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천이 지나는 청산면 교평리 상수원 보호구역 일대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외래종 이끼벌레가 대규모로 서식하는 현장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9년 전인 2001년 본사 취재를 통해 청산 예곡리 예실보에서 그 실체가 처음 확인된 외래종 이끼벌레는 최근 몇 년 새 일부 자치단체에서 수중 생태계 황폐화와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된 유해 생물체로 옥천군의 즉각적인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옥천군은 관련부서 공무원이 이미 3년 전인 2007년 청산면 상수원 보호구역 근처에서 외래종 이끼벌레의 서식 사실을 확인하고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행정의 안일한 대응 역시 아쉬움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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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면 교평리 보청천 봉황보 하류 지점에서 확인된 큰빗이끼벌레의 모습 |
◆ 이끼벌레, 도대체 뭐냐
무척추 동물인 이끼벌레는 태형(편집자주: 태형이라는 말은 한자어로 이끼 모양을 가졌다는 뜻)동물로도 불리는데 우리고장에서 발견된 종류는 학계에서 '큰빗이끼벌레'로 분류하는 태형동물로 추정된다.
큰빗이끼벌레는 캐나다 고유 어종으로 이 벌레가 국내에 유입된 경로는 분명하지 않다. 하천 생태와 관련해 이 벌레가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 강원도 춘천지역 어민들이 춘천호에 서식하는 기형적 형태의 거대한 이끼벌레들이 내수면 어장을 황폐화 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부터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울산시 울주군 사연댐에서 외래종 이끼벌레들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고 당시 이끼벌레가 내뿜는 강한 독소가 울주군이 보유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문화재청이 긴급 방제작업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음성군 음성천 하류일대에서 외래종 이끼벌레의 집단서식 사실이 확인돼 도내 확산우려를 낳았고 이들은 모두 최근 청산면 교평리 상수원 보호구역 내에서 집단으로 발견된 이끼벌레와 같은 종류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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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 최순권씨가 수초에 붙은 큰빗이끼벌레를 물 밖으로 꺼내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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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초에 붙은 이끼벌레의 크기는 50센티 정도다. |
◆ 이끼벌레, 암모니아 풍선 덩어리
외래종 이끼벌레의 폐해와 관련해 지금까지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로는 2007년 춘천호에서 발생한 집단서식 실태를 춘천시와 강원대학교 환경연구소가 함께 연구해 이듬해 발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연구를 통해 문제의 외래종 이끼벌레가 고여 있는 물에 서식하며 작은 벌레끼리 몸을 합쳐 몸집을 키우고 커지는 몸 내부는 썩어서 암모니아 가스로 채워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끼벌레 내부의 암모니아 가스는 몸 밖으로 나올 경우 독소로 작용하는데 이 경우 주변 물고기가 폐사하고 물이 오염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외래종 이끼벌레는 쉽게 말해 하천의 흐름이 멈춘 곳에서 자라며 언제 터질지 모르는 암모니아 풍선 덩어리인 셈이다.
당시 연구를 책임진 강원대학교 환경연구소 최재석 박사는 지난 14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옥천에서 발견된 생물체 역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외래종 금빛 이끼벌레로 추정된다"며 "살아서 서식하는 상태에서는 독소가 배출되지 않지만 물의 흐름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하는 외부의 힘으로 몸체가 터질 경우 독소인 암모니아가스가 배출된다"고 말했다.
