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있는 프랑스는 오는 4월23일에 1차투표를 실시한다. 1차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없는 경우(없기 마련이다), 최다득표자 2인을 놓고 2차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당선자를 내고 있다.
이러한 결선 투표제는 대통령 깜이 될수 있는 인재들의 출마폭을 넓혀 유능한 인재들이라면 누구나 1차 출마해서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야심있는 정치지망생들의 입장에서는 출마해서 국민들의 1차 심판을 받을 기회기 있어 좋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후보를 고르고 골라 선출할수있어 좋다.
국가적 견지에서는 1-2차 투표를 2주간격으로 치르기 때문에 선거관리라는 행정적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국민들이 공휴일 처럼 즐기기도 하고, 또 최종 당선된 후보가 유권자의 51%이상을 득표하게 됨으로서, 신임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민적 신뢰를 받아 좋은 제도로 확립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이 프랑스 식 결선투표제 도입을 가장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우리도 결선투표를 통해서 대통령을 뽑아야, 보다 좋은 후보를 선출할 수 있지않겠느냐는 것이 안의원의 주장이다.
프랑스의 결선투표제가 새삼 관심을 끄는 것은 오는 4월23일에 1차 대통령 선거를 , 5월7일에 2차 결선 투표를 행하는 데, 지금 예상되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일과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수도 있겟지만) 대략 겹치는 데도 있지만 금번 프랑스 선거의 묘미에 있는 것 같다.
프랑스 정치지형은 오랜 전통의 드골주의자들로 불리는 보수정당인 공화당, 배타적인 극우성향 정파인 민족전선(Le Front National),
사회당및 공산당등 좌파세력으로 대별된다. 좌.우 로 대별할 때는 보수당과 극우는 우파의 범주로 구별되고, 사회당과 공산당, 극죄세력들은 좌파로 구분된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통상 보수진영의 대표주자인 공화당 후보와 좌파진영의 대주주격인 사회당 후보간의 최종 결투가 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패턴이었다.
그런데 금년은 두가지 점에서 특이하다.
극우 성향의 국민전선(Le Front National) 마리 르펜 여성 후보가 트럼프의 영향을 받아, 1차 투표에서는 1등으로 부상할 확률이 높아젔다. 그렇다고 그녀가 2차 결선투표에서 대통령에 당선되기는 난망시 된다. 2차 결선 투표에서 유권자들은 좌,우로 나뉘어 투표하게 되지만 이번 경우는 그 관례가 깨질 가능성이 커젔기 때문이다. 이번 1차 투표에서는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자타가 인정하던 보수파의 공화당 프랑스와 피용(Francois Fillon)후보가 국회의원 재직시 자기 부인등 식구들을 보좌관으로 등록 국고를 챙겼다는 비리에 연루되, 탈락할 위험에 처한 반면,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 정부의 경제장관을 지냈다가 장관직을 그만 두고 나와 독자적인 정치노선을 걷고 있는 프랑스 전진당(La France en Marche)의 마크롱(Macron) 후보가 돌풍을 일르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차 투표에서 1등은 극우의 마리 르펜 후보, 2등이 중도를 표방하는 신진 프랑스 전진당의 마크롱 후보가 될 확률이 매우 높아젔다. 즉, 전통 보수 와 전통 사회당 후보가 모두 탈락한 되신, 극우후보와 중도 후보가 1-2 등으로 당선될 확율이 높아젔다.
그러면 5월7일 치러질 최종 결선 투표에서의 결과는 어떠할까?
극우 국민전선 마리 르펜 여성 후보와 신진 중도 마크롱 후보간의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 데, 최종적으로는 젊은 신진 마크롱이 당선될 것 같다.
내가 본 이유는 아래와 같다.
보수를 대변하는 후보가 없는 한 보수층은 원래 수재형 인재들을 선호해 왔고, 프랑스에서는 수재로서 경제전문가의 경력이 없으면 인정을 못받았는 데, 마크롱은 사회당 정부에서지만 수재로서 30대 젊은 나이에 경제장관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다.
프랑스에서는 초인류 학교출신으로 경제관료 경험이나 경제 전문가라야 정계에서 입신할 수 있고, 국민들이 알아준다.
그런면에서 프랑스는 전통적인 귀족주의적인 엘리트 사고방식이 사회저변에 깔려있다고 볼수있다. 이는 보수파인 공화당이나 진보적 좌파인 사회당의 경우도 마친가지다. 일류학교 출신의 자타가 인정하는 엘리트가 아니면, 정계에서 출세하기가 힘들다. 국회의원까지는 몰라도 그 이상의 국민선택은 받기 어렵다. 철저하게 인물됨을 따진다. 이점이 한국과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다.
다음으로, 프랑스인들은 미남을 선호한다. 그런면에서 39세인 마크롱은 TV 화면등 각종 토론회에서 압도하는 젊고 깨끗한 외모와 논리로 좌중을 좌우하는 힘을 발휘하고 있다. 외모와 논리적 사고력및 토론능력, 엘리트 학별, 경력..이런 것이 유권자들의 일차적 기준이다.
마크롱은 중학생 시절에 연극반에서 연극을 지도하던 25살의 연상 유뷰녀인 여선생과 결혼하였다. 전통적인 보수가정의
입장에서는 거부감 있는 후보가 될 것이지만, 그런 완고한 보수층은 어차피 극우 마리 르 펜을 지지할 것이고, 그외 대다수 온건 보수층은 마크롱을 지지할 것이다. 왜냐하면, 프랑스는 이런 나이차이에 의한 불균형적인 애정에 대해 오히려 미소로 대하는 관용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사랑받은 왕이 앙리 4세(Henri iV)인데, 그는 1517년 신.구 교도간의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을 종식시킨 낭트칙령(Edit de Nantes)발표자로도 유명하지만, 그는 왕의 신분으로 왕궁을 나와서는 농부의 옷으로 갈아입고, 몰래 평민 마을의 정부를 만나러 가 사랑을 나눈 낭만적 왕으로도 유명하다. 그런 인간적 왕을 지금도 프랑스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왕으로 여기고 있다. 수년전 한국도 방문한바 있는 사회당의 프랑스와 미테랑 대통령에게 공공연한 내연녀인 파리 오르세 미술관의 큐레이터로 있던 마담 펭죠가 있었지만 프랑스 국민들 이런 문제로 미테랑 대통령을 험담하거나 곤경에 빠트리지 않았다.
(필자는 행운스럽게도 프랑스 근무중 이런 미테랑 대통령을 엘리제 대통령 궁에서 직접 뵙고 대화를 나눈적 있었고, 그와 내연녀 팽조여사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타던 말을 대신 시승 해 본 적도 있었다)
이런 점만 보아도, 남녀간의 애정문제에 대해서는 그것이 진실한 애정에 기초한 것이면 이를 곱게 보아주는 관용이 있는 나라가 프랑스다. 따라서 마크롱의 25살 연상 여인과의 부부관계는 마이너스 소재로 등장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
따라서 프랑스 정치를 수십년 보아온 나의 경험에 의하면, 이번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서는 기득권 파타, 정치쇄신, 일자리 창출을 외치며 깨끗한 이미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엘리트 출신의 신진 정치인 마크롱이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이 당선되면, 그는 과거 젊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선풍을 일르켰듯, 세계정치 무대에서 프랑스 식 산뜻한 선풍을 일으킬 것이다.
한국 대선에서도 마크롱 바람이 불지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