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센텀시티 일대가 비만 오면 자주 침수되는 원인은 지반침하가 아닌 우수관 설계 잘못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센텀시티(115만7000㎡) 내 상습 침수지역인 벡스코 주변을 조사한 결과, 기반시설 조성 때 우수량 흐름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하고 관로를 설치해 잦은 침수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현재 센텀시티에서 가장 침수가 잦은 곳은 벡스코와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 사이로, 해운대구청의 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은 설계도면상 부산디자인센터 방향에서 900여 m를 밀려온 빗물과 대우트럼프월드Ⅱ 쪽에서 150m를 흘러온 빗물이 벡스코 앞에서 합류해 수영강으로 빠지게 돼 있다. 그러나 부산디자인센터 방향에서 내려오는 빗물의 양이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 쪽에서 흘러드는 빗물의 양보다 훨씬 많아 역류현상이 발생,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 앞 맨홀에서 지상으로 치솟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와 인접한 도로인 에이펙(APEC)로의 지반이 20㎝가량 높아 빗물이 이 도로를 통해 빠져나가기도 어렵게 돼 있다.
실제 이 지역은 지난 5월 28일(강우량 98㎜)부터 지난 13일(94㎜)까지 네 차례 침수되면서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에는 지하주차장에까지 빗물이 넘쳐 자체 제방시설을 갖추고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 이정환 생활지원센터장은 "비가 올 때마다 빗물이 단지 안으로 흘러들어 모래주머니 3000여 개로 제방을 쌓았는데도 지하주차장까지 빗물이 흘러들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관로 합류지점에서부터 수영강 앞까지 700여 m에 이르는 관로에 슬러지가 들어차 빗물이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역류하는 것도 침수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하수 슬러지는 센텀시티 내 각종 대형건축물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토사 등 부산물이 퇴적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자체 검토 결과 우수관로 합류지점 중 대우트럼프월드센텀Ⅱ 방향의 우수관과 연결되는 우회로를 뚫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인다"며 "우선 급한 대로 침수를 막기 위해서는 우수관 준설 공사가 시급하지만 5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 구청 예산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한가람 토목설계사무소 하동식 이사는 "우수관 평면도만으로는 지엽적인 분석밖에 되지 않는다"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강우 강도와 우수관의 경사 등을 바탕으로 수리학적 검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설계에 문제가 있는지, 구청의 관리 잘못인지 여부는 전문가들이 조사해봐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운대구청과 협의해 침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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