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씨시 (Assisi)
이탈리아 움브리아주(州) 페루자현에 있는 인구 약 2만 5천 명의 작은 도시인 아씨시는 토피노 강(江) 유역과 키아시오 강 유역에 솟아 있는 아펜니노 산맥의 수바시오 산 중턱에 있어 움브리아 평야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있고,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글라라가 탄생한 곳으로 가톨릭의 주요 순례지 중하나이다. 로마제국 시대부터 번영한 시장 도시로 성벽으로 둘러싸인 시가지에는 굴곡이 심한 좁은 길이 사방으로 뻗어 있다.
중세 시대 초기에는 스폴레토 공작들의 지배를 받았으며 12세기에 자치지구가되었다. 페루자와의 알력으로 전쟁을 치르기도 하였으나 그 후 교황령에 속하게 되었고, 1860년 이탈리아 왕국에 합병되었다. 13세기에 건축된 로마 고딕 양식의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는 지오토(Giotto)가성 프란치스코의 일생을 주제로 그린 것을 비롯하여 조반니 치마부에(Giovanni Cimabue)와 시모네 마르티니(Simone Martini) 등이 그린 프레스코화가 있다.
대성당은 1997년 지진으로 심한 손상을 입었으나 부분적으로 복원하여 1999년 재건되었다.
◆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Basilica di San Francesco)
가난한 이들의 친구인 성 프란치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태어나서 살고, 죽고, 묻힌 아씨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수도원 같다. 매년 수백만의 순례자가 찾아오는 신앙의 도시 아씨시의 언덕길을 올라 서면 돌로 된 거대한 성당을 만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프란치스코 수도원과 프란치스코 대성당이다. 프란치스코 대성당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간결하게 지어진 아랫 성당(1층)과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윗 성당(2층)이 포개진 모습이다.
1228년 교황 그레고리오 9세(Gregorius IX)가 성당 건립을 위한 모금을 인준하는 칙서를 공포한 후 그해 성전 건축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착공 22개월만인 1230년에 건립된 아랫성당은 중앙통로만 있었고, 제단 3m 아래에 성인의 유해를 안치하였다. 1236년 윗성당의 지붕이 덮여졌고, 1239년에 종각이 완성되었다.
오늘날 프란치스코 대성당이 자리한 곳은 원래 아씨시 외곽으로 모든 사람들이 다 기피하던 ‘죽음의 언덕’이었다. 이곳에 성당이 자리하게 된 것은 성인의 유언 때문인데, 평생 누더기를 걸치고 가난하게 살던 프란치스코 성인은 예수님께서 해골산에서 돌아가시고 묻히심으로써 새 생명을 피워 냈듯시 자신 또한 죽음의 언덕’에 비천하게 묻히기를 원하였다.
버려진 ‘1층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의 무덤 성당에는 성인의 유해를 담은 석관이 있고, 그 석관을 중심으로 안젤로, 맛세오, 레오, 루피노 등 초기의 네 동료들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그리고 성인의 무덤 맞은편에 야고바 부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은 성인의 무덤과 예술가들의 조각과 그림으로 가득차 있다. 로마네크스 양식으로 지어진 아랫 성당에는 성인의 묘와 그리스도의 탄생, 유아 대학살, 프란치스코의 죽음 등을 다룬 프레스코화가 있다. 그리고 윗성당에는 지오토 본도네(Giotto di Bondone, 1266?-1337년)가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를 그린 28폭짜리 유명한 프레스코화가 있다. 이 대성당의 그림들은 이탈리아 회화의 새로운 세계를 개척했다는 평을 얻을 정도이며 유네스코에서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997년 엄청난 지진 피해를 입어 지오토의 그림 일부가 유실되었으나 일부 복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