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와 위빠사나의 수행체계에 관한 비교연구
맺음말
지금까지의 고찰을 통해서 요가와 위빠사나의 수행체계와 두 수행법이 수행의 실천에 있어 어떤 공통적인 효과를 남겼으며 그 유사점은 무엇인지, 상이점은 어떠한 것인지를 대등적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오늘날 선정에 들기 위하여 앉는 편안한 명상좌법은 요가 전통에서 내려오는 아주 오래된 좌법이며 붓다도 역시 이 자세로 선정에 들었다. 이렇게 고전 요가와 위빠사나는 기본적인 삶의 명제와 수행의 태도에 있어서 상당히 비슷한 점을 갖고 발전하였다.
요가는 오랜 전통으로 여러 사상에 영향을 미쳤으며 고전 요가에 이르러 상캬의 영향으로 이론적인 발전을 가져왔고 빠딴잘리는 요가경전을 체계화하였다. 『요가쑤뜨라』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주석서와 복주서로써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여 수행의 목표에 이르도록 요가의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위빠사나 역시 붓다의 깨달음으로 인해 그 수행법이 전해지게 되었는데 붓다는 실천적 수행자였기에 여러 가지 수행과 고행을 직접 경험하고 결국 4념처 수행으로 해탈지를 이루게 되었다. 그로 인해 위빠사나 수행은 청정한 통찰지를 증득하기 위한 수행자들에게 계속 전승되고 있다.
이러한 요가와 위빠사나의 수행체계 이해를 위해 Ⅲ장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었는데 먼저 구조적인 맥락에서 접근하여 경전의 개괄적인 이해가 선행되도록 하였다. 그리고 선행된 개괄적 이해를 토대로 수행체계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추구하였다. 요가에 있어서 쌍야마는 아슈땅가 요가에서 싸마디 요가로 나아가는 중요한 총제이다. 이로 인하여 수행자는 싸마디에 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싸마디로 도달하는 여러 방법이 YS에 나와 있으며 특히 수행의 아홉 장애를 제대로 파악하여 장애의 사슬에 걸리지 않고 삼매에 이룰 수 있도록 번뇌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마음작용을 끊을 수 있는 방법을 YS을 통해 알아보았다. 위빠사나 수행에 있어서 중심은 4념처 수행이다. 이것은 몸에 대한 마음챙김, 느낌에 대한 마음챙김,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 법에 대한 마음챙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4념처를 안팎으로 따라가며 열렬하게 관찰하면서 마음을 알아차리고, 마음이 확고히 안정된 상태에 이르도록 수행하는 것이다. 이 때 요가와 마찬가지로 수행에 따르는 번뇌와 마음을 덮는 다섯 장애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몇 가지 방법을 주석서를 통해 살펴보고 정리하였다.
이러한 두 수행의 결과 삼매와 선정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비자 싸마디에서 니르비자 싸마디에 이르기까지 몇 단계의 삼매가 단계별로 있기도 하며 혹은 중층적으로 삼매가 이루어기도 한다. MS에 나타나는 4선정도 하나씩 거친 요소들이 사라지는 선정에서 완전한 청정의 통찰지에 이르기까지 단계로 나누어 설명되고 있다. 여기에서 거친 사유와 미세한 사유, 희열이 사라지는 단계는 두 수행체계에서 같은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고에서 요가와 위빠사나의 수행론적 특성을 이해하는 입장에서 자유로운 시각으로 수행체계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두 수행체계 모두 고통인 삶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각각의 수행체계가 발전하여왔는데 이 두 수행체계의 비교에 있어 상이점보다는 요가와 위빠사나가 수행에 있어 의의는 무엇이며 어떠한 수행의 공통적 효과가 있는지를 고찰함에 더 중점을 두고자 하였다. 따라서 세밀한 수행체계의 상이점보다는 유사점에 더 내용이 치우쳐진 경향이 있다.
요가와 위빠사나는 수행에 있어 같은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그것은 초기불교의 수행법인 위빠사나를 일컬어 히나야나(소승불교)라고 하며 개인 중심의 해탈만을 중요시한다고 여기는 오해가 있는 것과 같이, 요가도 까이왈야라는 단어에 언어적 고착이 이루어져 결국 요가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별적 자아수련으로 한정되어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전승되어온 두 수행법은 자기본성을 찾을 뿐 아니라 자관(慈觀) 역시 강조되는 수행법이다.
위빠사나는 수행을 함에 있어 명상의 시작과 끝마다 3귀의(Tisaraṇa)와 모든 존재들의 행복을 기원하는 자비관(metta bhavana)을 실천하고 있는데 이것은 4무량심의 실천을 뜻하며, 요가 수행자들도 여러 우빠니샤드에서 나오는 평화를 위한 기도(Śānti Pāṭha)를 각기 다른 가문의 요가 수행자들이라 할지라도 암송하고, 그들의 수행에 있어 하루 일정 시간을 가까운 이웃이나, 사회에 봉사하도록 하는 것은 YS 1.33에 나타난 자비희사(慈悲喜捨)의 실천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두 수행은 모두 자신의 해탈뿐만 아니라 모든 만물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함께 대자유를 꿈꾸는 수행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참나'를 찾는다는 것, 즉 '해탈'은 온전하기 때문에 '나라는 것'에만 머무르는 한계를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종교나 문화 그리고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수행체계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특정 종교와 사상에서 수행분야를 연구하기보다는 전체적인 기반 위에서 문화와 사상, 종교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렇게 될 때 '수행'이라는 분야가 학문으로도 삶속에서 진정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본다. 향후 폭넓은 연구를 위해서는 정확한 언어적 개념에 대한 연구와 번역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울여 개념 정립과 설명이 자연스레 이루어져야 하리라고 본다.
이에 향후의 연구는 수행에 대한 실재적인 이해와 원서에 충실한 해석이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수행체계의 비교 연구에 있어 서로의 차이점도 잘 파악하여 세밀한 수행의 차이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수행체계가 어떤 형태로 발전해나갈 것인지 전망을 할 수 있도록 면밀히 연구하는 것을 다음 과제로 남겨두기로 한다.
<요가와 위빠사나의 수행체계에 관한 비교연구/ 김소영 원광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요가학전공 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