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또 다른 이주 청년과 함께 이동장터를 운영했습니다.
이번에 온 이주청년은 다음주까지 있을 예정입니다. 전주에서 온 청년입니다.
어르신들은 새로운 청년들에게 늘 관심이 많다보니 이동장터에서도 새로운 청년이 얼굴이 비치면 항상 그 다음주에 여쭤보곤 하십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달해드리러 두 청년이 함께 출발했습니다.
9시 15분,
늘 물건 사시던 어르신은 오늘은 집에 안계신다며 요 몇일전에 오셔서 미리 물건을 사고 가셨습니다.
어디 가셔서 못팔아준다며, 미리 와서 물건 사주시는 어르신의 마음 얼마나 감사한지요.
지난주에 장사가 잘되어서 오늘은 잘 안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출발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주시니 시작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9시 55분,
오늘도 누워계실 것 같은 예상이 있어서 집으로 물건을 갖고 가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까지 다다르니 어르신께선 침대 아래에 앉아 계셨습니다.
손짓을 하시며 물건을 갖고 오라는 어르신. 내심 반가웠습니다. 어르신 주로 사시는 우유와 황도, 그리고 요구르트 등을 챙겨 다시 방문하려던 찰나, 어르신들 2명이 오셔서 다른 물건을 달라하셨습니다. 차에서 커피와 두유를 팔고 다시 어르신 댁에 가려는데 어르신께서는 왜이렇게 안오냐는 듯한 다급한 손짓을 하셨습니다.
어르신 앞에 물건 펼쳐놓고 필요하신 물건 고르실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요구르트, 우유, 황도 3개를 고르시는 어르신.
계산을 다하고 가려는 순간 어르신께선 빨대를 가르키셨습니다. 바로 드실 수 있도록 빨대 비닐을 벗겨 요구르트 3개에 꼽아 드렸습니다.
말은 하시기 어려워도 손짓과 눈짓으로 대화가 되는 어르신. 이렇게 활동 하실 수 있음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10시 15분,
윗집 어르신과 사돈으로 지내시는 어르신, 마침 회관에서 만나서 윗집 어르신의 상황을 공유 했습니다.
어르신께서도 다행이다 싶으면서 물건 사셨다는 것에 내심 안도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10시 25분,
매주 2병씩 사시는 어르신께서 오늘은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무슨일인지, 일단 지나갑니다.
윗마을 회관에 들렸습니다. 어르신께서 지난번 받은 동락점빵상품권, 마지막으로 남은것 모두 주십니다. 평소 돈으로 사기 힘든 참치액젓 2개 고르십니다. 다른 액젓보다 2배 가까운 가격차이가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비싼것이 맛도 좋다고들 하십니다. 그래서 주로 손주들, 자식들 올 때 사시곤 합니다. 마을에서 받은 상품권 덕분에 좋은 액젓 두개나 사시니, 기분이 좋아지셨습니다.
2주에 한 번씩 돼지고기를 사시는 어르신께서 회관에서 나오셔서
"나 6월 초까지는 돼지고기 괜찮을 것 같아요~" 하십니다.
제사 때문에 자식이 모시러 온다고 합니다. 서울로가서 제사를 지내고 오신다는 어르신. 올라가시는 김에 여러 일정 한 번에 하시려나 봅니다. 어르신께 알겠다고 하며, 돌아오시거든 연락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0시 35분,
오늘도 어르신은 여기에 계셨습니다.
카드를 여러개르를 주시곤
"이게 될랑가? 한 번 해보게" 하십니다. 결제가 되는 것을 보곤,
"그러면 커피도 주고, 고등어도 두손 주고~" 하시며 즐겁게 쇼핑하십니다.
최근 농어민수당과 농민관련 다른 수당들이 입금되는 시기이다보니 어르신들이 입금될 날만 기다리십니다.
무언가를 즐겁게 살 수 있다는것은 또 다른 행복이겠다 싶습니다.
10시 50분,
"카스 세박스, 소주 두박스 내려줘~!"
가게도 아니고, 어르신이 이렇게 주문하십니다. 누가 그렇게 많이 드세요 라고 여쭤보니,
"내가 다 먹지~! " 하십니다.
한창 농번기이고 일이 많아 질때다보니, 술 기운으로 일을 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십니다. 저온저장고 앞에 내려두고 왔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에게 술 많이 팔리는 것 여쭤보니,
"농번기 시작이니, 이제 시작일세." 하십니다.
11시 10분,
보리밭에 보리가 익어갑니다.
어르신 집앞에 차를 세워두고 지켜봅니다.
어르신께서 2주전에 산 알커피를 쌍화차로 교환해달라고 하십니다.
어르신 필요하신 물건으로 교환하시곤 만족해하십니다.
11시 20분,
아침에 전화온 어르신, 집으로 계란 2판, 두부 2개, 콩나물 2개 갖다달라고 하십니다.
집에 남편이 있을테니, 돈 받아가라는 어르신.
