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5일(화), 강원도 양양에 간김에 양양의 휴휴암(休休庵)을 찾았다. 강원도 양양군 현암면 광진리 1번지, 강릉에서 속초 방향으로 7번 국도를 따라 약 40여분 달리다 보면 바닷가에 자리한 작은 암자 휴휴암을 만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쉬고 또 쉬는 절'답게 세상 모든 시름과 번뇌를 내려놓고 몸도 마음도 쉬고 싶은 곳이다.
1997년 묘적전이라는 법당 하나로 창건된 암자치고는 제법 규모가 있다. 99년 바닷가에서 누운 부처 형상의 바위가 발견 되면서 유명해져 불자들의 발길이 늘었다. 그래서 당초 묘적전 한 채이던 것이 비룡관음전, 요사채, 종무소, 종루 등이 들어섰다. 묘적전에서 바닷가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서면 절집에서 가장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관음도량으로 잘 알려진 양양의 휴휴암은 국태민안의 염원 속에서 호국영령 등 유주무주 고혼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한다. 양양 휴휴암은 지난 10월 23일, 신묘장구대다라니 독송 등 철야기도를 시작으로 그제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태평무와 살풀이춤, 법고 등의 순서로 수륙대재를 엄수했다고 한다.
휴휴암에 펼쳐진 풍경은 그대로 휴식이다.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100평 남짓한 너럭바위인 '연화대'가 나온다. 연화대로 내려서자 절집을 명소로 만든 해수관음 와불상이 절벽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작은 절과 이어진 너른 바위는 바다 물위 평상(平床)처럼 펼쳐져 있다.
너른 바위를 호위하는 듯 주변 바위들의 각종 형상은 방문객의 작은 탄성을 끌어낸다. 그런가 하면 절 아래 아늑한 앞마당같은 모래사장은 맨발로 걸어가 그대로 드러눕고 싶어진다. 온갖 세상 풍파와 시름을 떨쳐내고 몸도 쉬고 마음도 쉬고 또 쉬면서 기도하고 싶은 곳이다.
암자 아래 모래사장으로 내려오니 대형수족관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수족관에는 싱싱한 물고기 대신 우럭 등 치어(稚魚)들이 가득하다. 방생용으로 팔고 있는 것들이다. 그런 이유로 언제부터인가 이곳 바위 근처에는 우럭과 황어 등 많은 물고기가 몰려온다고 한다. 또 물결이 찰랑거리는 너럭바위에는 파래 등 해조류가 물결에 따라 넘실거린다. 너럭바위 입구에는 아낙네들이 이곳에서 딴 미역과 톳을 그릇에 담아놓고 객들을 부르고 있다.
휴휴암을 둘러보고 고딩 산악회('시산회') 산우들과 설악산을 산행한 후 뒤풀이때 한 번씩 들렀던 기사문항의 '경기활어직판장'집을 찾아 싱싱한 횟감으로 막걸리를 한 잔씩하고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