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곳곳 동양적 감성이 걸리다 한복집 ‘차이’ 김영진 실장의 평창동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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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집에 건 그림은 그 사람을 말해주는 또 다른 ‘명함’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그림을 보면 그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에 폭 빠져 있는지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니. 호젓한 평창동의 한 골목에 위치한 김영진 실장의 집만 슬몃 둘러봐도 그렇다. 침대 발치의 치자로 염색한 고운 발 옆에는 빨간 매화 그림이 걸려 있고, 동양적인 콘솔 위에는 조각보를 연상시키는 미니멀한 그림이 걸려 있으니 이 어찌 한복을 짓는 여인의 집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일본 건축가가 지어 우리네 아파트 구조의 형식을 깨는 40평 남짓한 그녀의 빌라는 트인 맛은 없지만 구석구석 숨겨진 공간과 그림을 발견하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빛깔 좋은 보료와 방석들을 깔아 좌식으로 마련한 거실 바닥에 앉아 차를 마시면 눈길 닿는 곳에 남관의 수묵화가 낮게 걸려 있어 마음이 차분해지고, 염색 도구들을 늘어놓은 좌식 서재에는 남편이 직접 그린 모란도를 걸어 놓아 그 탁월한 감각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인 것이다. 김영진 실장은 공간에 포인트가 되는 색감을 잘 골라서 건다. 침실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 좋으라고 색감이 있는 매화 그림을 걸고, 주방에는 식욕을 돋우는 먹음직스러운 사과 그림을, 무채색의 공간에는 포인트가 되어주는 컬러풀한 그림을 걸곤 하는 것이다. 공간의 색감을 화룡점정처럼 완성시키는 그녀의 감각, 한번 눈을 크게 뜨고 배워볼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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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 5년 전 그림 계를 통해 다달이 일정 금액을 부어서 2년 동안 모아서 산 첫 번째 유화. 이목을 작가의 이 먹음직스러운 사과 그림을 거실과 주방 사이의 벽돌 벽에 걸었더니 식욕을 돋워주고 공간과도 잘 어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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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 좌식으로 마련한 서재에는 가나아트센터에서 민화를 배우던 남편이 직접 그린 모란도를 걸었다. 고전적인 그림을 모던한 스틸 액자에 걸어둔 감각이 돋보인다. 액자를 건 벽 또한 두꺼운 철망을 덧댄 벽이라 독특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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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복도 | 콘솔과 항아리가 무채색이라 흰 벽에 악센트가 되어주는 컬러풀한 그림을 걸었다. 국대호 작가의 그림으로 굉장히 미니멀하면서도 한국적인 조각보 같은 느낌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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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 치자로 천연 염색을 한 노란 발과 박현옥의 매화 그림이 생기 있는 침실을 만들어 주었다. 원목으로 단을 만들어 매트리스를 넣어 만든 동양적인 침실로 연두빛의 침장도 나머지 컬러와 잘 어울린다. 노란 발 뒤쪽에는 욕실과 드레싱 룸이 있다 | |
공간별 이야깃거리-그림 인테리어 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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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에 절묘하게 녹아든 그림은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그 절묘한 매치는 그림을 고르는 안목과 그림을 거는 안목의 접점일 테다. 좋은 그림을 감각적으로 거는 방법을 아는 그림 마니아들에게 그 안목을 전수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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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공간의 이야깃거리다 파이낸셜 뉴스 문화부 박현주 기자의 마포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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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그림 걸 데가 없어’라는 말은 박현주 기자의 집 앞에선 옹색한 핑계일 뿐이다. 베란다를 확장한 복도식 30평 아파트, 그녀의 집으로 들어서면 현관부터 복도, 거실, 확장한 베란다, 침실, 손님방, 서재, 욕실, 화장대, 주방 할 것 없이 그림이 안 걸린 벽을 찾아보기가 더 힘들 정도다. 그렇다고 그림이 공간을 가득 채워 비좁아 보이기보다는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면서 생활 속에 들어와 소통하는 분위기. 문화부 미술 담당 기자로서 미술을 생활과 결부시켜 바라보는 시각이 집 안 곳곳에서 느껴졌다. “전 그림을 걸 때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요. 가구나 인테리어와 같이 어우러져 이야기가 만들어지게 하죠. 그렇게 걸린 그림은 가족 속에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를 만들어줘요.” 인테리어에 본래 남다른 감각이 있었고 최근 인테리어 자격증까지 딴 그녀는 그림을 걸 때 ‘독립 구조’를 유념한다고 한다. 혼자 두어도 멋진 그림은 같이 두어도 전체와 잘 조화되어 공간과 잘 어우러진다는 것이다.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봤을 때 보이는 김점선의 빨간 말 그림과 신동원의 평면 도자기 작품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멋진 작품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지 닮은 구석이 있고 나란한 공간 속에서 매우 감각적으로 어울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감각적으로 걸린 그림은 우연히 걸린 게 아니었다. 그림과 공간에 대한 ‘긴 생각’, 계산된 그림 걸기가 감각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임을 그녀는 가르쳐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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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 현관문 입구에는 중국 작가 우밍중(WuMingzhog)의 작품을 걸었더니 생기 있고 존재감 있는 공간이 되었다. 