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 원작, 동희선홍윤적 각색 <메밀꽃 필 무렵>
전체줄거리
장돌뱅이인 허 생원은 봉평 장에서 조 선달을 따라 충춧집으로 간다. 그 곳에는 동이라는 애송이 장돌뱅이가 충춧집과 수작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그의 뺨을 때려 쫓아 버리지만, 측은해 하며 바로 화해한다. 그날 밤 세 사람은 동행하고, 허 생원은 오래 전에 물방앗간에 갔다고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나 함께 밤을 지냈던 추억을 이야기한다. 동이가 자신의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이를 듣고 난 허생원은 동이가 자신이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충격에 개울을 건너다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게 된다. 허 생원은 동이의 등에 업혀 개울을 건넌 후, 동이가 자신과 같은 왼손잡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각색한 시나리오로, 기본적인 사건의 흐름은 원작의 내용과 같지만, 허생원이 장돌림이 된 과정을 소개하거나 허 생원으로 추정되는 ‘초 서방’과 관련한 내용은 원작과는 다르다. 이 작품은 장돌림 허생원을 내세워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삶을 사는 장사꾼의 비애와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허생원의 사랑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장돌림이라는 허 생원의 처지에서 비롯된다. 허 생원은 과거의 봉평 장에서 우연히 만난 성 서방네 처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다음날 성 서방네 처녀는 가족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허 생원 역시 한곳에 정착할 수 없는 숙명이기에 성 서방네 처녀를 더 이상 찾지 못하고 영영 이별하게 된다. 그러나 성 서방네 처녀와 허 생원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암시되는 동이가 허 생원과 인연을 맺는 모습을 통해 운명적 이별과 동시에 운명의 만남이 공존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운명적 이별을혈육의 정으로 다시 봉합하는시도를 했다는 점이 이 작품의 궁극적인 묘미라고 할 수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시나리오
성격 : 서정적, 낭만적
배경 : 1920년대 어느 여름 낮부터 밤까지, 강원도 봉평에서 대화 장터로 이르는 길
주제 : 장돌뱅이의 떠돌이 삶의 애환과 육친의 정
특징
① 인물 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주인공의 삶에 주목하게 함.
② 결말에서 암시와 여운을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