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흑가마>
이 멀리까지 와서 이렇게 맛있는 흑염소를 먹게 될 줄 몰랐다. 알고보니 한탄강가에서도 흑염소 방목을 심심찮게 한다. 염소는 양과 달라 산록에서 양육이 용이하다. 전국 산록 어디서나 염소를 키운다. 완도 약산에서 맛본 흑염소를 북쪽 끝에서 다시 맛본다. 우리가 흑염소즙만이 아닌 염소요리의 나라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다.
1.식당얼개
상호 : 청산흑가마
주소 :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 179-1(학담로 61)
전화 : 031-835-4950
주요음식 : 흑염소
2.먹은날 : 2021.9.12.저녁
먹은음식 : 염소탕 12,000원, 염소수육 25,000원
3. 맛보기
염소와 부추를 원없이 먹는다. 부추, 염소, 둘 다 강한 음식들로 보양식으로 많이 이용된다. 염소는 허약체질, 양기부족을 보양해주는 효과가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고, 부추는 한자어로 기양초라 하여 양기를 돋구는 일등 채소로 알려져 불가에서는 금하는 채소가 되어 있을 정도다.
양기를 돋구는 식품끼리 만나 상승작용을 하는데, 부추는 잡내를 잡아주기까지 하니, 식약동원의 음식을 조리하는 데는 최상의 궁합 식품인 셈이다. 제대로 몸보신을 하면서 멀리 청정지역에 온 호사를 제대로 누리는 식사다. 탕도 수육도 잡내없이 상큼하여 호젓한 기분과 든든한 기운을 한층 더 느끼게 해준다.
수육의 부위가 다양하다. 껍질에서 순살에서 약간 든 비게살에서, 다양한 맛을 쫀득한 식감으로 즐길 수 있다. 소스를 더하면 신선 부럽지 않다.
수육이 살짝 찐 부추와 어우러졌다. 부추가 질기지 않을 정도로 쪄져서 쫄깃한 염소의 식감과 소스와 어울리니 최상의 맛을 낸다.
우리는 양고기가 없고 염소고기가 있다. 염소 사육도 충분하지 않아서 호주 수입산이 많지만, 양고기를 대신할 고기로 좀 더 양육이 활성화되어 식재료 확산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정약용은 양의 사육이 소홀하다고 비판했지만, 우리 산천은 산이나 골짝을 두려워하지 않는 염소가 평지를 좋아하는 양보다 양육 조건이 좋다.
염소를 먹을 때는 냄새를 두려워하는데, 이 정도 맛을 낸다면 염소요리를 두려워할 일 없겠다. 완도약산이 염소로 유명하다. 남도 지역에 가면 주로 약산 염소를 요리를 하는데, 이곳 염소요리는 약산 염소 못지 않다.
손님들도 이 외진 곳까지 잔뜩 찾아와줘 실내 가득이다. 수육은 주문에 대지 못할 정도다. 염소 대중화의 가능성을 본다. 소와 돼지로 국한된 붉은고기의 단조로움을 장차 흑염소가 깰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염소는 식약동원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밥을 먹는 것이 약을 먹는 것이 되는,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건강식이기도 하다. 염소고기 요리를 이만 정도로 키워내는 연천 분들을 괄목상대해야 할 거 겉다. 맛있는 요리, 멋있는 지역이다.
염소탕. 염소요리맛을 알려면 탕을 먹어야 한다. 염소를 먹어보기 겁나는 이유는 표현하기 어려운 노린대, 잡내다. 그런데 거부감 드는 맛이 하나도 안 난다. 풍성하고 깊은 맛이 난다.
가만 보니 부추 외에도 갯잎과 버섯 등이 많이 들어 있고, 고기도 다양한 부위가 들어 있다. 살짝 매콤한 맛이 개운함을 느끼게 한다. 잡내가 아닌 향내가 나는 음식이다. 간도 잘 맞다. 김치, 깍두기와 잘 어울린다.
된장맛도 좋아서 마늘쫑, 양파를 찍어 함께 하니 소고기, 돼지고기와는 완전 다른 풍미가 좋다. 새로운 음식 개발, 새 메뉴 확장으로 식생활 영역이 다채로워진 것이 한층 더 깊은 즐거움을 준다.
가지무침, 많은 양념을 넣어 정성을 다했다. 적절하게 쪄서 통통한 가지의 식감이 아주 좋다.
김치. 개운한 맛이 좋다. 탕과 잘 어울린다.
생강절임. 단맛이 나면서 생강 향이 진하며 사각거리고 씹히는 생강 식감이 압권이다. 수육 소스에 더하면 환상의 궁합을 이룬다. 일식집에서 나오는 붉은 색 도는 생강절임보다 한 차원 높은 맛으로 여겨진다.
*수육 소스. 가운데 황색이 돋는 것이 이 식당이 자랑하는 수제 소스다. 위는 겨자, 뿌려진 고명은 들깨이다. 소스는 된장맛도 살짝 나는데, 수육에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개운하면서도 잡내를 잡고, 맛을 한 단계 높인다. 파주에 두 곳이나 동일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노하우가 이 소스에도 충분히 담겨 있다.
조밥 졸깃거리는 밥알의 식감이 좋다. 반지르하게 흐르는 윤기도 식욕을 돋군다
4. 먹은후
5분 거리에 있는 전곡리선사유적지와 박물관도 식전이나 식후에 둘러보자.
전곡리선사박물관
선사박물관 전시물
*전곡리선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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