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破墓)는 ‘묘(墓)’를 파(破: 깨뜨림)하는 것이다.
여기서 파(破)는 방법이며 과정이다.
묘(墓)는 대상이며 문제의 원인이다.
어떠한 문제가 있길래 묘를 파하는 것일까?
묘비에 적혀 있는 경도(經度)와 위도(緯度)는
이 묘가 지닌 경위(經緯)를 암시하고 있다.
경은 날줄이며 위는 씨줄이다.
경위는 시간과 공간의 얽힘으로 우주(宇宙)이며 세계(世界)이다.
묘 안에는 어떤 사람의 어떤 세계가 얽혀 있는 것일까?
묘안에는 2개의 관(棺)이 있다.
횡(橫:가로, 緯)로 누워있는 관과 종(縱:세로, 經)로 세워져 있는 관이 있다.
보통의 관은 누워있다.
그런데 묘 안에는 누워있는 관 아래 세워져 있는 관이 있다.
누워있는 관은 무엇이며 그 아래 세워져 있는 관은 무엇일까?
또 관 안에는 어떤 사람이 어떤 사연을 담고 있는 세계일까?
이 두 개의 관(棺)은 어떤 관계로 서로 얽혀 있는 것일까?
가로×세로 십자가의 세계는 어떤 우주일까?
파(破)해야 할 대상이며 문제의 원인은 땅속 관 안에 있다.
땅(土)은 중(中)이다.
오행은 땅을 경계로 음양을 논한다.
땅속은 음(陰)이다.
관속도 음(陰)이다.
묘지의 관속 영(靈)은 음(陰) 중의 음(陰)에 있는 셈이다.
음은 정지된 공간이다.
묘가 열리고 관이 열려야 양(陽, 밖)의 세계로 나올 수 있다.
파묘를 해야 공간에 얽힌 시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풍수사는 문제의 해결사다.
풍수사는 흙을 통해 묘 안의 세계를 가늠한다.
토(土)의 중(中)을 기준으로 음양의 얽힘을 읽어낸다.
그래서 지관(地官)이라 하는 것일까?
퉤! 퉷!! 예감이 좋지 않다.
“이번 일은, 내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관은 뒤도 안 돌아보고 산을 내려가 버린다.
원인은 묘 안에 있고 묘를 파하지 않으면 알 수도 없고 해결할 수도 없다.
그런데 파묘를 주관하는 풍수사가 파묘 일을 거부한다.
그렇다면 이런 묘를 파하고자 하는 의뢰인은 누구이며
왜? 무엇 때문에 파묘를 하려고 하는 것일까?
묘 안의 사람과 의뢰인은 어떤 관계며 왜 묘를 파하고자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