우밍중은 중국의 차세대 유망 작가로 떠오르고 있는 작가. 올초 중국 미술 시장을 돌다가 중국 현지에서 구입한 것. 진시황제의 토용과 현대의 복싱 선수라는 두 가지 정체성이 혼재되어 있는 작품으로 전통과 현대의 이중적인 패러다임에서 갈등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가려는 중국 현대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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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냉장고 벽. 김점선의 붉은 말 판화와 빨간 스툴이 통일감을 주며, 초벌 작업 단계에 도자기에 바느질을 한 신동원 작가의 섬세한 도자기 작품과 녹색의 화분이 어우러져서 이 집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 되었다. 말의 튼튼한 두 다리와 도자기 작품이 놓인 테이블의 두 다리가 절묘하게 어울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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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 집에 책이 많아 복도로 책장을 빼냈는데, 책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숨은 그림을 찾는 재미가 있다. 작은 사이즈의 그림들은 이렇게 책장 앞에 두어 재미있는 코너를 연출해보아도 좋겠다. 노란색의 캐릭터 그림은 ‘동그리’ 작가로 불리는 권기수의 작품. 그 아래 단의 그림은 자연을 테마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 등을 드로잉적인 붓터치로 그려내는 성란 작가의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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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 침실에는 베란다 확장 부분에 수납장을 짜 넣어 책을 꽂았는데 그 사이사이에도 여러 점의 그림과 작품들을 ‘수납’했다. 붉은 꽃 그림은 꽃그림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프랑스 구상주의 화가 샤를 벨(Charles Belle)의 작품으로 붉은색이 뿜어내는 열정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 | |
공간과 그림의 궁합 -그림 인테리어 ③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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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속에 절묘하게 녹아든 그림은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그 절묘한 매치는 그림을 고르는 안목과 그림을 거는 안목의 접점일 테다. 좋은 그림을 감각적으로 거는 방법을 아는 그림 마니아들에게 그 안목을 전수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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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그림의 궁합을 맞추다 아트 컨설턴트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은진씨의 서초동 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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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컨설턴트 정은진씨의 집은 한마디로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감각이 묻어나는 곳이다. 앤티크 소품을 수집하기 좋아하는 정은진씨의 취미 때문에 집 안 곳곳에는 고풍스런 분위기가 느껴지는 가구와 소품들이 눈에 띈다. 앤티크한 소품과 가구로 인테리어를 완성한 집의 경우 지나치게 차분하거나 올드해 보일 수 있는데 정은진씨의 집은 오히려 현대적인 감각이 묻어난다. 그 이유는 모던하면서 색감이 화려한 그림들 덕분이다. 어두운 컬러의 가구들로 채워진 서재의 경우에는 붉은색의 원색적인 그림을 걸어 칙칙하지 않은 분위기를 완성했고, 포인트 색상이 없는 밋밋한 침실에는 다채로운 색상을 이용한 연작의 판화들을 벽에 기대어 놓아 공간을 살려주었다. 정은진씨에게 그림은 공간과의 궁합이다. 아무리 블루칩의 작품이고 고가여도 주변 인테리어를 살리지 못하는 작품이라면 무용지물(소장 가치는 높겠지만)이라는 말. 주방이나 거실같이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밝고 화기애애한 느낌의 작품을 걸고, 아이들 방에는 아이가 직접 그린 그림이나 색상이 화려한 작품을 계절마다 바꿔 걸면서 공간 분위기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녀만의 그림 걸기 지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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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 흔히 빈 벽면에는 키 높은 콘솔을 두거나 그림 하나 걸어두기 마련인데 그 틀을 깨고 키 낮은 멋스러운 고가구 위에 청바지 조각을 이어 붙여 부산의 풍경을 연출한 20호 사이즈의 최소영 작가 작품을 걸었다. 밋밋한 벽면에서 시원한 감각이 느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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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 | 주방은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입맛을 당길 수 있는 밝고 컬러풀한 그림이면서 음식과 관련된 소재가 적합해 안성하 작가의 ‘사탕’ 시리즈 작품을 걸어두었다. 붉은색과 푸른색의 조화와 사탕의 달콤함이 느껴져 식욕도 살고 공간도 산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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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 방 사이의 벽 | 방과 방 사이에 있는 폭이 좁은 빈 벽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아기자기한 이왈종 작가의 판화를 걸어 포인트를 주었다. 사이즈가 큰 그림을 걸게 되면 공간이 답답해 보이고 오히려 산만해 보일 수 있으므로 심플한 작은 그림을 골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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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와 거실 중간의 빈 벽 | 베란다와 거실 중간 벽 쪽에는 흔히 큰 테이블을 놓거나 스툴을 두는 것만으로 끝내기 쉬운데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코지 코너(cozy corner)로 활용. 큰 라탄 바구니 위에 수집한 앤티크 소품을 배치했고 그 위로 색감이 비슷한 손행숙 작가의 크로키 작품을 걸어두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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