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금요일
6시에 일어나, 6시 30분에 아침을 먹고, 7시 40분에 버스를 타고 구채구로 향했다. 5km 정도의 가까운 거리라서 금방 도착했다.
구채구(九寨溝, 주자이거우)는 9개의 장족(티베트인) 마을이 있는 협곡에서 유래된 지명이며, 1972년 벌목공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라고 한다. 1992년 세계자연유산에 이어 1997년 세계 생물권 보호구로 지정되었으며, 중국의 4대 절경 중 하나로 일컬어지고 있다(물은 구채구, 산은 황산, 계곡은 장가계, 강은 계림).
구채구로 들어가는 검표구에 이르니 줄을 선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았다. 보통 하루에 4만 명씩 입장한다고 한다. 한참 기다린 끝에 입장하여 셔틀버스를 타고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두 번째 마을 앞에서 내려 수정구 계곡을 걸어 올라가면서 구채구 풍경을 구경하였다. 수정폭포(树正瀑布)를 지나, 노호해(老虎海, 구채구에서 두 번째 크기의 호수)와 서우해(犀牛海)를 감상하였다. 정말 아름다웠다. 바다를 볼 수 없는 내륙이라서 그런지 호수 이름마다 모두 해(海)자를 붙였다.
셔틀버스는 Y형 갈림길에서 우측 일측구로 향했다. 안내원에 의해 관광객을 적당히 분산시켜 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다섯 송이의 꽃 모양을 한 오화해(五花海, Five-Flower Lake, 해발 2,462m, 길이 450m, 폭 313m, 수심 9m)를 구경하였다. 노호해나 서우해에서도 그러했지만, 옥빛 물속에 잠긴 나무들은 탄산칼슘 성분 때문에 썩지 않고 그 모양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내고 있었으며, 물이 아주 맑아 물고기들의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였다.
이어서 진주탄으로 걸어 내려갔다. 진주알처럼 하얀 물방울들이 흘러내리는 얕은 여울이라는 뜻을 지닌 진주탄(珍珠灘, Pearl Shoal, 폭 112m, 길이 189m)을 지나, 진주탄 폭포(폭 162m, 높이 21m)에 이르러 한참 감상하였다. 진주알 같은 물방울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떨어지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폭포를 지나자 경해(鏡海, Mirror Lake, 해발 2,367m, 길이 1,155m, 폭 241m, 수심 31m)가 나타났다. 거울 같은 수면 아래로 주변 풍경이 반영되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일측구와 측사와구가 만나는 갈림길에 자리 잡은 낙일랑센터에서 뷔페식으로 점심 먹고, 셔틀버스를 이용하여 장해로 올라갔다.
장해(長海, Long Lake)는 구채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크기도 가장 큰 호수(해발 3,100m, 길이 4,350m, 폭 399m, 수심 90m, 저수량 4,500만㎥)로 S자 형상인데, 빙하가 녹아서 고인 맑은 물로 채워져 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다채로운 빛깔을 내는 이 호수는 볼수록 정말 아름다웠다. 호수 뒤편 높은 산에는 만년설이 쌓여 있었다. 이 호수는 수량이 늘 일정하며 일측구와 측사와구에 모든 물을 공급하는 수원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장해 아래에 있는 오채지로 걸어 내려갔다. 오채지의 색깔도 참 아름다웠는데, 2008년 대지진 이후 수량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버스 타고 낙일랑 폭포(폭 270m, 높이 25m)로 가서 감상하였다. 진주탄 폭포와 모양은 비슷하나 규모는 더 컸다. 구채구에서 가장 큰 폭포라고 하는데, 티베트어로 ‘웅장한 남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구채구 관광을 마치고 전용 버스를 타고 Romance park로 가서 구채 천고정(九寨 千古情) 쇼를 관람하였다. 본공연에 앞서 극장 밖 야외에서 펼쳐진 간단한 공연도 구경하였다.
1시간짜리 공연 4부로 구성되었는데, 1부는 아홉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구채구 마을을 형성하는 과정을, 2부는 전쟁 이야기, 3부는 당나라 공주와 토번왕과의 결혼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4부는 2008년에 일어난 사천 대지진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공연은 전세계 최초의 5D 실사를 재현한 배경과 아름답고 신비로운 무대로 구성으로 황홀한 감동을 안겨주었는데, 4부가 특히나 가슴 저린 감동을 안겨주었다.
공연이 끝난 후, 인근 식당에서 한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잡채, 상추, 두부 호박 찌개, 돼지고기 두루치기, 야크고기 볶음, 감자볶음 등이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여 싸고 샤워를 한 후, 11시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 새벽에 일찍 일어나야 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