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는 어떤 사실을 지나치게 과대 포장하여 사람들을 차별하고 편견을 갖게 하며, 심지어는 갈등을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대중매체가 그 자체로서의 목적을 상실하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어떤 사실을 과장하고 변형시켜 사람들에게 접근하게 될 때 이 문제는 더 커지게 된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는 좀더 분별력 있게 대중매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대중매체를 받아들일 필요성이 있다. 다시 말해,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생각들이 대중매체가 만들어 낸 상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전 영화 ‘B형 남자친구’라는 영화가 스크린에 모습을 보였다. 이 영화는 혈액형에 따른 사람들의 성격에 맞추어, ‘B형 남자’를 코믹화 시킴으로써 영화의 흥행을 노린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B형 남자는 매우 소심하고 자기중심적인 문제가 많은 사람으로 비추어 지고 있다. 심지어 어느 한 일간지에서는 B형을 ‘별종’이라는 말을 사용해서 기사를 작성했다. 혈액형과 성격의 연관성은 없다. 혈액형은 유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고, 성격은 유전도 되지만 유전보다는 그 처해있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이다. 또한 성격은 매우 다양하며 혈액형은 구별하는 방법도 ABO 식이 아닌 RH형, MN형, 루이스형, P형등 수많은 혈액 구분법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지 ABO식으로 혈액형을 나누고 이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겨우 4가지로 나누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물론 이런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내고 있는 B형의 성격이 일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외국 어디에도 없는 모든 B형은 ‘소심하다‘ 라는 식으로 편견을 만들어 사람들 사이에 갈등을 야기하는 것은 매스미디어의 대표적인 편견이며 차별이라 할 수 있다.
매스미디어는 객관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그 우리는 매스미디어의 이러한 성격을 숙지하고 매스미디어를 받아들여야한다. 특히 신문사는 그 신문사가 좌파냐 우파냐에 따라 똑같은 사건, 주제라도 나가는 방향이 굉장히 다른 경우가 많다. 특히 한 예로, 선거가 있을 때는 이 신문사가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굉장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객관성과 중립성의 문제로 많이 제기되는 한 신문사는 열린 우리당의 한 의원을 ‘버릇없는 ○○○’라며 기사제목을 달아 그 의원을 비판하며, 한편으로는 한나라당의 한 의원을 ‘예의바른 ○○○’식으로 기사를 달며 그 의원이 공손히 인사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기재했다. 하지만 여기서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은 그 의원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매우 거만하게 말하는 사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문지상에는 그런 가식적이며 일시적일 수 있는 ‘공손한 사진’을 올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견을 갖게 하고 어떤 특정 당을 지지하게끔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매스미디어가 진정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실하고 오히려, 매스미디어를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매스미디어를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매스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더 변별력 있고 투명한 결정과 신중하게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매스미디어는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 그 자체의 목적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옳다고 확신하는 생각들도, 매스미디어가 낳은 편견일 수가 있으며, 우리의 모든 생각이 매스미디어가 만들어 놓은 상상일 수 있다. 편견에서 벗어나기란 힘들다. 하지만 매스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매스미디어의 성격을 파악하며, 이것이 만들어 놓은 차별, 편견, 갈등에 도전하며 나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다. 색 있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면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듯이, 매스미디어가 만들에 낸 상상 속에서는 우리는 결코 세상을 바르게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