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뼈·뇌·피부 등 신체의 어떤 기관으로도 전환할 수 있는 만능세포(pluripotent cell)로, 간·폐·심장 등 구체적 장기(臟器)를 형성하기 이전에 분화를 멈춘 배아 단계의 세포를 말한다. 간(幹)세포라고도 하는데, 크게 다음과 같은 4가지로 분류된다.
① 후생동물의 조직 분화 과정에서 1개 또는 소수의 세포가 분화한 조직세포의 형질을 아직 전혀 갖추지 못했지만, 그 증식에 의하여 생긴 계열세포(系列細胞)가 모두 특정한 조직세포로만 분화하는 경우, 이 증식성인 미분화된 최초의 세포를 그 조직세포의 줄기세포라고 한다. 다층(多層) 표피의 기저층 세포가 그 한 예이다.
② 후생동물의 발생 도상에서 장차 시원생식세포(始原生殖細胞)를 형성하는 세포계열 또는 그에 속하는 세포를 말한다. 분열에 의해서 하나의 체세포와 하나의 줄기세포 또는 시원생식세포를 생성한다. 말회충이나 물벼룩의 일종인 검물벼룩에서는 2세포기에 이미 줄기세포가 구별된다. 전자의 경우 줄기세포는 체세포 계열에서 볼 수 있는 염색질 감소를 일으키지 않으며, 세포분열 때에 완전한 염색질을 핵 내에 지님으로써 구별된다.
③ 조혈기관·장상피조직 등의 세포재생계에서, 세포 생산의 기초가 되는 세포를 말한다. 특히 혈구 형성 과정에 대하여 상세히 연구되었는데, O.네겔리는 주로 백혈병에 나타나는 세포를 골수아구보다 한층 더 미분화한 세포라 하여 백아세포·혈액아세포 또는 줄기세포라고 하였다. 형태학적으로 다른 세포와 구별되지는 않지만, 이의 증식에 의해서 생긴 세포가 후에 적혈구계·백혈구계·혈소판계 등으로 분화한다. 쥐의 성체에서는 주로 골수에 위치하지만, 발생단계나 종류에 따라 그 분포가 다르다. ④ 면역세포계에서는 세망세포(細網細胞)를 가리킨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줄기세포는 다음의 3가지로 분류되는데, 첫째 수정란이 처음으로 분열할 때 형성되는 만능 줄기세포, 둘째 이 만능 줄기세포들이 계속 분열해 만들어지는 배아(胚芽) 줄기세포, 셋째 성숙한 조직과 기관 속에 들어 있는 다기능 줄기세포 등이 그것이다.
만능 줄기세포는 수정란이 2개로 분열되었을 때 갈라져 각각 신생아가 되는 일란성쌍생아와 마찬가지로 세포 하나하나가 한 명의 태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연구용으로 사용할 경우 아주 심각한 윤리논쟁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다기능 줄기세포는 성체(成體) 줄기세포로도 부르는데, 분열이 상당히 진행되어 노화 단계에 들어선 세포이기 때문에 다양한 세포계로 배양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배아 줄기세포가 질병 치료에 가장 유용하다고 보고, 이를 이용해 당뇨병·심장병·알츠하이머병·암·파킨슨병 등 각종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해왔다. 즉 배아 줄기세포를 신체의 각종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시키는 인체 신호체계를 밝혀낼 수 있다면, 질병이 발생한 조직과 기관을 재생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배아 줄기세포는 배아에서 채취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하나의 생명이 될 배아를 파괴해야만 하고, 또 이런 점 때문에 입수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을 생명체의 시작으로 보는 종교계나 생명윤리 단체들이 이러한 연구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과학자들과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2001년 8월 초, 미국에서 반대측의 반발을 줄이는 차원에서 이미 배아를 파괴해 추출 배양해 놓은 60여 가지의 배아 줄기세포주(細胞株) 연구에 한해 연방기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더 이상의 배아 줄기세포주에 대한 연구는 지원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소극적이기는 하지만, 일단 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였다.
곧이어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어드밴스트 셀 테크놀로지(ACT)사에서 인간배아복제가 성공하면서 다시 논쟁이 일기 시작하였는데, 한국에서도 이미 마리아병원 박세필 박사팀이 실험관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심장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하였고, 전 세계적으로도 뇌신경세포·췌장세포·조혈세포·근육세포 등 5~6종의 줄기세포가 이미 만들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