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정독서모임 마치고 커먼즈 필드 마당에 나섰을 때
하늘의 달이 쟁반만큼 큼직하게 떠 있었습니다.
추석이 낼 모레!
팔월이라 열사흘 밤 달이 밝구나
우리 낭군 안 계셔도 방아를 찧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오
방아는 찧어서 무엇하나
열살 안팎 무렵 어린이 합창단에서 배운 우리 민요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김치를 새로 담그고, 나물감을 사들여 삶고 데치고
차롓상 올릴 제수들을 갖추고.........모두 바쁜 유정의 벗님들
그럼에도 김유정 작품을 읽고 토론하기 위해서 참석해준 벗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어처구니 없다'에서 '어처구니'의 본 의미가 무엇이지, 그 어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거의 한 시간 여를 보냈습니다.
조항범 교수는 우리 옛기록에 나타난 '어처구니'를 찾았습니다.
1. 1897년, <한영자전>에 '어쳐군이'로, 그리고 이것은 '돈을 주조하는 데 쓰이는 놀랄만한 기계'라고 기술.
2. 1938년 <조선어사전>에서는 '키가 매우 큰 사람의 별칭'으로 기술
3. 20세기 초에 나온 소설들에서는 '엄청나게 큰 기계'를 ' 어처구니 기계'로, 엄청나게 큰 굴뚝을 ' 어처군이 굴뚝'으로 , 또 어떤 소설에서는 '증기기관차'를 '어처구니'로 기술.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토대로 1957년 <큰 사전>에서 '어처구니'에 대한 뜻을 '상상밖에 엄청나게 큰 물건이나 사 람'으로 기록했다고 합니다.
' 어처구니'에 대한 다른 설명들도 있습니다.
1. 바윗돌을 부수는 농기계의 쇠로 된 부분
2. 맷돌을 돌리는 나무 막대
3. 궁궐이나 사찰의 기와 지붕 용마루나 추녀마루에 장식된 다양한 토기 잡상들
그래서, 꼭 필요한 것이 부재할 때( 농기계의 쇠로 된 부분, 맷돌의 손잡이, 궁궐 기와건물 위의 잡상)
' 어처구니 + 없다 ' 가 어이 없다, 기가 막히다의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어학자인 조항범 교수는 '어처구니'의 어원이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어처구니+ 없다' --> '어이 없다'의 뜻을 갖게 된 이유는 아직까지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오늘 <만무방>을 함께 읽으며, 특히 서두부분에 유난히 많이 나타난 시각적 후각적 청각적 촉각적 이미지와 첩어에 주목,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이미지적 소설의 특징을 살펴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난히 속담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트림'과 '게트림', ' 도지'와 '장리'와 '색조' 등,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단어의 의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만무방>의 전체 분량 ( <<정전 김유정전집>>pp.160~194)에서 p.170 중간 부분까지만 읽고 토론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 모임은 9월 22일 오후2시, 김유정역의 김유정문학열차 안에서 진행됩니다.
김유정문학열차 안에서의 김유정소설작품 읽기와 토론은 공개됩니다.
관심 있는 분은 누구나 동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