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산(臥佛山)은 함양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지리산 천왕봉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 끝에 우뚝 솟아 있다
과거 빨치산의 활동무대였던 이 산은 현재 지리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으며
최근까지도 비탐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었으나
함양군이 올해 1월 1일부터 함양군 관내의 15개 명산을 오르는 ‘오르GO 함양’ 산악 완등 인증 행사를 열면서
'함양15명산' 중 하나로 지정하면서 탐방이 가능해졌다
산 아래에서 보면 부처님이 하늘을 보고 누워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와불산 (臥佛山)인데
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 1431~1492) 선생이 함양군수로 재임할 때
4박5일간 지리산 등반을 하며 쓴 기행문인 유두류록(遊頭流錄)에
불두(佛頭) 형상을 한 바위를 아미타불을 뜻하는 미타봉(彌陀峰)이라 기록해 놓았고
현재 와불산 정상의 2단 바위(상내 바위/일명 오뚜기 바위)를 두고는 향로봉(香爐峰)이라 했다
‘향로’는 경상도 방언으로 ‘상내’라 한다
누워 있는 부처님인 와불(臥佛) 형상이라 함은 미타봉에서 상내봉(향로봉)을 거쳐 함양독바위까지를 말한다
2005년도 부산일보 [산&산] 지도
오늘 뉴동백산악회에서는 A,B,C 세 코스로 나누어
출발은 다 같이 하지만 상내봉 삼거리애서 C코스는 베틀재를 지나 공개바위 쪽으로 하산을 하고
A코스는 독바위를 보고나서 고열암,선녀굴,유슬이굴까지 답사한 뒤 하산을 하지만
B코스는 독바위에서 바로 하산을 하는 코스로 세분화하였다
<참고사진> 와불산 와불
함양 휴천면 송대동 견불사에서 조망
견불사(見佛寺)에 와서 와불산을 친견하면 한 가지 소원을 이룬다고 하여
전국 불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참고사진> 해남 두륜산 와불 (대흥사 경내에서 조망)
<참고사진> 구미 금오산 와불
금오산 금오동천 방향으로 산행할 경우
경부고속도로 왜관IC로 나가지 말고 칠곡군 북삼읍 남구미IC 쪽으로 나가면서 금오산을 바라보면
부처님이 누워있는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산악회의 대형버스가 서암정사 주차장까지 이 곡각지점에서 더 이상은 올라가지 못한다고 버틴다
옛날에 다른 버스들은 다 올라가던데, 오늘 차량은 새로 뽑았다는 새차고 기사도 젊은 기사라서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
할수없이 모두들 투덜대면서 내려 약200여 미터 가파른 오르막을 걸어서 간다
10:43 벽송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서암정사와 벽송사는 작년 8월 답사를 한 바가 있어 절 구경은 생략하고 바로 산으로 오른다
https://yncho52.tistory.com/2220
산행들머리는 지리산둘레길을 따라 시작되다가
곧 지리산둘레길을 벗어나 산길로 진입한다
최근 개방된 산 답게 야자매트까지 깔려 있다
11:06 용유담(龍遊潭) 갈림길
미타봉 아래 암벽지대
12:18 로프
오른쪽에 조망이 열리는 암반 전망대가 나온다
지리산 써리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능선이 조망된다고 했지만
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린 후 오늘 아침부터 그친 뒷끝이라 짙은 비구름에 가리어 오리무중이다
12:30 와불산 정상석
미타봉 아래 한쪽 구석에 와불산 정상석이 놓여져 있다
송대마을에서 보면 누워있는 부처님의 머리 부분이라는 미타봉(彌陀峰 1164.9m)은
바위가 험해 올라가지 못하도록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데다가
오늘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 미끄럽기 그지없어 미타봉 등정은 과감히 포기한다
예전에는 미타봉을 와불산 정상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오뚜기바위라고 부르는 상내바위가 있는 곳(상내봉)에서 정상인증을 하는데
실제적인 정상은 상내바위(1211m) 바로 뒤쪽의 봉우리가 와불산 정상(1212.5m)이다
그러므로, 이 와불산 정상석도 여기 미타봉 아래에 방치되어 있을게 아니라 상내바위 뒤쪽 봉우리에 있어야 하겠다
벽송사에서 5km 지점 이정표 인근에
12:48 해발 1211m 상내바위(오뚜기바위)가 있는 상내봉
