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추운 겨울날, 간밤에 살짝 내려 쌓인 눈을 밟고 동인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책방을 찾았습니다.
괴산군 관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초등학교. 한 학년에 무려 두 학급이나 있고, 한 학급 학생 수가 26명이나 되는...ㅎㅎ....도시에선 매우 소규모겠으나 우리 농촌마을에선 가장 대규모를 자랑하는 학교입니다.
한 학급 20여 명 어린이들이 북적북적대니 책방이 모처럼 꽉 찼습니다.
사전에 선생님께 많은 이야기를 듣고 온 아이들....책방에 들어서자마자 고양이들 안부를 묻는 통에 이게 책방 투어인지, 고양이 체험 견학인지 알 수 없는...ㅋ....나비와 공주 이야기를 한참 늘어 놓아야 했습니다.
책 좋아하는 담임 선생님을 둔 덕에 이 친구들, 독서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제가 재미나게 읽은 <늑대의 돼지꿈> 그림책을 읽어주었더니 나중에 학교에 돌아가서 이 작가가 <폭풍우 치는 밤>을 만든 같은 작가라는 걸 기어코 발견해서 선생님께 책을 들고 오더랍니다. 대단한 친구들!
학교에선 1인1책을 사주었고, 그외 본인이 책을 더 사고 싶으면 용돈을 들고 오라고 공지를 하셨다고 해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모두 돈을 들고 와서 이 책도 살래요, 저 책도 주세요....폭풍 책쇼핑을 했습니다. 책 사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임을 벌써부터 알아차린 꼬마 친구들....괴산의 미래가 너무나 희망차지 않습니까....
추위에 모든 것이 얼어 붙었지만 아이들 뜨거운 마음 만큼은 한겨울 추위가 무색할 지경입니다.
이만큼의 책을 우린 또 새로 사야하는 즐거운 숙제가 생겼군요...
첫댓글 이렇게 멋진 후기까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