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1일 대강절 셋째주간 토요일
축하의 백미, 밤하늘에 피는 불꽃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불꽃놀이.
농축된 아름다움이 강렬한 폭발과 함께 허공에 꽃을 피웁니다. 사라지기 위해 잠깐 세상에 빛을 발하던 형형색색의 불꽃은 아쉬움만 남긴 채 속절없이 떠나고 맙니다. 그 황홀함 이 짧기에 더더욱 매력이 넘칩니다.
불꽃놀이의 역사는 고대의 봉화로부터 시작하여 화약이 발명되면서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17세기 중반, 다양한 무늬와 여러 색깔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된 것으로 보면 생각 보다 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0월 초 여의도 한강변에서 '세계불꽃축제‘가 열리는데 세계 각국의 출품작 하나하나가 이미 예술적인 경지까지 이르렀습니다.
'불꽃놀이'를 주제로 하는 음악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곡은 두말할 나위 없이 헨델(G. F. Händel 1685-1759)의 작품 <왕궁의 불꽃놀이>입니다. 1749년 영국은 프랑스와 8년간 끌어오던 전쟁을 끝내고 평화 협정을 체결한 기념으로 축하음악회를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음악감독으로 임명받은 헨델은 고심 끝에 야외라는 공간의 특성을 살려 불꽃놀이와 함께하는 작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분히 시각적인 효과도 염두에 둔 구상이었습니다. 특히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을 위로하는 의미로 전곡에 군대용 악기를 대거 편성하여 작곡했습니다. 팀 파니의 트레몰로로 시작하는 서곡을 필두로 프랑스풍의 화려한 춤곡, 이탈리아 남부의 목가적 노래 등으로 평화와 환희를 노래하다가 마지막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미뉴에트로 끝을 맺습니다. 전반적으로 웅장함과 희망적인 감성이 넘쳐흘러 지금도 국가행사에 자주 연주되는 작품입니다.
이제 곧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성탄절입니다. 일개 왕국의 왕자나 공주가 태어나도 갖가지 축하 행사로 떠들썩 요란을 피우는데 만왕의 왕이요, 만군의 주이신 우리 주님은 초 라한 마굿간으로 아주 조용히 오셨습니다. 화려한 불꽃 대신에 밤하늘 별들이 빛났습니다. 웅장한 음악을 소박한 짐승 소리가 대신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천군 천사의 찬양이 있었습니다.
대강절입니다. 올해는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하며 환영의 축포를 많이 준비해야겠습니다. 주님을 향한 우리 모두의 신앙고백의 불꽃을 쏘아 올려드리면 좋겠네요. 목청도 가다듬어야겠습니다.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라는 천군 천사의 찬양에 화음을 넣어 찬양도 소리높여 볼 수 있도록요.
유튜브에서 듣기
<왕궁의 불꽃놀이> 중 미뉴에트
https://bit.ly/4gWZK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