‘오르GO 함양’ 의 와불산 정상인증 장소가 여기인데 바위면에 와불산 표식이 붙어 있고
점필재 김종직(1431~1492) 선생은 유두류록(遊頭流錄)에 이곳을 향로봉(香爐峰)이라 했다
‘향로’는 경상도 방언으로 ‘상내’이다
공깃돌 같은 바위가 2단으로 올려진 이 상내바위는
위쪽 바위가 흔들리는 흔들바위로 위험해서 올라가지 못하도록 주의하고 있다
12:53 와불산의 실제 정상인 삼거리(1212.5m)
여기에서 A,B코스와 C코스로 나뉘어 지는데
A, B 코스는 함양독바위와 적조암을 거쳐 함양군 휴천면 동강마을로 내려가는 김종직의 유두류록길을 따른다
C코스는 작년 5월에 동강마을에서 혼자 올라 꽃봉산과 공개바위를 답사한 적이 있다
이곳에서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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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1 안락문(安樂門)
지리산 석문(石門)으로, 지리산 빨치산 토벌작전 때 빨치산들이 이 문을 통과해서 하산하여 자수를 하면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세상시름 다 잊고 안락의 경지로 들어가고 통하는 문이라고 하여 통락문(通樂門)이라고도 한다
뒤돌아 본 안락문
안락문을 통과하자마자 저기 거대한 함양독바위가 보이고
13:23 함양독바위에 아래에 선다
함양독바위는 늙은 장수의 지휘소였고 그의 무덤이 있다 하여 노장대(老將臺)라 부르기도 한다
점필재 김종직(1431~1492) 선생은 유두류록(遊頭流錄)에 독녀암(獨女巖)으로 표기했다
그래서 독(獨)바위라는 이름이 붙었다
다섯 개의 거대한 바위로 구성된 노장대 독바위는
한 부인이 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아 거처를 만들고
그 안에서 혼자 살며 도를 닦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고 하여 독녀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독바위 위로 밧줄을 잡고 올라가는 형산
독바위 꼭대기까지는 오를 수가 없어 발길을 되돌렸다는 형산이
로프 구간 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리산 3대 독바위에는 함양독바위, 산청(진주)독바위, 하동독바위가 있다
<참고사진> 함양독바위 전경 (펌)
<참고사진> 산청(진주)독바위
지리산 동부능선 쑥밭재 북쪽에 자리한 산청(진주)독바위는
배불뚝이 항아리 모양을 꼭 닮았고 윗뚜껑 또한 제대로 갖추었다고 해서 한자로 옹암(瓮岩)이라 하는데
함양독바위와 하동독바위는 홀로 독(獨)을 쓰는 반면
산청독바위는 항아리 단지를 닮았다고 하여 독 옹(甕/瓮)을 쓴다
<참고사진> 하동독바위
삼신봉 부근 지능선 상에 있는데, 내삼신봉과 송정굴, 쇠통바위를 지나 해발 1301m 청학봉에 있는 바위다
13:46 고열암(古涅庵)터
독바위에서 선녀굴로 가는 길은 안락문 쪽으로 되돌아 나와 만나는 중간 지점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열려 있다
선녀굴로 가는 중간 지점에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에는 선열암, 신열암, 고열암 터가 있다고 했는데
선열암(先涅庵)과 신열암(新涅庵)터는 안내판도 없어 보지를 못했고 고열암터에는 안내판이 있었다
고열암터는 김종직 선생이 천왕봉 등정길 첫날에 하룻밤을 묵은 암자터로
선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옹달샘이 있다
贈古涅僧 (고열암 중에게 주다) / 김종직(金宗直·1431~1492)
求名逐利兩紛紛 :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좇는 것 둘 다 어지러우니
緇俗而今未易分 : 지금은 승려와 속인을 구분하기 어렵구나
須陟頭流最高頂 : 모름지기 두류산 최고봉 정상에 올라보시게
世間塵土不饒君 : 세간의 흙먼지는 그대를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네
의론대로 가는 도중 뒤돌아보니
저기 지나온 독바위가 짙은 구름속에서도 우뚝하게 서 있는 것이 보인다
고열암터를 둘러보고 독바위 쪽으로 조금 되돌아 가다가 왼쪽길로 내려서면
책처럼 돌이 쌓인 바위(책바위)가 나오고
13:53 바로 그 아래에 의론대 안내판이 있는데
김종직 선생의 유두류록에는 의론대에 삼반석(三盤石)이 있었다고 했지만
주변을 둘러싼 안개에 가려 보지를 못했다
다른 이의 블로그에는 이 넓은 암반을 의론대라고 했던데
좌우지간, 의론대(議論臺)는 선열암 신열암 고열암의 승려들이 담론 하다가 득도를 한 바위라 붙여진 이름이다
14:04 선녀굴 사거리