상수원 지역에서 발생한 이끼벌레 집단 서식 사태와 관련해 최 박사는 "댐이나 보 때문에 물의 흐름이 막히면 상수원 역시 이끼벌레가 생길 수 있다"며 " 이끼벌레를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천수의 흐름, 유속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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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들이 모여 군체를 이루는 이끼벌레는 그 내부에 암모니아 가스를 품고 있다. |
◆ 지역주민들, 끔찍한 상황이다
청산면 교평리 상수원보호구역 일대를 뒤덮은 이끼벌레 사태를 본사에 처음 제보한 사람은 이 지역 출신 군의원인 안효익 의원. 안 의원은 현재 사태가 주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 의원은 "주민들 사이에서 떠돌던 말을 현장에서 확인한 뒤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옥천군은 현재 청산정수장의 수돗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보호구역에 창궐하는 생물체가 무엇인지, 왜 생겼는지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조만간 옥천군의회의 현장조사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와 함께 교평리 평상목 마을 봉황보 일대에서 이끼벌레를 확인한 주민 최순권씨는 "이미 수년 전부터 해파리 모양의 거대한 물체들이 보청천 일대를 뒤덮고 있었다"며 "이것들이 사는 곳에는 다슬기나 토종물고기는 살지 못하는 실정이며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이런 물을 상수원으로 마시고 있으니 정말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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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상목 마을에서 본 봉황보의 모습. 금빛이끼벌레는 하천 수면을 육안으로 관찰했을때는 보이지 않는다. | ◆ 옥천군, "마시는 물 문제 없다"
현재 상황과 관련해 옥천군은 청산정수장이 공급하는 마시는 물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산정수장이 보청천 하천수를 취수하는 방식은 하천 물을 직접 취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하천 모래층의 자연여과를 거친 이른바 복류수를 원수로 취수하는 방식이기때문에 이끼벌레로 인한 영향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옥천군 상하수도 사업소 이진희 소장은 "주민들로부터 상수원에 해파리같은 것이 살고 있다는 민원은 들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른다"며 "청산정수장이 취수하는 원수는 하천 모래층의 자연여과를 거친 1등급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렇게 취수한 물을 다시 정수해 주민에게 공급하고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옥천군상하수도사업소는 이 문제에 대한 취재가 진행된 직후 보청천 현장을 방문해 외래종 이끼벌레의 지역 서식 현황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옥천군 상하수도사업소가 그간 이끼벌레가 무엇인지 조차 모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내수면을 관리하는 산림축산과는 이미 3년 전 보청천 일대의 이끼벌레 서식 사실을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은 이끼벌레가 춘천시에서 문제가 됐던 시점이다.
군 산림축산과 관계자는 "태형동물이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2007년 당시 보청천쪽으로 출장을 나갔다가 우리지역에도 태형동물이 서식하는 것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형동물이 보청천에서 어떤 피해를 낳는지는 알 수 없어 별다른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곳도 아닌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집단서식 사실이 확인되며 우려를 낳고 있는 외래종 이끼벌레는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대책이나 정보도 내놓지 못하는 옥천군을 뒤로 한 채 하천생태계와 주민 건강을 소리 없이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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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의 만평 | |
첫댓글 하천의 부영양화와 관련이 깊다....질소와 인...
저런걸 활용해서 바이오매스... 뭐 이런거하고는 연관해서 발전시켜볼 의향들은 없는지...
그럼 일부러 증식도 시킬까요???
한번 스크랩해봅니다..
내공만땅에용 삼형제맘님
붓질님... 내공만땅이라...ㅠ.ㅠ
충청도 하천에는 많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천의 우각호(소 뿔처럼 생긴 물이 모여있는 곳) 같은데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물에 들어가 손을 대면 물컹물컹한 것이 잡히는데(감촉이 좋지 않아 처음 만져본 사람은 깜짝 놀랄수 있음) 이게 바로 이끼벌레로 알고 있습니다. 그 네부에 독성물질이 들어 있다는 것은 첨 알았습니다
너무 쇼킹하네요! 벌레들의 군집이라....
헉.."몬스터주식회사"에 나오는 괴물중 하나처럼 보이네요...
첨 보네요... 좀 모양이...ㅠ.ㅠ 원래 생태계 고유종인가요? 아님 돌연변이?
윽- 넘 징그럽군요.
물컹거리는 것은 해삼볶음 외에는 좋아하지 않기에....악- 토나올 것 같아요.
발생억제 또는 포획운동 등의 대안이 필요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