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시마 묘켄 올레 힐링워킹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주는 좁은 골목길을 시작으로 끊어진 길을 잇고 옛길을 찾아 만들어낸 제주 올레길을 이제 일본의 남쪽에 있는 섬 규슈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제주올레와 손잡고 만든 규슈 올레코스는 제주와 다른 듯 닮은 놀멍, 쉬멍, 놀으멍 걸으면서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규슈의 남쪽 끝에 자리한 가고시마현의 기리시마 묘켄 올레코스는 피톤치드가 가득한 울창한 숲길과 높이가 36m나 되는 이누카이(犬飼滝)폭포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기리시마산은 일본 100대 명산으로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로 존경받는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1836~1867)가 부인 오료(お龍)와 함께 처음으로 신혼여행을 왔던 온천거리도 유명한 길이다. 료마 스스로 허니문이라는 말했을 정도로 힐링워킹을 즐길 수 있다.
기리시마 묘켄 올레길의 출발점인 묘켄 온천은 아모리강의 깊은 골짜기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온천지대다. 계곡에는 온천에서 피어나는 수중기와 함께 온천여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향기를 더한다. 아모리강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트레일이 시작되는데 숲속에서 느끼는 여유가 올레길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온전히 트레킹을 위한 길이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초여름이면 등나무 꽃으로 뒤덮이는 길이다. 가을이면 낙엽과 밤송이들이 발아래에 밟힌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나간 삼나무 숲에 들어서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힘입어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숲속에서 만나는 이누카이폭포와 와케신사(和氣神社)는 지친 몸과 마음을 푸근하게 해준다. 길은 끝났어도 즐거움이 하나 더 있다. 족탕이다. 지친 발을 족탕에 담그면 사카모토 료마가 왜 이곳으로 신혼여행을 왔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거리:11km
소요시간:4~5 시간
난이도:중
코스 소개
묘켄온천가(妙見温泉街) → 와케유(和気湯 1.0km)→ 이누카이노타키폭포(犬飼滝 2.0km) →산길, 강길(5.0km) → 와케신사(和氣神社 7.0km)→ 료마의 산책길(龍馬の散歩道)→ 시오히타시온천 료마공원(塩浸温泉龍馬公園 11km)
묘켄온천거리(妙見温泉街)
예로부터 전통 료칸과 탕치(湯治 온천으로 치료하는 방법)등 숙박 시설이 많이 있던 곳이다. 아모리강(天降川)에는 현수교와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으며 다리를 건너 소박한 일본식 찻집이 정취를 부추긴다. 근처에는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석조 발전소가 있어서 잠시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이누카이노타키(犬飼滝)
높이 36m, 폭 22m의 폭포에서 호쾌하게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다르지만 봄과 가을의 오후에는 폭포에 무지개가 걸린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코스 근처 전망대에서는 이누카이노타키와 저 멀리 다카치호미네까지 바라볼 수 있다.
와케신사(和氣神社)
와케키요마로(和気清麻呂)공을 기린 신사이다. 학문, 건축, 건강 등 마음을 다해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근처의 와케 공원에선 매년 4~5월에는 등나무 꽃이 지천으로 피어 등나무 축제가 열린다. 묘켄 온천거리와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공원(塩浸温泉龍馬公園)
막부시대를 종료하고 왕 중심의 근대 집권국가로 재탄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카모토 료마의 자취를 가장 많이 살펴 볼 수 있는 곳이다. 신혼여행 중 사카모토 료마가 가장 길게 체류한 곳이 시오히타시 온천이다.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 공원에는 33세의 나이에 결국 암살당하고 격동의 시대를 살다 간 료마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는 료마자료관과 그가 들어갔다는 욕조와 아내 오료의 인연을 이어준 족탕 등이 있다. 족탕에 발을 담그고 앉아 온천계란을 까먹다 맛도 그만이다.
이누카이노타키(犬飼滝)
높이 36m, 폭 22m의 폭포에서 호쾌하게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이 장관이다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뻗어나간 삼나무 숲에 들어서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에 힘입어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진다.
시오히타시 온천 료마공원(塩浸温泉龍馬公園)
신혼여행 중 사카모토 료마가 가장 길게 체류한 곳이 시오히타시 온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