의론대를 떠나 내리막길을 한동안 내려서면 사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하면 솔봉능선이고 선녀굴은 왼쪽으로 간다
선녀굴에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오른쪽 유슬이굴 방향으로 가야 한다
14:07 선녀굴
선녀굴에 도착했으나 생각보다 굴의 크기가 너무 작고 초라하다
빨치산의 마지막 은거지였던 선녀굴(仙女窟)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와 굴 옆 샘터에서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는 전설이 있는 굴
마지막까지 남은 3명의 빨치산인 이홍희, 이은조, 정순덕이
이곳에서 십여 년을 숨어 지내고 이은조가 사살된 곳이며
마지막 빨치산의 대표적 인물로 알려진 산청 출신 정순덕이 저항하다가 붙들린 곳이다
주변에 다른 굴은 없나 하고 둘러보니 선녀굴 오른쪽 바위암벽 위에 동굴같은 것이 보여
부지런한 형산이 기어 올라가보니 그 굴도 아래의 선녀굴처럼 크기가 비슷하단다
그렇다면 처음 본 아래의 그 굴이 선녀굴이 맞는모양이라 하고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굴 주변 바위 아래에 작은 샘이 있어 선녀가 목욕했다는 전설과 부합하고
빨치산들의 식수로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아 이 작은 굴이 선녀굴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선녀샘
샘이 너무 작아서 목욕은 못하겠지만 식수로는 충분하였겠다
선녀굴
선녀굴 사거리로 되돌아 나와 적조암 방향으로 진행을 하면
14:22 커다랗고 넓직한 동굴인 유슬이굴이 나온다
유슬이굴은 굴 뒷쪽에서 굴 안으로 빛도 들어와 낮에는 책도 볼 수 있어
예전에 유씨 성을 가진 이가 공부를 이곳에서 하였다고 해서 유슬이굴이라고 하는 곳이다
유슬이굴 내부
사람 수십 명이 않을 수 있을 만큼 넓다
14:39 환희대
유슬이굴을 떠나 B조와 합류하여 가는데 오룩스 GPX에 환희대가 뜬다
주변을 둘러보니 환희대를 알리는 안내판도 없고 이 커다란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장흥 천관산의 환희대를 연상하고 있었는데 피식 웃음이 나고 실망스러웠다
환희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주변을 둘러 볼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는데
나중에 검색을 해보니 환희대(歡喜臺)는 높다란 바위 암봉이었다
<참고사진> 환희대 (펌)
이제는 적조암을 향해 계속 내리막 길을 걷는다
야자매트 양탄자 길
환쟁이골의 시원한 계곡수
15:16 산 아래 첫 농장을 만나고
15:17 곧 적조암이 나온다
적조암(寂照庵) / 비구니 사찰이다
마을 아래 '7080 라이브 주막'
15:44 삼거리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와 함께 운서리 석불좌상과 적조암 안내판이 서 있는
운서마을쉼터 위 물탱크 앞 삼거리
작년 5월 꽃봉산과 공개바위 산행 뒤에도 거머리재 아래에서 임도를 만나 이곳으로 내려왔었다
15:49 운서마을 갈림길
작년 5월에는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구슬박재(구실악재)를 넘어서 동강마을까지 갔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왼쪽 운서마을회관 쪽으로 내려선다
길고 긴 무더위를 이기고 알차게 영글은 황금 들판
임천(臨川)
지리산 고리봉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전라북도 남원 운봉읍과 인월을 거치면서
광천(廣川), 람천(濫川), 만수천(萬壽川)등으로 이름이 바뀌다가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을 거치면서 임천(臨川)으로 이름이 바뀌고
용유담을 지나 휴천에서는 엄천강(嚴川江)으로
산청군 생초면에서는 남강(南江)과 합수하게 된다
남강과 합수한 후 이름이 경호강(境湖江)으로 바뀌어 흐르다가
산청을 지나서 다시 남강으로 이름을 되찾아 창녕군 남지에서 낙동강(洛東江)에 합류된다
동강(棟江)마을 앞에서 저 엄천교(嚴川橋)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 건너 저기 원기마을 앞에 산악회 버스가 보이고
원기마을과 법화산
작년 8월 저 법화산(法華山. 991m)을 오르려고 했지만 반바지 차림으로 울창한 가시덤불로 막힌 들머리를 뚫지못해
다음을 기약하고 발걸음을 돌렸던 사연있는 산이다
16:15 원기마을 앞 정자 앞에서 오늘의 일정을 마친다
총소요시간 : 5시간 32분