집으로 방문하니 어르신께서 돈을 맞춰 바로 갖고 와주십니다.
그러면서 강위원 전)대표님의 안부를 여쭈십니다.
지난번 선거 때도, 항상 만날 때마다 전)대표님의 안부를 여쭙는 어르신.
좋은 소식이 어르신꼐 전달되길 바래봅니다.
11시 30분,
"소리 듣고 내가 저짝부터 부랴부랴 왔어~ 울 집에 계란 한판하고 두부 한 모 놔주고 가시게"
밭일 때문에 장보기가 어렵다는 어르신.
회관에 전동차 끌고 불이나케 달려오셨습니다. 결제 후 바로 다시 떠나시는 어르신. 바쁜 시기입니다.
잠시 있다가 오신 다른 어르신.
"이 카드 되는가? " 하며 내밀어주신 농협 카드.
요즘 군청에서 농협과 협약하여 취약계층 어르신들에게 한 달에 4만원씩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지원금이 나오고 있습니다.
해당 카드는 농산물만 지출 할 수 있으며 농협에서만 지출이가능합니다. 또한 국내산 농산물만 살 수 있는것도 제한적입니다.
묘량에 있는 어르신들은 읍 농협까지 가야하는데, 4만원 쓸려고 농협까지 가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몇몇 어르신들은 요양보호사분들에게 부탁해서 장을 봐달라고 이야기를 하시곤 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정책으로 좋을 수 있으나, 지역 여건 환경을 고려한 어르신 섬세한 정책이 만들어지면 더욱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14시 00분,
어르신 댁에 올라가니 어르신 집 안에 계십니다.
발에 붕대를
14시 10분,
오늘도 우유 어르신은 집에 안계셨습니다.
밭에서 일하시고 계시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윗집 어르신과 함께 고구마밭 깨밭 관리하고 계십니다.
"우유 갖다놨어?" 하시는 어르신.
집 냉장고에 비어있는 우유통 옆에 우유 하나 놓고 왔습니다.
2만원을 주시는 어르신.
"지난번 우유값~" 하시는데, 지난번엔 우유를 놓고 오지 않았기에 말씀드리니 아차 싶으셨습니다.
많이 팔고 오라는 어르신.
뜨거운 땡볕아래 흙먼지 뒹굴며 깨 모종 숭구는 어르신의 모습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어르신의 생활임을 생각해봅니다.
14시 40분,
시원한 바람, 당산나무 아래에서 어르신들 나오길 기다려봅니다.
조용히 한 분 두 분 나오셔서 필요한 것들 이야기하십니다. 언제나 늘 나오시는 윗집 어르신.
다른 어르신들 거래가 끝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십니다. 필요한 물건을 집에까지 들어다드리니 고맙다고 말씀해주십니다.
15시 10분,
오늘도 외상값 바로 주시는 어르신.
지난번 오렌지 외상값을 까먹지 않고 챙겨주십니다. 그 사이 밭에서 일하다 오신 다른 어르신. 손이 시커멓습니다.
"먹어볼텨?" 하시는 어르신.
장난끼가 많으십니다. 밭에서 인부랑 같이 마신다고 캔맥주 한셋트 사십니다.
더울 때는 역시 물보단 시원한 캔맥주 입니다.
떠나려던 찰나 못보던 젊은 어르신이 물건 주문하십니다.
이것저것 사시다가 청지 주문을 하십니다.
점빵차에는 청지를 갖고 다니지 않아서 배달해드리겠다고 하니 집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조합원은 아니지만 일단 배달 해드린다고 말씀드리며 사무실 복귀를 속히하고자 했습니다.
16시,
점빵차 마무리하고 사무실 도착한 순간
"점빵이지요? 코다리 하나 가능해요?' 하시는 어르신.
마을에 어르신이 안계셔서 바로 왔는데, 바로 전화를 주십니다.
어르신께 바로 배달 갑니다.
아까주문했던 다른 어르신의 물건 함께 챙깁니다.
현금결제 할 줄 알았는데, 코다리는 카드 결제 하신다고 합니다.
다음번에 받는다고 하며 이동합니다.
청지 주문하신 어르신 집 가니, 어르신 계시지 않습니다.
주차된 차에 전화하니 무슨 말씀이냐며 그러십니다.
어찌어찌 상황을 이야기하니 전달해주겠다고 하십니다.
돈을 모두 못받고 돌아온 그 시간, 전화가 왔습니다.
"미안합니다. 돈은 계좌 입금 해줄께요~" 하시며 연락주신 청지 어르신.
뒤로 들리는 이야기에는 어르신의 사모님께서 "아휴 읍내에서 살 수 있는데, 뭣하러 괜히 주문했대~" 하시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고, 우리마을에서도 필요한 물건을 샀다는 긍정적인 거래가,
어르신에게 지속적인 거래가 될 수 있는 기회로 다가갔으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과 거래는 불확실할 때도 있지만, 그걸 감수하고 물건을 전달해드리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별일이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