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사랑법
최원혜
2025년 10월 추석은 연휴가 길다. 남편 칠순 기념으로 중국 후난성 장자제 여행 일정을 정하였다. 아침 일찍 대구 공항으로 갔다. 작은아들 덕분에 수월하게 무거운 캐리어 운반할 수 있었다. 비 브랜드 패키지로 여행사 통한 대구 사람들을 연합하여 일정 정하였다. 일 인당 일백삼십구만 원의 비용으로 티웨이 비행기에 올랐다. 명절 연휴라서 조금 비싼 넉셔리 패키지이다. 장자제 도착은 세 시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다. 기내식으로 점심 먹으며 도착하였다. 기내식 입가심은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남편과 나는 건배하였다. 건배사로 우리 부부 둘은“중국 여행 무사히 잘 다녀옵시다.”하며, 커피잔 부딪치며 그리고 여행 일정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다.
중국 도착 공항에서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캐리어가 나오지 않는다. 웬일일까? 어리둥절하였다. 여행객 일행 모두가 제각기 캐리어 챙겨 나왔다. 나는 마음졸이며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후 노란색의 끈으로 묶인 마지막 캐리어가 나왔다. 드디어 반가운 내 캐리어를 찾아서 끌고 나왔다.
갑자기 직원이 호루라기 불며 검사대로 오라고 손짓 하였다. 끈을절단해 주며,“캐리어 열라”소리쳤다. 손짓, 발짓 모션(Motion) 으로 의사소통을 대신하였다. 나는 검사대를 보았다. 엑스 표시가 그려진 과일 그림이 있었다. 내가 중국 여행에 과일 금지 사항을 몰랐다. 캐리어에 방울토마토와 샤인 머스캣을 넣어두었기 때문이다. 과일 사건으로 난리 치는 바람에 시간이 지체되어 출구에서는 동행 여행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행자들에게 민폐 끼쳐 민망하여 어쩔 줄 몰라 하였다. 그때의 해프닝을 지금 생각하면 미리 알아보지 못한 나의 실수를 다시 한번 더 점검하여 보았다.
리무진으로 이동하여 모래로 그린 석화 풍경 그림을 감상하였다. 후난성 장자제 풍경,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의 하나로 영화“아바타”의 배경이 된 명승지, 천문산, 천자산, 장가계, 원가계, 기암절벽 등을 너무도 잘 묘사하여 실물 보는듯한 그림이다. 또 첫날이라 토가 풍정원 돌아본 다음 석식으로 돼지고기와 함께 음주는 물론 빼놓을 수 없었다. 건배사를 가이드가“함께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두 잘 부탁해요.”라고 하였다. 모두“위하여”로 마무리한 후 숙소에 들어갔다. 때는 시월이어도 섭씨 34도까지 오르는 열기에 땀으로 범벅 하였다.
다음날 가이드가“천문산 행군으로 많이 걸어야 하니 단단히 준비하세요.”라고 안내해 주었다. 남편은 지난해 허리협착증 수술 후 자신 없어 하듯 망설이었다. 여기서 뒤 쳐질 수 없다며 천문, 천자산행 장거리 케이블카에 올랐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오르고 또 올랐다. 하루 걸음 수 이만 보로 신기록이다. 남편은 그래도 무던히 일행들의 꽁무니를 놓칠세라 앞만 보며 잘 따라다녔다. 나는 염려되어 등을 밀며 함께한 여행의 묘미를 즐기었다. 그렇게 잘 다니던 중 건배사“우아미”가 생각났다. “우아미”란“우아하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여행 미래를 위하여”이다.
남편에게 건배 문구를 가르쳐 주었다. 저녁 식사할 때마다 술이 나왔기 때문이다. 소·맥, 중국산 고량주까지 나왔다. 안주로는 무한 리필로 저녁 식사 때마다 소불고기, 돼지 삼겹살, 오리구이 등이 나왔다. 남편이 일행 중 최고령자라며 건배사 제의가 들어왔다. 그때 남편은 가르쳐주었던 건배사를 곧장 써먹었다. “함께하여 반갑습니다.” 하더니.“우아미”라고 소리친다. 우아미가 무슨 의미냐며 모두 궁금해하였다. 내가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박수 치며 “멋지십니다!”라며 여행의 분위기를 한층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때는 참으로 생면 부지한 사람들과 함께하였던 여행의 행복감을 느꼈다. 4박 5일간의 짧은 기간이지만 형님, 아우님 하며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정을 쌓으며 다니었던 그분들이 이제 와서 더욱 그립다.
술이란 사람의 기분을 상승하게끔 만든다. 그러나 간혹 뇌 기능 저하, 간, 심혈관, 판단력 저하 등으로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주량에 따라 간의 질병이 올 수 있다. 특히 B형, C형 간염 인자는 만성간염, 간암으로 발병률을 높다고 한다. 간암은 초기증상이 거의 없어“침묵의 암”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정기검진을 통하여 조기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좋아질 수도 있다.
감마 지티피(r-GTP) 수치가 남 63 이하, 여 35 이하 정상 수치이다. 나는 감마 지티피 수치가 1단계이다. 가족력이 있어서 조심하여야 한다. 특히 알코올성 간질환이라 과다한 음주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건배사로 자주 부르짖는“위하여”를 조심하여야 한다. 간을 위협하는 음주는 무서운데도 사람들은 주(酒)를 드링크 할 때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술이 뇌 기능 저하되어 판단력을 잃게 만들기 때문이다. 참을성도 없어지게 만든다. 그리고 과다한 음주는 알코올성 치매도 유발한다.
친정아버지도, 막내 시동생도 간암으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막내 시동생은 오래전 B형간염 보균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일 힘들다며 막걸리를 수면제로 치고 음주하였다고 한다. 그것이 생명을 단축하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 체 건배사“위하여.”를 즐기었다. 나 또한 감마 GTP 수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酒)가 부르면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없다. 가족력이 있기에 지금부터라도 유혹을 날려버리고자 신경 써야 할 것이다.
“인명(人命)은 재천(在天) 이다.”라고 하여 사람의 목숨은 길고 짧음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21세기에 사람의 수명은 건강관리 하기 나름이다. 건강 검진받아서 발병하게 되면 치료하여 살리고 또 살린다. 지켜나갈 수 있는 인내와 끈기로 나의 건강 계획에 주(酒)를 한 발자국 떼어내어야 한다. 그래야만 주(酒)를 사랑한다.
(20260617.)(20260620. 1차 퇴고)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