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오늘도 밭에서 모입니다.
약속 시간에 대한 개념이 서로 다름을 느끼네요.
어른 동무들은 선생님이 조금 일찍 오시니 자기네들도 조금 일찍 서둘러 나와보려 하구요,
천지인 동무들은 얄짤없이 정시간에 맞춰서 나오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기다리는 입장이 되면 마음이 조급해지고, 수업에 오는 입장이 되면 마음이 조금 늘어지는가 봅니다.
실상사 작은 학교 8학년 동무들이 와서 일꾼들이 더욱 든든해 졌네요.
오늘은 네모둠으로 나뉘어 일을 합니다.
상추잎 따는 모둠, 감자비닐 구멍 뚫는 모둠, 흙을 담아 나르는 모둠 그리고 새참 모둠.
손발 척척, 사람이 넉넉하니 금세 일이 끝났습니다.
예년과 다르게 밭일이 조금 쉬워진 듯 합니다.
날마다 풀과 씨름하는 것이 밭일인냥 느껴졌는데, 비닐덮고, 멍석 까니 일이 훨씬 수월해졌네요.
물론 그에 따른 다른 일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인데...
우리가 풀을 잘 처리하지 못하니 선생님께서 고민하신 방법이지요.
편해진 만큼 땅과의 교감이 적어진 듯 못내 안타까움이 동시에 있습니다.
사람 위주의 여러 편리한 방법들 이면에 소실되어가는 것들이 느껴지니 고개가 갸우뚱해지네요.
이런 고민도 나중에는 나눠보면 좋겠다 싶어요.
오늘도 하늘과 착한 사람들이 차려주신 새참을 맛있게 나누고 마무리 하였습니다.
상추 겉절이가 참 맛났지요.
그리고 선생님 홀로 양파밭에 약치시는 모습이 뭉클해 보였구요.
남성 네분이 닭장 짚단 넣어주는 모습, 사과나무 심는 모습 등...
계획된 것이 아닌 그냥 해야 할 듯 해서 하는 일들이 유독 눈에 띈 날입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우리는 사랑어린연금술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