달라서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 같아.
어느 하나에 맞추는 게 아니라
각자의 소리가 부딪치고, 연주해서 한 곡이 돼.
그리고 처음으로, 모카의 소리도
내 소리도 소중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모카
(『나한테 보이는 것』이 있었는지
그게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잘 몰라.)
(하지만 Afterglow를 좋아하는 마음은
나도 란도 변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역시 다음에 같이 칠 때는
누가 더 멋있는지 내기해야겠어~
란
상관없긴 한데.... 그걸 그렇게 좋아했었어?
모카
으음~.... 역시 조금 다를지도?
승부하고 싶은 건 아니거든~.....
뭐~ 일단 약속이야.
다음에 같이 옥상에서 기타 치자~
란
응......
제5화
싸움, 할까
걸즈밴드 · 배틀 · 토너먼트 8강 당일
무대 뒤
츠구미
대전 상대 밴드, 역시 만만치 않네.
히마리
응, 정말 분위기가 고조됐어....
우리도 지지 않게 있는 힘껏 가야 해.
토모에
초대한 밴드는 왔어?
란
응. 저기 있어. 뒤쪽에 RAS도 있어.
토모에
좋아.... 팔이 부서질 정도로
온 힘을 다해 쳐주겠어. 모두 준비 됐어?
모카
......응. 완벽해~
히마리
마지막 곡 끝난 것 같아.
자, 우리 차례야!
모카
있잖아, 란.
란
응?
모카
내가 란이랑 하고 싶은 거,
누가 더 멋있는지 내기하는 게 아니었어.
싸움, 할까.
란
.....어.....
모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내 소리, 전부 부딪쳐볼게.
란
모카.....
....알겠어. 마음껏 하자.
란
스읍..... 하아.....
모카
.......
란
안녕하세요, Afterglow입니다.
우리의『지금』을 전부 소리에 담을 테니까....
눈 떼지 마.
마스킹
오오, 처음부터 소리를 확실히 박네.
레이야
응.... 전에 봤던 라이브보다다도 힘이 늘었어.
손님들도 말려들어 점점 뜨거워지고 있네.
츄츄
원래 이랬어. 이 정도의 자리 장악력은 있었어.
란
......♪
모카
(예쁜 석양 다음 날에는 맑다고
란한테 이야기한 적 있었지.)
(그런데 사실 석양 색깔에 따라 다르대.
오렌지색이면 맑고, 핑크색이면 비가 와)
츄츄
.....그렇게 큰 소리 쳐놓고 겨우 이 정도야.....?
더 보여줄 게 있잖아.
이대로 끝내면 용서 못해.
마스킹
이제 막 시작했잖아. 아마 지금부터....
히마리 · 토모에 · 츠구미
......!?
토모에
(모카 녀석, 이런 어레인지를 갑자기.....!?)
츠구미
(모카 짱.... 마치 란 짱한테
부추기고 있는 것 같아.....)
란
.....♪
모카
(다음 날이 맑든 비가 오든
나는 Afterglow가 정말 좋아)
(모두와 함께 볼 수 있다면
어떤 색의 석양이라도 꼭 좋다고 말할 수 있어.)
토모에
정해졌네! 우리의 밴드명은『Afterglow』야!
모카
『Afterglow』.... 우리의 소중한 게 생겼네.
모카
(....앞으로도 계속 소중히 할게.
Afterglow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너무 좋으니까.)
란
......♪
히마리
(모카 뿐만 아니라, 란까지.....!?
오늘 둘 다 패기가 달라....)
토모에
(평소라면 서로 기대어 같이 있을 소리가
서로 정면으로 부딪치는 것 같아....)
츠구미
(고통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두 소리....
아플 정도로 전해지는 두 본심....
분명 지금 두 사람은.....)
모카
(....무슨 일이 있어도 좋아할 수 있는 건
Afterglow 이외에는 없어.
지킬 수 있다면 이것 말고는 아무것도 필요없어.)
(그런데 멋대로 완전히
불태우려고 하다니.... 란, 바보.)
(란이 끝내겠다고 해도
내가 끝내주지 않을게.)
(란이 상상한 미래는 Afterglow라면....
우리라면 뛰어넘을 거야.)
(그야......)
란
......♪
모카
(그야『같이 더 먼 경치를
보러 가자』라고 말한 건 란이잖아)
레이야
이런 Afterglow 본 적 없어.... 특히 기타....
마스킹
어, 두 개의 기타가 찌릿찌릿
부딪쳐서 싸우는 것 같아.
진심으로 부딪칠 수 있는 동료이기에
가능한 일이야.
레이야
응. 약간 우리 같아.
츄츄
우리 같다고? 전혀 아니야!
이런 엉뚱한 균형으로 연주를
이어가는 일은 있을 수 없어.
아슬아슬하게 음악이 되고 있어, 붕괴 직전이잖아!
왜 이 밴드는 항상 이런
엉뚱한 것만 하는 거야....!?
레이야
그런데..... 왜일까. 눈을 뗄 수 없어.
관객
우와아아아!
란
하아..... 하아.....
(모카의 본심이 아플 정도로 박혔어.)
(이제 응석부릴 시간은 끝났어.)
(모카와도, 모두와도
마주할 때가 됐어.)
