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조선총독부 총독인가?”라는 비판이 아프긴 아팠나 보다>
용산 대통령실이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의 광복절 비판이 아프긴 아팠나 봅니다. 직접 나섰다가는 조국 대표 ‘몸값’이 올라갈까 두려워 언론인 출신 국민의힘 초선의원을 내세워 반격에 나선 걸 보면 말이죠.
SBS와 TV조선의 앵커였던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지금이 조선총독부 치하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의원직을 내려놓고 만주나 평양으로 떠나라”고 논평했습니다. 조선총독부 치하라면, 조국혁신당도 존재할 수 없었을 테고, 조국 대표가 국회의원이지도 않겠지요. 아마 조국혁신당 의원들과 주요 당직자 대부분은 국내외에서 일제에 맞서 치열한 독립운동을 벌였을 겁니다. 그곳이 만주였을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뜬금없이 ‘평양’은 뭔가요? 조국 대표에게 붉은 칠이라도 하고 싶었던 건가요?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 주요 당직자들은 광복절 당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는 대신,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윤석열 정권 대일굴종외교 규탄 및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광복회의 경축식에 참여했습니다. 신 의원이 비판의 소재로 삼은 대목은 기자회견문의 일부,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귀하는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입니까? 아니면 조선총독부 제10대 총독입니까?”입니다. 일정한 문해력과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일굴종외교 하지 말고, 극우 친일 밀정 뉴라이트 인사들 중용하지 말라는 비판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총독이라고 생각하면 의원직 내놓고 떠나라’니요? 윤석열 대통령의 대일굴종외교와 친일인사 중용에 대한 인식은, 이종찬 광복회장도 조국 대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텐데, 그럼 이종찬 광복회장도 회장직 내놓고 떠나야 할까요?
신 의원은 또 “조 대표는 대통령을 향해 '귀하'라는 정체불명의 호칭을 씀으로써 공당 대표의 자격이 없음도 시인했다”고 했습니다. 이건 또 무슨 해괴한 논리입니까? 국립국어원이 발간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귀하’는 ‘상대편을 높여 이름 다음에 붙여 쓰는 말’입니다. 권위주의 시대에 쓰던 ‘각하’라는 말을 쓰지 않았다고 지금 성내는 겁니까? 혹시 ‘님’이나 ‘씨’처럼 정체가 분명한 호칭을 쓰면 괜찮은가요?
신 의원이 언론인 출신이니 잘 알 텐데, 진보나 보수를 떠나 역대 이런 대통령이 있던가요? 광복회가 참석하지 않은 광복절 경축식이 있었나요? 일제 만행을 언급하지 않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하지 않는 경축사가 있던가요? 조국 대표를 비판할 시간과 열정이 있다면, 그에 앞서 “친일 정권” 덕분에 사도광산 문제가 잘 풀렸다는 일본 집권당 의원의 망언부터 규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부디 ‘권력 비판’을 한때의 업으로 삼았던 기개를 살려, 국정운영을 엉망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힘 1호 당원 윤 대통령에게 고언과 직언을 할 줄 아는 의원이 되길 바랍니다. 반대로, ‘절대권력’ 비호에 몸을 사리지 않을 경우, 신 의원이 몸담았던 언론사 후배들이 부끄럽게 여길 겁니다.
2024년 8월 16일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 김보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