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 · 김태현
양자 컴퓨터는 디지털 논리 기반의 컴퓨터로는 계산이 매우 비효율적인 문제를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등 양자역학의 고유한 성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양자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그림 1> (a) 와 같이 디지털 컴퓨터의 비트에 해당하는 양자비트(qubit)에 양자 정보를 정확하게 저장할 수 있어야 하고, <그림 1> (b) 와 같이 여러 개의 양자비트에 저장된 정보에 따라 정확한 연산을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양자역학의 고유한 특성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현재 많은 기술이 경쟁하고 있다.
이온트랩은 초고진공 환경에서 원자를 하나씩 포획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일반적으로 최외곽에 두 개의 전자를 가진 주기율표상의 2족 원소들을 주로 이용하고, 최외곽의 두 개 전자 중 하나를 떼어내어 원자 전체로서는 양전하를 띄게 하여 전기장을 활용하여 포획한다. 이때 최외곽에 남아 있는 나머지 한 개의 전자는 수소 원자처럼 원자 안의 비어있는 여러 에너지 준위를 차지할 수 있으며, 외부에서 가해주는 레이저에 의해 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준위를 바꾸거나 이온들의 상호작용으로 양자 연산을 수행할 수도 있다
○ 국제 기술 현황: 미국의 IonQ, Quantinuum, 영국의 Oxford Ionics, Universal Quantum, 오스트리아의 AQT 등 최근 다양한 이온트랩 기반의 양자 컴퓨터 개발업체들이 생겨나서, 양자 컴퓨터 서비스를 이미 제공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특히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지표인 양자 볼륨(quantum volume)이나 실용적인 양자 알고리즘을 수행했을 때 성능을 나타내는 성능시험 등에서 다른 물리적 시스템들에 비해 확실한 성능 우위를 보인다.
○ 국내 기술 현황: <그림 2> (a) 는 실제로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이온트랩 칩을 보여주며, <그림 2> (b) 는 이를 이용하여 여러 개의 이온을 동시에 포획한 상태를 보여준다. 본 연구실에서는 이온 포획부터 시작하여, 이온 qubit의 양자 상태 제어 및 측정, 이온의 shuttling, two-qubit gate 등 양자 컴퓨터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요소 기술들을 모두 국내 최초로 구현하였다.
이온트랩은 많은 경쟁 기술이 사용하는 인공원자에 비해 실제 원자를 활용하기 때문에 인공원자의 제작할 때 발생하는 qubit 간 차이가 전혀 없어서 계산의 정확도가 매우 높은 데 비해, 실제 원자를 포획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단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필자소개
MIT Ph.D. (물리학)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