엔딩
맞부딪치는 소리
라이브하우스 로비
토모에
.....아, 찾았다! 츄츄, 얘들아!
마스킹
어, 수고 많았어. 티켓 고마워.
히마리
아니야, 바쁜데 보러 와줘서 고마워!
레이야
좋은 라이브였어.... 제대로 전달됐어.
츄츄
But.... 그 연주로 우리를 이기려는 거야?
폭주하는 기타 두 개가 제멋대로인 채
기세만으로 밀어붙이는 듯한 라이브....
Roselia와의 투맨 라이브 이상으로
감정에 맡겨진 엉뚱한 짓을 하고 있었어.
오늘 상대는 이기겠지만 그 이상은 없어.
RAS와의 차이는 역력해.
무모한 싸움이라는 건 알고 있지?
란
응. 그래도 이기려고 생각하고 있어.
모카
........
츄츄
.....그래.
다들 돌아가자.
나머지는 이쪽도 음악으로 얘기할 뿐이야.
레이야
응, 결승 기대하고 있을게.
사회자
....투표 결과가 나왔습니다!
출전 밴드는 무대로 모여주세요!
란
.....가자.
공원
토모에
하아~ 피곤해~~~!
이제 팔도 안 올라가.
츠구미
나도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갈 정도로 녹초가 됐어.
히마리
그만큼 전력을 다했으니까
그렇게 표차가 난 거 아니야?
압승이야, 압승!
모카
히 짱, 진정해~ 아직 Afterglow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히마리
그나저나, 오늘 란이랑 모카 무슨 일이야!?
연습 때랑 전혀 다른 어레인지를 하고....
뭔가 부딪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란
그건.... 모카 때문이야. 그렇게
기타를 쳐서, 나도 질 수 없었는걸.
모카
란의 심장에 불을 질러버렸지~
토모에
.....나 참.... 오늘은 어떻게든 넘겼지만
다음에는 미리 말해달라고. 우리도 놀라잖아.
모카
에헤헤, 알겠어~
츠구미
.....그런데, 둘 다 연주 멋졌어.
히마리
응, 둘의 마음이랑 열이 담겨 있었지!
덕분에 이길 수 있었으니까, 축하해야지!
토모에
그래! 축배 들자! 내가 마실 것 좀 사올게.
히마리
좋은데, 자판기 가자.
다들 뭐 먹고 싶어?
츠구미
나도 갈게. 란 짱이랑 모카 짱은?
란
따뜻한 차로 부탁할게.
모카
난 핫초코~
츠구미
알겠어~ 조금만 기다려줘.
란 · 모카
........
모카
.....모카 짱의 선전포고, 깜짝 놀랐어~?
란
당연하지. 갑자기『싸우자』
라고 말하더니 그런 연주까지 하는데.
하지만, 네 소리....
진짜 본심이 정말 박혀 있었어.
모카
......박히셨군요~.....
란
.....그런 표정 짓지 마.
싸움 걸기 시작한 건 너잖아.
모카
으음.... 그건 란이 계기인걸.
란
그럴 리가..... 맞긴 하지만.....
아무튼 이걸로 된 거야.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싸움도 잘 못하는
네가『싸우자』라고 말한 의미도 전부.....
네 소리가 되어서, 박혀 있었으니까.
모카
.....아팠어?
란
응.
하지만 네가 도망치지 않고 부딪쳐줘서
나도 너희의 상냥함에
응석부릴 수는 없다는생각이 들었어.
모카
.....그렇구나~ 그럼 새삼스럽지만....
란이 완전히 불태워도
나는 계속 Afterglow에서 기타 칠 거야.
란
모카......
모카
난 분명 너희 생각의
500배만큼 Afterglow가 좋아.
그러니까 Afterglow는 사라지게 두지 않을 거야.
내 소중한 것은 내가 계속 지킬 거야.
란은 어떻게 할 거야?
란
........
나도 Afterglow를 소중히 할게.
내가 생각하는 방식대로.
토모에
사왔어~..... 근데, 둘 다 무슨 일이야?
히마리
서로 마주보고 서 있고....
무슨 진지한 얘기라도 했어?
란
미안해, 츠구미. 난 역시 지금
마주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츠구미
......어.....
란
이제는 너한테도 모두한테도
응석부릴 수 없으니까.
히마리
엥..... 잠깐, 뭐야? 왠지 무서워.
모카
(어디선가 계속, 예상했던 일이었다....)
토모에
.....역시 무슨 일 있었어?
란
너희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
모카
(언젠가 흩어질지도 몰라.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히마리
하고 싶은 얘기.....?
란
응, 내가 계속 생각하고 있던
Afterglow에 관한 얘기.
모카
(나는.... 두려워도, 상처 받아도,
상처 줘도, 제대로 본심과 마주할 거야.)
(이제부터는『나한테 보이는 것』으로부터
눈길을 돌리지 않을 거야.
어떤 색의 석양이든 놓치지 않을 거야.)
(더 이상 내가 결정한 것을
실수였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란
난....『최고의 라이브』도『우리의 전설』도
전부 고등학생일 때 이루고 싶어.
5명이 꾼 꿈을 전부 이루고....
『Afterglow』는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