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알파라이징 (롬8:26-28) 197장
최근 소비자의 무의식을 공략하는‘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 뜨고 있습니다. 뇌에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 뉴런(neuron)과 마케팅을 결합한 단어로 무의식적 반응과 같은 두뇌 활동을 마케팅에 접목한 것입니다. 이 같은 광고는 간단한 기호와 논리구조를 활용하여 집중도를 높이는 게 특징이라고 하는데, 그림과 기호 등으로 화면을 단순화시켜 시청자의 눈을 화면에 고정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모 기업의 광고에 서로 다른 세상이 만나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든다는‘알파라이징’이란 CF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알파라이징(alpharising)은 그리스어의 알파와 떠오른다는 의미의 라이징(rising)을 합성한 신조어입니다. 알파는 그리스어의 첫 글자로, 첫째가는 것, 처음이라는 의미를 뜻하며, 어떤 미지수의 뜻으로 +α(플러스 알파)의 표현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알파라이징은 서로 다른 무엇과 무엇이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예컨대, 흙과 씨앗이 알파라이징 하면 꽃이 탄생한다는 자연의 섭리, 숲의 나무와 누에고치에서 얻어낼 수 있는 명주실이 알파라이징 하면 감동과 심금을 울리는 바이올린이 되는 과학적 원리, 돌과 다윗이 알파라이징 하면 무기가 탄생한다는 역사적 사실, 개구리와 공주의 키스가 알파라이징하면 왕자가 된다는 친숙한 동화나 이야기 등을 이용하여 일방적이고 추상적인 메시지 대신 기업의 목표를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유추하도록 이끌어 갑니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돌이 다른 것들과 만나 각기 다른 +α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여주는데, 돌이 시간과 알파라이징 하면 보석이 되고, 돌멩이가 규칙과 알파라이징 하면 바둑이 되고, 우주와 알파라이징 하면 별이 되고, 다윗과 돌멩이가 알파라이징 하면 골리앗도 쓰러뜨릴 수 있다는 등의 색다르고 재미난 해석으로 다른 세상들이 만나 다양한 +α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렇듯, 다른 세계로 여겨졌던 두 가지가 알파라이징한 결과물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휴대폰과 음악 컨텐츠가 알파라이징해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원천적으로 변화시킨 멜론 서비스가 탄생하고, 휴대폰과 컴퓨터가 알파라이징하여 스마트폰이 태어나듯, 의학과 IT산업이 만나고, 교사와 학생이 만나고, 친구와 친구가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하는 맘을 갖게 됩니다. 우리 학교는 물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같이 알파라이징 하면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1이 2가 아니라 그 이상의 상승효과를 가져오는 시너지(Synergy)나 협업(Cooperation) 또는 상생(相生) 정도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뛰어난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알파라이징이며 그 매력인 듯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서 의식하지 못했던 알파라이징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보여주는 다음 몇 개의 역발상 질문을 통한 후속 광고를 보면 더욱 여실히 드러납니다. 예를 들면 만약 아빠와 엄마가 알파라이징 하지 않았다면, 수소와 산소가 알파라이징 하지 않았다면, 물감과 붓이 알파라이징 하지 않았다면, 양극과 음극이 알파라이징 하지 않았다면(어떻게 되었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만약이라는 가상이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어서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둘이 만나 플러스 알파 즉 알파라이징한 결과물의 파워는 우리의 생각보다 대단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발상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고, 또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신앙생활하는 우리에게, 더 나아가 가르치는 직임을 가진 우리 교육자들에게는 많은 것을 시사해줍니다.
다윗과 돌멩이가 알파라이징하면서 양떼를 노리는 짐승을 내쫒는 다윗의 물맷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차원적인 알파라이징이 하나님과 함께하는 알파라이징이 되면 거인 골리앗도 쓰러뜨릴 수 있는 무서운 경쟁력이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어느 누구와도 다르도록 독특하게 창조한 유일무이한 인격체이며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끼리 모여서 믿음과 긍정의 알파를 만들어가는 세상이 알파라이징의 세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그 알파라이징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할 상상 이상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권면합니다.“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자기 일을 돌볼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2:2-4).”그리고 한 가지 더 부탁하는데 그것은“예수님의 마음을 품으라”(빌2:5)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주님이 바라시는 알파라이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때 비로소 능치 못할 일이 없게 되고(막9:23) 산을 바다에 옮기는 믿음과 기도의 알파라이징 효과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한걸음 더 나갑니다. 바로 성령의 알파라이징입니다. 우리가 연약하여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할 때에도 성령이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실 뿐 아니라, 모든 것이 합력하여 곧, 알파라이징 하여 선을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시면 아무도 대적할 자가 없고, 우리를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자가 없게 됩니다.(롬8:31-39) 이것이 바울이 십자가와 알파라이징하여 보여주는 위대한 고백입니다. 원컨대 우리들도 성령의 알파라이징으로 누리는 권세와 능력을 직접 체험(행1:8)해 보고 싶습니다. 어거스틴이 어머니의 기도와 알파라이징 하여 방탕한 삶에서 기독교 최고의 교부가 되었듯이, 우리의 삶이 십자가의 플러스와 알파라이징 되고, 우리 아이들이 정명동산에서 하나님과 알파라이징 된다면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놀라운 역사가 우리를 통해서 일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기독교학교교육은 바로 이렇게 학교와 하나님이 알파라이징하는 것입니다. 믿음과 기도의 알파라이징, 성령의 도우심을 받는 알파라이징 그런 하나님의 개입을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학생과 교사, 교사와 교사, 학생과 학생이 서로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알파라이징 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창조하는 그 날이 오길 소망합니다. 상상력과 열정이 만나고, 눈물의 기도와 아이들의 꿈이 만나고, 수고의 땀과 비전이 만나고, 제자를 향한 사랑과 아이들의 존경심이 만나 알파라이징 되는 정명공동체를 꿈꾸어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고백하는 믿음의 교육공동체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서로 마음이 통하고 공감하며, 기도로 소통하여 십자가와 알파라이징 되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리와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부활의 주님과 알파라이징 하여 생명과 소망의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는 그리스도의 푸른 계절이 속히 왔으면 좋겠습니다. (목포정명여자중학교 2010년 4월 26일 교직원예배:윤삼열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