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다.
여러명의 청년들이 먼거리에서 교회를 찾아왔다.
그런데 그들은 사실 외적인 부분에서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존재들이다.
외국의 3개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청년, 몇명의 청년은 어려서부터 학교에서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대학에서도 4년 내내 장학생이었다고 하였다, 그것도 한국 최고의 명문대에서 말이다.
외모도 모두 미남 미녀들이라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에 비해 나는 대머리에 70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할배 목사이다.
안검연축으로 눈을 떴는지 감았는지 모를 정도이고 말을 하면 어눌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게다가 교회는 재개발지역에 있는 허름한 건물 5층의 작은 규모이다.
이 청년들은 모두 2~3시간씩 걸리는 먼 곳에서 출석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다 제풀에 지쳐서 떠나겠지. 생각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나는 자신감이 없었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신기하다. 몇 청년은 1년여 가까이 출석하였고, 어제 주일에는 한 청년이 세례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준비된 청년이 대기 중이다.
세상에서 똑똑하고 잘난 이 청년들이 나에게 온 이유는 무엇일까?
이어령교수는 <지성에서 영성으로>라는 책에서 지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 영성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깨닫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는 고백을 한바 있다.
그렇다!
이 청년들은 지성으로 풀 수 없는 신비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의 Needs를 나의 얄퍅한 지식을 채울 수 없다. 오직 하나님께서 무능한 종에게 주시는 지혜와 총명으로만 가능하다.
오늘도 강단에 엎드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에 흘러들어오는 위로부터 난 지혜를 구하고 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흘러도 일어설 수 없다. 지성인에게 줄 수 있는 하늘의 것을 담아내지 못하면 저들은 실망하고 교회를 떠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저들에게만 아니라 내게도 절박하다.
“오 주여! 내게 긍휼을 베푸소서! 주님의 신령한 것으로 내 영혼을 채워주소서!”
오늘도 간절함으로 무릎을 꿇고 오전(午前)을 보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