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영웅 박지성 선수를 그리워하며

2월 10일 한국-터키 축구시합을 TV로 관전하였다.   시종일관 답답함을 느꼈다. 우리팀이 위험한 순간에 빠질 때가 더 많았고,우리 공격진은 터키 수비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 하였다. 송곳처럼 날카롭게 파고드는 돌파,범강 장달같은 적의 수비진을 향해 쉬지않고 두려움없이 몸을 아낌없이 내 던지며 교란하는 플레이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선수가  있었다. 박지성 선수였다.   시합이 끝나고 터키감독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명감독 히딩크는 말하였다. 한국축구가 성공하려면 박지성 같은 스타가 다시 나와야 한다고... 11명이 뛰는 단체경기인 축구게임에서 한 사람의 역할이 이토록 클 수 있는지는 축구를 해 본 사람만이 안다.   나는 조기축구에 10년간 심취하였다.. 1997년 뒤늦게 시작한 축구에 재미를 붙여 강서구 염창동 조기회에서 매주 일요일 한 두게임씩 하였는데 2000년부터는 아예 집을 이사해서 목동 계남 조기회에 회원가입을 하고 매주 월요일 하루만 빼고 매일 1시간 이상씩 공을 찼다.(6년후인 2006년 무릎연골이 마모되는 퇴행성 관절염이 발견되어 축구를 완전히 중단하였음)   당시 계남 조기회에는 옛날 한일은행 축구선수 출신으로 40대 후반이었는데 우리 조기회에서 회비를 모아 브라질 축구유학(지도자 과정)까지 보내 주었던 축구 전문 지도자가  감독을 맡고 있었다. 몹씨 겸손하였고 자상하였으며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였고 그 분이 우리 조기회에 참석하는 날은 그에게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모두 열심이었다.(그 분은 양천구청팀을 월급을 받고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조기회에는 자주 참석 못하고 봄과 가을 구청장배 시합때만 매일같이 와서 우리들을 집중훈련시켜 주었다)   구청장배 시합 때가 되면 그분은 우리에게 축구를 잘 하는 사람이든 못 하는 사람이든 모두 모아놓고 킥,볼 컨트롤,드리블,헤딩같은 기본기를 처음부터 다시 연습하게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야 비로소 실전에서 우리 선수끼리 협력 플레이하는 방법, 수비 때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방법,공격할 때 공간을 만드는 방법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 분이 우리와 함께 게임을 하거나 그 분이 같이 게임을 안하더라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우리 조기팀은 마치 프로팀처럼 정말 짜임새 있게 잘 하였는데(게임하다 가르쳐 준데로 안 한다고 그 분이 마구 호통을 치기도 했지만)그 분이 오지 않는 날은 모든 사람들이 공만 쫒아서 우르르 몰려 다니는 한심한 동네축구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었다. 다른 조기회와 예선전 할 때도 그 분이 참가하면 프로팀처럼 잘 하는데 그 분이 없는 게임은 오합지졸이었다.물론 우리팀에도 내 놓라하는 고수들,즉 중고등학교때 선수출신들이 절반정도 되었지만,넓은 운동장에서 게임할 때 필요한 운동장 전체를 한 눈에 내다 보는 시야,그리고 힘이 아닌 조직력을 가지고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필드에서 지휘를 해 줄 리더싶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그 분은 항상 우리에게 게임하면서 서로간에 쉬지않고 큰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실수해도 잘 했다고 칭찬해 주면서 게임하라고 하셨는데 그 분이 빠지니까 그게 잘 되지 않았고 잘 못하면 서로간에 욕지꺼리 밖에 하지 않았다.나는 그때 깨달았다. 아,한 사람의 역할이라는 게 이토록 클 수 있다는 걸...   그리고 중요한 한 사람의 빈 자리가 그토록 클 수 있다는걸 그 때 절실히 깨달았음에도 그걸 까맣게 잊고 살다가 축구를 그만둔지 5년이 지난 금년 2월 10일 이번에는 게임을 하지않고 관전만하면서도 깨달은 것이다. 사라진 영웅이 그립고 아쉬워 내 스스로 마음을 달래려고 맥주 한 잔을 걸치고 있으니 문득 내가 작년에 맨유의 울버햄튼전을 관전한 후 적은 시가 생각나 여기에 옮겨본다.   제목;박지성 선수   그대는 초원을 달리는 표범 초록빛 전쟁터를 지배하는 상승(常勝)의 전사(戰士), 우리의 영원한 아킬레스.   질주를 멈추지 않는 두 발 섬광처럼 빛 나는 두뇌  솜처럼 부드러운 터치 활처럼 휘어지는 유연한 몸 모두 오랜 인고의 세월동안 쉼없이 흘린 피와 땀이 만든 코리아의 국보급 보물들.   그대 그라운드 위의 마술로 머나먼 타국 광야(廣野)위에 홀로이 코리아의 긍지(矜持)의 징표(徵標)를 심는 외로운 이방인, 고독한 영혼.   타고난 소질을 피와 땀으로 키우고 불안한 미래는 겸손과 고뇌에 찬 질주로 밝혀 나가며 조국의 가슴에 빛나는 훈장을 끊임없이 달아주는 코리아의 젊은 영웅을 오,하나님, 축복하소서.   You are a leopard dashing across the plains; Our ever-triumphant warrior who dominates The green battlefield,our eternal Achilles.   Your two feet never stop dashing; Your bright brain flashes like lightning; Your touches soft as cottony sponge; Your body flexible as a bow,all of which Are as worthy as the national treasures You've made through years of endurance And with your sweat and blood ceaseless.   With your magic on the greenfield, You plant the token of the Korean pride All alone in the plains remote.   O,an outsider in the foreign land A soul of solitude!   Fostering your talent gifted With your humble sweat and blood, You light your uncertain road ahead With your dash modest and troubled, To adorn the heart of your motherland With medals of honor without a cease.   O,God, Bless this young Korean h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