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가는 길
박천서
다람쥐가 반기고 숲이 안기는
새들의 노래 소리도 시끄럽다.
산에 들어서니 문명도 불통
숲의 길, 먼지 날리며 돌아가는 산 길
찾는 이도 부르는 이도 없다.
비포장 길 따라 구름에 보폭 맞추고
쉬어가며 눈과 귀가 즐거운 시간
자연과 하나 되는 물결 같은 순간들
바람소리에 길 찾아 걸으며
산짐승 놀랄까 천천히 숲에 물든다.
뿔이 예쁜 꽃사슴 몇 마리
산언덕에서 바라보며 몸을 감추고
소리 지르며 달아나는 고라니
나도 놀라고 너도 놀라고
새들은 별일 아니라며 웃는다.
계곡 물소리에 꽃향기
진동하는 약초 냄새 더덕향기
도라지꽃에 발길 머물다 가고
숲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꽃
이름 모를 야생화의 예쁜 모습
놀란 어린 산토끼 어미를 찾고
산새들 소리 요란한데
약수 한 사발 목을 축이고
손에 잡힐 듯 하늘은 흰 구름
노송은 말없이 먼 산을 본다.
하늘은 맑고 공기에 가슴을 열고
자연의 품에서 하나 되는 시간
나물 한줌 따서 도시락 먹고
사는 게 별것 있는가 한 끼가 삶
오수에 빠져드니 내가 신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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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서
2005년 『현대시문학』 등단. 시집 『또 다른 하루를 꿈꾸며』, 『벽화그리기』, 『물방울의 언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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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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